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달러 빚' 때문에 높이 날았다

  • 2014.08.13(수) 13:15

외화환산차익, 대한항공 3207억원 vs 아시아나항공 249억원

국내 대형 민항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상반기 실적이 환율 때문에 엇갈렸다.

 

두 항공사 모두 영업 실적은 개선됐지만 급격한 환율 하락으로 대한항공은 엄청난 규모의 이익을 본 반면 아시아나는 별 이득을 보지 못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대한항공은 올 상반기 99억원의 영업손실(이하 별도 재무제표 기준)을 냈지만 작년 상반기(1827억원)에 비해선 크게 개선됐다. 아시아나 항공 역시 손실 규모가 작년 상반기 737억원에서 269억원으로 63.5% 줄었다.

 

두 항공사의 실적은 매출(대한항공 0.5%, 아시아나항공 1% 증가)은 소폭 늘었고 영업 적자는 줄었다는 점에서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하지만 순이익 계정을 들여다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대한항공은 상반기 1487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영업적자를 만회한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676억원 순손실로 오히려 영업손실보다 적자폭이 컸다.

 

이는 올 상반기 나타난 원화 강세(달러-원 환율 하락)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원화 강세가 나타나면 내국인 출국자가 늘어나고, 달러로 결제하는 유류비도 절감돼 항공사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이는 두 항공사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하지만 순이익의 차이는 달러 빚이 얼마나 되느냐에 비롯된다. 엄경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항공기 리스 등에 들어가는 항공사의 외화부채가 얼마냐에 따라 외화환산차손익 규모가 결정되고 이 점이 두 항공사 순이익을 갈랐다"라고 설명했다.

 

 

6월말 기준으로 대한항공은 전체 차입금의 58.5%인 81억3000만달러가 달러화인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전체의 19.5%인 7억2700만달러만 달러화에 기초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보다 달러 차입금 규모가 11배나 된다.

 

원화 강세가 나타나면 달러로 치러야 할 이자 비용이 줄고 달러 차입금도 평가차익이 생기기 때문에 달러 빚이 많은 대한항공은 올 상반기 3207억원의 외화환산차이익을 챙겼고, 아시아나는 여기서 비롯된 이익이 249억원에 그친 게 실적 차이로 연결된 것이다.

 

다만 이같은 외화환산차익은 항공사에 현금으로 들어오는 이익이 아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화환산차이익은 환율이 높아지면 언제든지 줄어들 수 있는 것"이라며 "대한항공이 올 상반기 원화강세로 대규모의 순이익을 냈다고는 해도 이를 의미있는 숫자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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