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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패키지 인수'...권오준 회장의 선택은?

  • 2014.06.23(월) 14:32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모두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권 회장은 여전히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이런저런 관측이 나온다. 애가 타는 것은 채권단의 채근을 받고 있는 동부다.
 
포스코의 동부패키지(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발전당진) 인수 여부가 곧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오는 24일 권오준 회장이 언급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미 포스코의 실사 결과는 권 회장에게 보고됐다.
 
당초 예상됐던 인수 여부 발표 시기가 늦어지면서 포스코가 '장고(長考)'하는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 회장은 현재 심사숙고 중이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고민이 깊다. 동부패키지 인수 여부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가 임박했다. 명분이냐 실리냐의 사이에서 권 회장은 그동안 '장고(長考)'에 들어갔었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오는 24일 권 회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동부패키지 인수 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권오준 입에 쏠린 눈
 
포스코의 관심은 동부발전당진에 있다. 권오준 체제의 포스코가 선택한 에너지 사업의 일환으로 키워볼 만한 사업이라는 평가다. 다만, 걸리는 것은 동부제철 인천공장이다. 굳이 공급 과잉 상태인 컬러강판 시장에서 몸집을 키울 이유가 없다.
 
권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재무구조개선'을 포스코 개혁의 '0순위'로 꼽았다. 동부패키지에 투자할 여력이 사실 많지 않다. 산업은행이 전체 인수금액의 70~80%를 부담하겠다고 했음에도 선뜻 나서기가 만만치 않다.
 
실사 결과 동부패키지에 대한 포스코 내부의 책정 금액은 최대 9000억원이다. 하지만 포스코는 9000억원을 지불할 생각이 없다. 필요해서 인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생각은 5000억~6000억원 정도다.
 
마침 동양파워도 손안에 들어왔다. 여기에 약 4000억원 가량을 써야한다.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종전 AAA에서 AA+로 강등했다. 20여년간 누려왔던 신용등급 절대강자의 지위를 내려놨다. 투자를 늘리기는 커녕 줄여야 할 판국이다.
 
◇ 포스코, 이미 포기?
 
여기에 권 회장의 고민이 있다. 동부발전당진은 분명 매력적이다. 동부발전당진은 민간기업 중에서는 최초로 석탄발전 사업을 허가받은 곳이다. 동양파워보다 상업생산 시작 시기도 훨씬 빠르다.
 
동부제철 인천공장은 이야기가 다르다. 굳이 인수하지 않아도 된다. 인수한다면 포스코강판과의 합병을 통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는 있다. 작년말 기준 부채비율이 165.2%에 달하는 포스코강판의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있다. 컬러강판 1위인 유니온스틸을 제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 포스코강판 컬러강판 공장. 포스코가 동부패키지 인수를 주저하는 것은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컬러강판 때문이다. 인수시 포스코강판과의 합병을 통한 시장 지배력 강화와 재무건전성 확보 등의 시너지를 낼 수는 있지만 컬러강판 시장이 이미 공급과잉 상태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다만, 컬러강판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는 것이 걸림돌이다. 포화된 시장에 굳이 뛰어들 이유가 없다. 그것도 '재무구조개선'을 기치로 내건 상황에서 인수에 나선다는 것은 권 회장에게도, 포스코에게도 부담이다. 일각에서 권 회장과 포스코가 내부적으로 동부패키지 인수를 포기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포스코가 동부패키지 금액으로 예상보다 낮은 5000억~6000억원으로 책정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책 금융기관인 산은의 제의로 시작된 딜(deal)이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산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포스코가 최소한의 성의 표시만을 하기 위한 제스처라는 주장이다. 산은이 제의한 딜을 받는 형식은 취하되 결과적으로는 완곡한 거부의사를 가격으로 대신하는 방법이다.
 
◇ '냉가슴' 동부 

동부는 이번 동부패키지에 대해 1조5000억원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포스코가 생각하는 금액과는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동부는 포스코의 가격 책정에 반발하고 있다. 알짜배기를 내주고도 제 값을 못받는 것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 동부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처분'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속만 태울 뿐이다. 동부를 둘러썬 여건도 동부에게 불리하다.
 
▲ 동부그룹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구조조정의 핵심이었던 동부패키지 매각이 포스코로 인해 교착상태에 빠져있는데다, 매각된다 하더라도 제 값마저 받지 못할 상황이다. 여기에 채권단 등으로부터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라는 압박까지 더해져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는 상황이다.

채권단은 동부에게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기를 원하고 있다. 비슷한 처지의 현대그룹과 차이가 나서다. 현대그룹은 계획했던 구조조정안을 착착 진행 중이다. 현대그룹은 현재 계획했던 총 3조2000억원 규모의 구조조정안 중 60% 가량을 완료했다.
 
동부제철은 당장 다음달 5일 7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작년말 기준으로 동부제철의 총 차입금은 2조3000억원이다. 추가 담보 여력이 없다. 채권단의 도움이 없이는 상환이 어렵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지지부진한 동부의 구조조정이 답답하기만하다. 동부에게 계속 압박을 가하는 이유다. 동부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구조조정의 핵심으로 잡혀있던 동부패키지가 포스코의 '장고' 속에 묻혀있다. 가격도 생각했던 것의 3분의 1수준이다.

포스코가 동부패키지 인수를 결정하더라도 구조조정에 차질을 빚을 것은 명약관화하다. 만일 포스코가 인수를 포기한다면 동부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더욱 커진다. 동부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부는 속만 태우고 있는 입장"이라면서 "동부 내부에서는 차라리 포스코가 포기하고 중국 등 동부패키지에 관심이 있는 곳에 매각해 제값을 받는 것이 나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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