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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의 앞날은]포스코, '산은의 짝사랑' 끝내 외면

  • 2014.06.24(화) 18:10

포스코 "동부패키지 인수 시너지 없다" 포기
동양파워 인수가 결정적 변수

예상대로 진행됐다. 포스코가 동부패키지(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발전당진) 인수를 포기했다. 내부검토 결과 시너지가 나지 않는다는 결론을 냈다. 무엇보다도 재무건전성 개선이라는 지상과제를 거스른다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포스코로서는 손해 볼 것이 없는 딜(deal)이었다. 동부패키지의 내부를 속속들이 들여다봤다. 경쟁사의 내부를 낱낱이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비밀협약이 맺어져 있지만 향후 어떤 식으로든 활용 가능한 데이타다.
 
◇ 포스코를 향한 산은의 '짝사랑'
 
포스코는 24일 동부패키지 인수건에 대해 "포스코가 감당해야 할 재무적 부담에 비해 향후 사업성이나 그룹 전체에 미치는 시너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인수 포기를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예상했던 결과다.
 
이번 딜은 포스코를 위한 딜이었다. 주관사인 산업은행은 포스코만을 위한 조건을 제시했다. 인수를 위한 자금의 70~80%를 부담하겠다고 했다. 포스코는 20~30%만 부담하면 동부패키지를 가져갈 수 있었다.
 
재무건전성 강화를 내건 포스코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물론 동부의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도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산은의 파격적인 조건 제시에 놀라워했다.
 
▲ 산업은행은 동부패키지를 인수할 유일한 적임자로 포스코를 지목했다. 산은은 동부패키지 딜과 관련, 포스코가 좀 더 쉽게 인수할 수 있도록 좋은 조건들을 제시했다. 하지만 포스코는 결국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산은은 중국업체들의 딜 참여를 막기 위해 경쟁입찰을 하지 않았다. 산은은 동부가 경쟁입찰을 반대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만 가져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줬다"고 했다.
 
포스코도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았다. 특히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산은의 제의를 받은 후 오랜 기간 고민했다. 포스코의 성격상 국책 금융기관인 산은의 제의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오랜 업황 침체와 정준양 전 회장 시절 진행했던 무리한 M&A로 포스코의 재무여력은 예전만 못했다. 포스코의 곳간에는 예전만큼 실탄이 비축돼 있지 않았다. 권 회장이 재무구조개선을 개혁의 최우선 화두로 던진 것도 이 때문이었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사실 산은의 제의가 반갑지는 않았다"며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서고 내부 정비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시점에 M&A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 포스코의 포기, 이미 예정됐었다

오랜 기간 고민한 권 회장은 일단 시간을 벌기로 했다. 산은이 제안한 동부패키지에 대해 실사를 지시했다. 실사 결과를 받아 본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권 회장으로서는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포스코는 지난 5월 한달여 간 동부패키지를 면밀히 살펴봤다. 그리고 보고서를 권 회장에게 제출했다. 하지만 권 회장은 실사 결과 보고서를 받아 본 후 보고서 재검토를 지시했다. 처음 산은의 인수 제안을 받았을 때와 상황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포스코는 당시 동양파워 인수를 추진하고 있었다. 보고서 재검토 지시 당시 포스코는 동양파워 인수에 근접해 있었다. 권 회장은 동양파워 인수라는 변수를 추가해도 동부패키지 인수 후 시너지가 날 것인가가 궁금했다.
 
▲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동양파워 인수가 결국 동부패키지 딜을 포기하게 한 원인 중 하나일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내부에서도 관심있는 발전 부문을 인수한 만큼 굳이 동부패키지를 인수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포스코가 동부패키지에 손을 댄 것은 내심 동부발전당진이 탐이 나서였다. 만일 동양파워 인수가 여의치 않을 경우를 대비한 성격도 있었다. 동부제철 인천공장이라는 '혹'이 있었지만 그 정도는 감내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포스코는 동양파워 인수에 성공했다. 총 4311억원에 지분 100%를 인수한다. 포스코에게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동양파워 인수는 곧 동부패키지가 포스코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고 이것은 현실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동양파워 인수는 곧 당진패키지 포기와 연결된다"면서 "이때부터 포스코의 동부패키지 포기설이 돌았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동양파워 인수가 반드시 포스코의 동부패키지 인수 포기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다만, 포스코가 '원하지 않은 딜'을 하지 않을 명분은 됐다. 포스코로서는 한결 홀가분한 마음으로 동부패키지 딜을 바라볼 수 있었다.
 

▲ 포스코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 반면 동부는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

 
포스코의 인수 포기 선언의 키워드는 두 가지다. '재무적 부담'과 '시너지'다. 결국 돈을 들인 것에 비해 시너지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이야기다.

시너지가 나지 않는데 굳이 인수할 이유는 없다. 포스코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 결정의 과정도 신중함을 보였다. 다만, 포스코로부터 구원의 손길을 기대했던 동부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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