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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이 희망]SK하이닉스, 메모리 名家 이어간다

  • 2014.11.11(화) 15:00

DDR4 풀라인업 갖춰..차세대시장 선점
초고속메모리(HBM) 생태계 주도

중후장대로 대표되는 전통 제조업이 미증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철강 조선 석유화학 건설 등 한국경제를 이끌어왔던 간판 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앞날을 낙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중국이 빠른 속도로 쫒아오고 엔저로 기력을 회복한 일본의 방어망도 탄탄하기 때문이다.

 

이런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혁신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R&D 투자를 늘려 핵심기술을 더 많이 확보하고 고도화해야 한다. 공정과 일처리 방식도 효율화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 기업들은 각자 분야에서 수준급 기술력을 쌓아가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보유한 세계 ‘톱’ 기술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본다. [편집자]

 

올해 SK하이닉스는 그야말로 빛이 났다. 매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고, 지난 3분기에는 매출과 이익 등 실적과 관련된 모든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SK그룹내 주요 계열사들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실적이었다. 4분기는 물론 내년에도 이같은 흐름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성과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미래에 대한 준비를 차곡차곡 해 온 결과물이다. 지금도 노력들은 계속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시장인 DDR4 개막에 맞춰 이미 풀라인업을 구축한 상태다. 초고속메모리 등 기존 기술력을 활용한 제품을 개발, 새로운 생태계 조성에도 나서고 있다.

 

◇ DDR4 시대가 온다

 

현재 D램 시장의 주력은 DDR3다. 올해 약 54% 정도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DR3가 출시된 것은 지난 2008년이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2009년을 시작으로 2010년부터 주력제품으로 자리잡았다. 2011년에는 72%의 비중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DDR3의 비중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HS테크놀로지에 따르면 DDR3의 비중은 내년 41%, 2016년에는 23%까지 낮아지고, 2017년에는 10%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자리는 바로 DDR4가 채우게 된다. 지난해부터 출시된 DDR4는 올해 2% 비중에 불과하지만 내년 10%, 2016년 26%, 2017년에는 40%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016년이면 DDR4가 DDR3를 넘어서게 된다.

 

▲ D램 비중 추이(자료:IHS테크놀로지)

 

DDR4는 기존 DDR3에 비해 대기전류는 30% 적고, 전력소모는 35% 줄어드는 등 효율이 높다. 또 DDR3에 비해 두배이상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데이터 전송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최근 인텔개발자포럼(IDF)에서 서버 및 워크스테이션용 플랫폼에 DDR4가 채용되면서 시장 확대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이미 DDR4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차세대 시장에 대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인텔로부터 4GB(기가바이트) 모듈부터 8GB, 16GB, 32GB, 64GB제품까지 모든 용량에 대응하는 제품인증을 받았다. 특히 64GB의 경우 세계 최초로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세계 최초로 128GB 제품을 개발해 고객들에게 샘플을 제공중이다. 특히 128GB 제품은 TSV기술을 이용해 기존 용량의 두배를 구현했다. 속도와 동작 전압도 낮춘 제품이다.

 

※TSV(Through Silicon Via, 실리콘관통전극) : 2개 이상의 칩을 수직 관통하는 전극을 형성해 칩간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 첨단 패키지 방식. 성능은 높이면서 크기를 줄일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DDR4 기술은 최근 다시 한번 과시됐다. 기존 DDR4 모듈과 같은 성능을 구현하면서도 데이터를 보존할 수 있는 16GB 비휘발성 메모리 모듈(NVDIMM)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예상하지 못한 전원손실이 발생했을때 데이터가 사라지는 기존 D램 모듈과 달리 D램에 있는 데이터를 낸드플래시로 전송해 안전하게 저장하고, 나중에 이를 다시 복구할 수 있다. 최근 빅데이터를 활용한 솔루션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데이터 안전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들을 겨냥했다.

 

◇ 초고속메모리 생태계 만든다

 

SK하이닉스는 기존 D램 외에 새로운 개념의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바로 초고속메모리(HBM, High Bandwidth Memory)다. SK하이닉스가 처음으로 개발한 이 제품은 고성능, 저전력을 자랑한다.

 

초당 128GB 데이터 처리가 가능해 현재 업계 최고속 제품인 GDDR5보다 4배 이상 빠르고, 소비전력은 40% 가량 낮췄다. 고사양 그래픽을 비롯해 슈퍼컴퓨터, 네트워크, 서버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SK하이닉스가 TSV 기술을 활용해 20나노급 D램을 4단 적층해 만든 것으로 기술적 검증을 위해 그래픽 분야 선두 업체인 AMD(Advanced Micro Devices)와 공동으로 개발을 진행했다. 초고속메모리를 SoC(System on Chip)와 같이 탑재해 한 시스템을 이루는 SiP(System in Package) 형태로 공급한다.

 

※SoC(System on Chip) : 여러 가지 기능을 가진 시스템을 하나의 칩 속에 집적한 반도체.
※SiP(System in Package) : 한 패키지를 여러 개의 칩으로 구성해 완전한 시스템을 구현한 것.

 

초고속메모리 생태계 구축에 나선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에는 주요고객사와 파트너 업체들이 참여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 행사에서는 중장기 HBM 로드맵을 소개했다. 다양한 고객들과 협력을 강화해 생태계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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