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슬란' 반격 통할까

  • 2014.08.25(월) 16:32

가격 경쟁력은 있지만 연비·디자인은 '미지수'

현대차가 드디어 포문을 열었다. 수입차에게 내주고 있는 내수 시장 회복을 위한 신호탄이다.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중간급 모델로 프리미엄 세단 진입 문턱을 낮췄다. 이를 통해 수입차로 돌아서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다시 돌리겠다는 계산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공격적인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수입차에 대한 현대차의 대응 방식은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아예 신차를 내놨다. 더 이상 내수 시장을 내줘서는 안된다는 현대차의 절박함이 묻어난다.
 
◇ 현대차 '아슬란' 어떤 차
 
'아슬란'이 업계에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작년부터다. 현대차가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중간급 모델 개발에 나섰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공식화된 것은 지난 5월 부산모터쇼에서다. 현대차는 프로젝트명 'AG'로 명명된 신차를 공개했다.
 
현대차가 부산 모터쇼에서 신차를 공개한 것은 'AG'가 내수용 차량이어서다. 그것도 지난 2011년 유럽형 세단 i40 이후 3년만에 선보이는 '100% 신차'다. 현대차가 내수 시장에서 반전을 노린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아슬란' 출시를 준비하면서 치밀하게 전략을 짰다. '아슬란'은 3.0ℓ·3.3ℓ 두 가지 모델로 운용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그랜저에서 3.0 모델을 제외했다. 프리미엄급 세단의 시작을 '아슬란'으로 규정하기 위해서다.
 
'아슬란'은 외형보다 내부에 더 신경을 쓴 차량이다. 외형은 LF쏘나타와 그랜저를 합친 모양새다.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을 적용했다. 전장은 그랜저보다 길고 제네시스보다 짧은 4960㎜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승차감을 극대화하고 소음을 잡는데 주력했다. 여기에 제네시스급의 편의사양을 채택했다. 가격은 4000만원대 중반 정도다. 현대차 내부에서도 "이 정도면 수입차에 견줄만하다"는 자체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시기에 현대차의 계산이 깔려있다. 신형 제네시스와 LF쏘나타로 수입차 공세를 막아오고 있으나 신차 효과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런 때에 아슬란을 투입해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복안이다.
 
◇ '아슬란' 내놓은 까닭 
 
올해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차의 내수 점유율 합계는 69.5%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점유율이 7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지난 2009년 상반기 48.5%를 기록한 이후 계속 내리막길이다.
 
올해 상반기 42.7%로 전년대비 소폭 오르기는 했지만 신형 제네시스와 LF쏘나타 출시에 따른 일시적인 효과다. 또 LF쏘나타의 경우 출시 4개월만에 판매량이 반토막 난 상황이어서 점유율 상승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반면, 수입차의 점유율은 계속 상승세다. 지난 2007년 상반기 4.5%에 불과했던 수입차 내수 시장 점유율은 거의 매년 1%포인트씩 상승해 올해 상반기에는 12.4%까지 올랐다. 올해 수입차 판매량이 연간 2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입차 점유율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수입차 중형 세단으로 몰리는 수요를 가져오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종전에는 경쟁을 통해 판매를 확대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빼앗긴 소비자들을 되찾아와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생각인 셈이다.
 
현대차는 과거에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점유율을 확대해왔다. 동급 차량이라도 현대차의 차값이 훨씬 저렴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FTA와 환율 등으로 수입차의 가격이 대폭 낮아졌다. 각 업체별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실제 수입차 구입비용은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이 됐다.
 
현대차의 '아슬란' 출시는 이처럼 현대차가 현재 내수 시장에서 처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모델이다. 외형보다는 내부와 편의사양에 치중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 프리미엄급 편의사양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맞추려는 시도다.
 
◇ 어떤 차를 겨냥했나 
 
'아슬란'은 준대형급 모델이다.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등 소위 수입차 베스트셀링카들을 겨냥했다. 그 중에서도 중형급 이상 모델들이 주 타깃이다. 
 
올해 상반기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톱 10중 7개 모델이 중형 이상 모델일만큼 중형 이상 모델에 대한 수요는 높다. '아슬란'도 이런 니즈를 타깃으로 한 모델이다. 그렇다면 아슬란은 이들을 상대로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
 
▲ 현대차 '아슬란'의 타깃인 BMW 5시리즈의 대표주자 520d.

우선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아슬란'이 우위다. BMW 5시리즈 중 가장 많이 판매된 BMW 520d의 경우 6330만~6990만원 선이다. 벤츠 E클래스는 6030만~9440만원, 아우디 A6는 5850만~6230만원이다.
 
따라서 프리미엄급 세단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4000만원대 중반의 '아슬란'은 매력적일 수 있다. 전장의 경우도 '아슬란'이 가장 길다. BMW 520d는 4907㎜, 벤츠 E클래스가 4880㎜, 아우디 A6는 4915㎜다.
 
구동 방식은 '아슬란'만 '전륜구동'방식이다. BMW 520d와 벤츠 E클래스는 모두 '후륜구동'방식이다. 아우디 A6의 경우 2.0 디젤 모델만 '전륜구동'방식이며 나머지 모델들은 '풀타임 4륜구동'방식이다.
 
▲ 국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상위 순위에 항상 이름을 올리고 있는 벤츠 E220 CDI.

업계에서는 '아슬란'이 가격 측면에서 일단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수입차 업체들이 그동안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점유율을 늘렸던 것을 감안하면 '아슬란'도 수입차 프로모션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슬란'은 현대차가 수입차를 겨냥해 만든 모델인 만큼 시장의 반응도 나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그랜저나 LF쏘나타와 큰 차이가 없는 외관 디자인이 얼마나 소비자들에게 어필할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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