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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이웅열 회장의 계열사 주식 600만원 된 사연

  • 2015.01.26(월) 09:51

2003년 셀빅개발 계열편입…현재 96% 자본잠식 상태
한때 이 회장 지분 5.1%, 200억 넘는 지급보증 ‘애착’

이웅열(59) 코오롱그룹 회장이 한때 2대주주로서 5.1%의 지분을 소유하던 계열사가 하나 있다. 또 이 계열사의 200억원이 넘는 은행 차입금에 대해 지급 보증을 제공하는 등 음으로 양으로 공도 많이 들였다. 그간 소유주식에 단 한 주의 변동도 없는 터이지만 이 회장의 이 회사 주식 가치는 현재 600만원도 채 안 된다. 바로 ‘셀빅개발’이란 계열사다.

◇ 셀빅개발 매매가격 ‘주당 9원’

▲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26일 코오롱그룹 계열 코오롱글로텍에 따르면 지난 23일 자회사 셀빅개발 지분 88.0%(5345만7787주)를 모회사 코오롱인더스트리에 매각했다. 이로써 코오롱글로텍은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한 작년 6월의 공정거래위원회 제제 조치를 해소하고, 셀빅개발은 코오롱-코오롱인더스트리-셀빅개발로 연결되는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로 편입됐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손자회사가 100% 증손회사 외에는 계열사 주식을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2010년 1월 코오롱의 지주회사 전환 당시 손자회사인 코오롱글로텍은 셀빅개발 지분 88.0%를 보유했고, 이후 각각 2년간 두 차례의 유예기간을 부여받았지만 손자회사의 행위 제한 요건을 해소하지 않아 공정위가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3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계열사 간 지분 거래에 특이한 점 한 가지가 있다. 매매금액이 4억8100만원으로 1주당 가격이 고작 셀빅개발 액면가(500원)의 55분의 1인 ‘9원’이라는 점이다. 이것이 코오롱그룹에 인수된 이래 이 회장의 애착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사업성과를 내지 못한 채 쇠락(衰落)한 셀빅개발의 지금의 모습이다.

◇ 손대는 사업마다 ‘쓴맛’

자동차시트 원단 및 생활소재 화이버를 주력으로 하는 코오롱글로텍은 2003년 3월 휴대용 정보단말기(PDA) 업체 제이텔의 지분 40.8%(504만848주)를 41억원에 인수, 계열 편입했다. 한 달 뒤에는 셀빅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특히 그 해 말 셀빅의 주주 구성을 보면 이 회장도 2대주주로서 5.1%(62만3979주) 소유한 것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셀빅의 은행 대출자금 212억원에 대해 이 회장은 자신의 정기예금과 부동산으로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이 회장이 셀빅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셀빅은 코오롱그룹에 편입된 후 스마트폰 업체로의 변신을 선언하며 ‘마이큐브 V100’과 ‘마이큐브N110’와 같은 야심작들을 내놓았지만 판매 부진에 시달렸다. 그러자 이듬해 PDA 사업을 사실상 포기했다. 2003년 매출이 68억원에 불과하고, 손손실이 189억원에 달해 완전자본잠식(자본총계 –87억원)에 빠졌을 정도였으니 자연스런 수순으로 볼 수 있다.

PDA사업을 접은 뒤로 셀빅은 조경공사 및 섬유소재 자동차 내장재로 업종을 전환한다.  이를 위해 경북 경주에 공장을 신설했다. 간판을 셀빅에서 지금의 셀빅개발로 바꾸고, 두 차례에 걸쳐 코오롱글로텍이 242억원 가량 추가 출자한 것도 이 무렵이다. 이듬해 6월에는 경기 평택의 청북창고를 21억원에 사들여 코오롱글로텍 자종차시트 위주의 물류창고사업도 벌였다.

셀빅개발의 재무구조 또한 모회사의 자금 지원이 있자 외부차입금이 차츰 줄며 개선 추세를 보이고, 이와 맞물려 이 회장의 지금보증액도 2006년 말에 가서는 59억원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셀빅개발은 신규 사업마저도 썩 신통치 않았다. 2004년에도 매출 33억원에 순익적자 149억원을 기록했던 이 회사는 2005~2008년 매출은 많아봐야 2006년 77억원이 고작이었고, 이후로는 성장이 예외 없이 매년 뒷걸음질 쳤다. 순이익도 3억원도 채 안 되는 범위 내에서 흑자와 적자를 오락가락했다.

◇ 코오롱인더, 96% 자본잠식사 편입

이에 따라 2009년 9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경주공장을 코오롱글로텍에 19억원에 처분하고, 2010년 8월에는 청북창고 또한 30억원에 매각한 뒤로는 셀빅개발은 현재 변변한 사업 기반이 없다. 직원수 1명에 코오롱글로텍의 자동차시트를 보관하는 일이 전부로 이마저도 2013년 매출 8억3800만원에 순이익은 144만원이 고작이다. 지난해 상반기 동안에는 매출 5억1000만원에 순익 적자 743만원을 기록했다.


이렇다보니 그동안 누적된 결손금을 거의 해소하지 못한 채 자본금(304억원)을 거의 까먹은 상태로 자본총계가 11억원(작년 6월 말 기준)에 불과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로서는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자본잠식비율이 96.4%에 달하는 계열사를 자회사로 편입한 셈이다.

코오롱글로텍 또한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는 했지만 거의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분 88.0%를 보유하기까지 283억원이나 되는 돈을 쏟아 부었지만 장부가액이 1억5700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주식가치가 형편없어진 탓에 이번에 5억원도 안 돼는 매각자금을 쥐었을 뿐이다.

이 회장 또한 마찬가지다. 이 회장은 10년 전에 비해 단 한 주의 변동도 없이 지금도 셀빅개발 주식 62만3979주(지분율 1.0%)를 보유중인데, 이번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글로텍의 주당 매매가격 9원으로 따져보면 이 회장은 고작 562만원 밖에 안 되는 계열사 주식을 들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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