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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夏鬪]③해외카드로 노조파업 돌파

  • 2014.08.14(목) 14:58

환율·노조 리스크로 해외공장 증설 필요성 대두

현대차는 작년 임단협 당시 '해외 공장 증설' 카드의 덕을 톡톡히 봤다. 노조의 파업에 대응해 '해외에 공장을 증설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그 결과, 강성 노조를 상대로 비교적 원만한 타협을 이룰 수 있었다.
 
정몽구 회장은 최근 미국 시장을 방문했다. 현대차는 방문 목적을 현지 시장 점검 차원이라고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노조의 파업 움직임에 앞서 '해외 공장 증설' 카드를 다시 빼들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과연 현대차는 올해도 이 카드를 빼들까.
 
◇ 이유있는 '해외 공장 증설' 카드 
 
사실 '해외 공장 증설' 카드는 현대차가 임단협 때마다 내놓는 단골 메뉴다. 그만큼 설득력이 있어서다. 특히 올해는 환율 리스크로 대규모 실적 하락을 경험한 터라 더욱 유용하다.
 
현대차는 대표적인 수출 기업이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육박한다.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면 현대차에겐 그만큼 손해다. 현대차의 2분기 실적이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환율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해외 공장을 늘리는 것이 대안이다. 해외에서 생산·판매하면 달러나 현지 통화로 결제가 이뤄진다. 달러-원 환율 변동 리스크에서 자유롭다. 현대차가 미국 중국 유럽 등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 생산 라인. 작년 임단협 당시 현대차는 '해외 공장 증설' 카드를 빼들었다. 시기적으로도 미국 조지아 주지사가 방한해 정몽구 회장을 만난 시점이었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계열사인 현대다이모스 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결국 노조는 파업동력을 잃었고 임단협은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하지만 해외 공장 증설은 노조에게는 독이다. 그만큼 물량을 해외로 빼앗기게 된다. 일감이 줄면 수당도 줄어든다. 노조는 당장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는다. 노조가 사측의 해외 공장 증설을 반대하는 이유다.
 
실제로 현대차는 작년 임단협 당시 해외 공장 증설 카드를 빼들었다. 물론,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아니다. 마침 기아차 공장이 있는 미국의 조지아 주지사가 방한했다. 정몽구 회장과 만난 그는 현대·기아차 공장 증설을 언급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계열사인 현대다이모스 공장 건립을 발표했다. 노조는 술렁였다. 현대·기아차 미국 3공장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노조의 파업 동력은 약화됐고 임단협은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 정몽구 회장 미국 방문, 美 3공장 논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미국 시장 점검에 나섰다. 현지 판매 등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현대차는 지난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전년대비 0.9% 증가한 36만4000대를 판매했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은 전년대비 0.1%포인트 낮아진 4.5%에 그쳤다. 판매가 늘었음에도 점유율이 줄었다는 것은 부정적이다.
 
미국 시장은 현재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곳이다. 그럼에도 점유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쟁자들이 그 수요를 잠식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엔저에 힘입은 일본 메이커들의 공세가 거세다. 이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현지에서 경쟁력 있는 차량을 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현지 공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미국 현지를 방문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차 조지아 공장을 직접 둘러봤다. 정 회장은 이번 방문 기간동안 미국 조지아주지사와 앨라배마주지사를 만났다. 조지아주와 앨라배마주는 현대·기아차 미국 3공장 설립을 저극 추진하고 있는 지역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이번 방문에서 미국 3공장에 대한 논의를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생산능력은 연 35만대 규모다. 수요에 대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지금까지 부족한 부분은 국내 생산 물량으로 충당해왔다. 일각에서 현대·기아차 미국 3공장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의 이번 미국 방문 목적이 단순히 현지 시장 점검 차원만은 아니라고 본다. 정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미국 조지아 주지사와 앨라배마 주지사를 만났다. 조지아주와 앨라배마주는 경쟁적으로 현대·기아차 미국 3공장 유치를 희망하는 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반복되는 환율과 노조 리스크 등을 감안하면 미국 3공장 건설은 현대차가 반드시 가야 할 방향"이라며 "아마 이번 정 회장의 미국 방문에서 일정 부분 이런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해외 생산 확대, 선택 아닌 필수
 
현대차가 해외 공장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생산성이다. 해외 공장은 국내 공장에 비해 자동차 1대를 만드는데 투입되는 시간(HPV)이 훨씬 적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이다.
 
100명을 투입해 몇명이 일하는 효율을 내는지를 살펴보는 편성효율에서도 해외공장이 훨씬 높다. 하지만 시간당 임금은 국내 공장이 더 높다. 현대차로서는 해외 공장을 선택할 이유가 충분하다.
 
지난 상반기 현대차의 해외 생산·판매 비중은 61%다. 국내외에서 판매되는 현대차 100대 중 61대는 해외 공장에서 생산돼 판매된다는 의미다. 작년 7월 57.7%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평균적으로 늘 6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 단위:시간

생산성이 높고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해외 공장은 현대차에게 매력적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해외 공장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여의치 않다. 노조의 반대가 거세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기존 해외 공장의 생산 능력 증설과 가동률을 높이는 소극적인  방법을 택하고 있다. 그마저도 노조의 눈치를 봐야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소극적인 해외 생산능력 확대는 이미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지금과 같은 해외 생산 구조로는 글로벌 톱 수준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다"며 "해외 주요 거점에 공장을 더 지어야 글로벌 톱5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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