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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이 희망]한화케미칼 '특화제품'으로 차별화

  • 2014.11.20(목) 09:45

범용제품 탈피 특화제품 육성중
EVA·전선용 복합수지 주목

중후장대로 대표되는 전통 제조업이 미증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철강 조선 석유화학 건설 등 한국경제를 이끌어왔던 간판 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앞날을 낙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중국이 빠른 속도로 쫒아오고 엔저로 기력을 회복한 일본의 방어망도 탄탄하기 때문이다.

 

이런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혁신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R&D 투자를 늘려 핵심기술을 더 많이 확보하고 고도화해야 한다. 공정과 일처리 방식도 효율화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 기업들은 각자 분야에서 수준급 기술력을 쌓아가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보유한 세계 ‘톱’ 기술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본다. [편집자]

 

석유화학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기부진으로 인한 수요감소와 함께 원가 상승, 셰일가스 기반의 저가제품 확대 등이 주원인이다.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최대시장이었던 중국이 자체적인 공급기반을 마련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지금과 같은 구조로는 과거와 같은 실적을 기록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수익성이 좋으면서도 경기영향이 적은 특화제품 육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본 화학회사들이 범용제품에서 특화제품 중심으로 체질개선에 성공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화케미칼도 특화제품 육성에 나서고 있다.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Ethylene Vinyl Acetate)와 전선용 복합수지(W&C)가 대표적이다. 폴리에틸렌 계열 판매에서 고함량 EVA와 전선용 수지(W&C)를 합친 특화제품 비중은 2009년 12%에서 작년에는 17%, 올해 상반기에는 19%까지 증가했다.

 

◇고함량 EVA 비중 더 커진다

 

EVA는 에틸렌과 비닐아세테이트가 결합된 물질이다. 5㎜ 크기 쌀알 모양의 투명한 알갱이 형태인 EVA는 폴리에틸렌(PE)계열의 다른 제품에 비해 유연성이 높고, 성형성, 보온성, 충격흡수성 등이 우수하다.

 

EVA는 비닐아세테이트단량체(VAM, Vinyl Acetate Monomer)의 함량에 따라 성질이 달라진다. 용도에 따라 비닐아세테이트의 함량을 조절해 물성을 달리한 EVA를 사용하는 구조다. VAM이 3%~20% 이하로 저함량된 제품은 비닐과 같은 필름 제작이나 스펀지, 신발 밑창, 장난감 소재 등 발포 용도로 많이 사용된다.

 

▲ 한화케미칼 EVA 시트. 스포츠용품에서 접착제, 태양전지에 사용된다.

 

VAM를 22%~40% 정도로 많이 함유할수록 가격이 비싸고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고부가 특화 EVA로 분류된다. 이런 제품들은 주로 코팅, 태양전지의 시트(표면) 제작용, HMA(Hot Melt Adhesive)라는 포장·목공용 접착제의 원료로 사용된다.

 

한화케미칼은 1986년부터 EVA를 자체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초기에는 울산의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공장 라인 중 일부를 개조해 저함량 EVA를 생산했다. 이후 2003년에 추가로 EVA 라인을 개조하고 고함량 EVA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2년 추가 설비증설후 생산량은 연간 16만톤 규모가 됐다. 한화케미칼처럼 40%이상 포함된 고함량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업체는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듀폰과 일본의 토소 등 6곳에 불과하다.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한화케미칼 EVA는 2009년, 2011년 각각 코팅용 EVA와 태양전지 EVA가 지식경제부로부터 ‘세계 일류상품’으로 선정됐다.

 

특히 태양전지 시트용 EVA는 VAM의 함량이 높아질수록 투명해지고 접착력이 좋아진다. 태양전지 효율이 높아지는 만큼 태양광 시장이 성장할수록 질 좋은 EVA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EVA가 적용된 태양전지 구조

 

한화케미칼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민간 석유화학회사인 시프켐(Sipchem : Saudi International Petrochemical Co.)과 합작한 IPC에서 연산 15만톤의 EVA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 생산과 합치면 풀가동시 30만톤을 상회하는 물량을 생산할 수 있다.

 

또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여러 개의 라인으로 구성돼 있어 시장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도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 '세계시장서 논다' 전선용 복합수지

 

전선용 복합수지(Wire and Cable)는 폴리에틸렌 계열의 석유화학 제품으로 전선의 절연체에 들어가는 물질을 말한다. 이중 초고압 전선에 활용되는 XLPE(Cross Linking-Polyethylene)는 전력 케이블 기술의 절정으로 평가받는 제품이다.

 

한화케미칼 외에 다우(Dow), 보레알리스(Borealis) 같은 글로벌 화학기업들만 생산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세계에서 세번째로 독자적인 제품 설계기술과 생산 공정기술을 개발했다. 국내는 물론 일본, 인도, 중국,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등 세계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1980년대 초반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전선 절연용 폴리에틸렌을 자체 기술로 개발하고 국산화했다. 2008년에는 ‘전력케이블 절연용 컴파운드’가 지식경제부의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시장 점유율에서도 다우, 보레알리스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특히 저밀도폴리에틸렌(LDPE) 공장에서 바로 파이프를 통해 원료를 공급받는 구조다. 원료 도입 초기단계부터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어 수준 높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력 케이블 시장은 산업의 고도화, 도시화로 인한 전력망 수요 증가, 태양광 등 대체 에너지원의 증가 등으로 향후 시장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이 크다. 한화케미칼이 전선용 복합수지에 집중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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