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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 ‘밑빠진 독’ 악기제조사에 물려…錢錢긍긍

  • 2015.01.16(금) 11:32

영창뮤직 결손금만 400억…완전자본잠식 위기
계열주주사 출자금 470억外 수시로 자금대여

정몽규(53) 회장의 현대산업개발그룹이 주력 사업과는 다소 생뚱맞은 악기 제조사에 물려 낑낑대고 있다. 8년여 전(前)에 인수한 영창뮤직이 2009년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적자를 내며 곳간이 비어가는 탓에 주력사인 현대산업개발을 비롯해 돈 좀 있다 싶은 계열사들이 번갈아가며 돈을 대줘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16일 현대산업개발그룹에 따르면 아이서비스는 지난 15일 만기 6개월의 단기자금 30억원을 관계사 영창뮤직에 대여해줬다. 아이서비스는 현대산업개발의 자회사(지분 56.6%)로 그룹사의 건물과 호텔 등을 관리하는 업체다. 오너인 정몽규 회장도 지분 10.6%를 가진 주요주주로 있다.

아이서비스의 자금 대여는 한편으로는 그룹사들이 영창뮤직을 위해 전방위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는 뜻을 담고 있기도 하다. 영창뮤직의 재무구조가 갈수록 처참해지고 있어서다. 현대산업개발그룹은 현대산업개발 82.6%, IT 계열사 아이콘트롤스 6.0% 등 현재 영창뮤직 지분 88.6%(9925만1303주)를 보유중이다.

현대산업개발그룹이 영창뮤직을 인수한 때는 2006년 5월. 영창뮤직이 법정관리 상태에 있던 때로 현대산업개발(277억원)이 계열사 아이콘트롤스(29억원)와 함께 영창뮤직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총 305억원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지분 63.2%를 확보, 계열 편입했다.

이로부터 3년 뒤인 2009년 6월 현대산업개발은 영창뮤직 2291만주(지분 23.7%)를 추가로 인수했다. 풋옵션(Put Option) 조건에 따른 것으로, 영창뮤직이 3년 기한내 증시 상장이 이뤄지지 않자 인수 당시 재무적투자자(FI)로 나섰던 우리은행과 리딩투자증권의 지분을 매입해줘야 했던 것. 이 때 들어간 돈만 해도 115억원이나 된다.

하지만 피아노를 주력으로 전자악기, 관현악기 등을 만드는 영창뮤직의 매출(연결 기준)은 2010~2013년 600억원대 초반에서 정체돼 있다. 특히 순이익은 2007~2008년 잠시 흑자를 냈을 뿐 2009년 이후 많게는 160억원, 적어도 129억원 예외없이 매년 적자를 기록중이다. 지난해에도 별반 나아지지 않아 1~9월 매출이 454억원에 머물고 순익 적자가 96억원에 이른다.

이렇다보니 인수 이후 추가 자본수혈에도 불구하고 영창뮤직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위기에 있다. 두 계열주주사는 2012년 7월 영창뮤직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때도 50억원을 추가 출자했는데, 작년 9월 말에 이르러서는 그간 적자로 쌓인 결손금이 403억원에 이르며 자본잠식비율 96.9%(자본금 560억원·자본총계 17억원)에 달하고 있는 것. 자기자본은 매년 쪼끄라드는 반면 총차입금은 357억원(총부채 897억원)이나 돼 부채비율은 5146%에 달한다.

이렇다보니 웬만한 계열사들이 영창뮤직의 자금 지원에 나서는 게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 정도다. 지금까지 현대산업개발과 아이콘트롤스의 470억원의 출자 외에도 영창뮤직의 운영자금이나 차입금 상환 용도로 수시로 돈을 빌려주고 있다. 지난해 3월 말에는 중소형 빌딩 신축 및 리모델링 계열사 아이앤콘스가 45억원을 빌려줬고, 이번 아이서비스의 대여건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산업개발의 경우는 영창뮤직에서 받아야할 돈이 한 두 푼이 아니다. 현대산업개발은 영창뮤직 인수 당시 출자 외에 만기 3년짜리 회사채 287억원도 인수했는데, 계속해서 만기를 연장(2015년 5월)를 연장해주고 있는 상태다. 작년 9월 말 현재 장단기대여금도 125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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