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GS그룹에 따르면 GS에너지는 최근 이사회에서 450억원을 한도로 GS플라텍에 기존 대여금을 출자전환키로 했다. GS플라텍은 GS에너지의 13개 자회사 중 하나로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GS에너지는 또 완전자회사 GS이엠에 대해서도 올해안으로 537억원을 추가 출자키로 했다.
◇GS플라텍 매매가격 주당 ‘1원’
GS가(家) 3세이자 허창수(67) GS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인 허용수(47) GS에너지 부사장의 대표직 ‘반납’으로 최근 관심을 모은 GS플라텍은 GS에너지가 가장 골머리를 썩는 계열사 중 하나다.
GS플라텍은(옛 애드플라텍)은 GS그룹이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Waste To Energy)을 위해 2010년 4월 편입한 회사다. GS칼텍스와 관계사 위너셋이 2009년과 2010년초에 걸쳐 지분 67%를 160억원에 사들였다. 플라스마를 이용한 폐기물 처리 기술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합성가스를 에너지로 회수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GS그룹은 인수 이후에도 GS칼텍스 등이 2011년 12월 GS플라텍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64억원 가량을 출자했고, GS칼텍스의 지분을 승계한 GS에너지 또한 2012년 12월 위너셋과 함께 7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GS그룹이 GS플라텍에 들인 자금은 출자금만 해도 총 29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GS플라텍은 여태껏 사업기반을 갖추는 데만도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GS그룹에 편입된 첫 해 매출 5억원에서 이듬해 95억원으로 증가했을뿐 이후로는 매년 빠짐없이 줄어 2013년에는 25억원 밖에 안된다. 지난해 1~3분기 동안에도 고작 27억원에 머물렀다.
매출 성장이 변변치 않다 보니 매년 빠짐없이 적자만 쌓이고 있다. 2010~2013년 4년간 적게는 34억원, 많게는 98억원의 순익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2014년 1~9월에는 적자액이 112억원에 달한다. 이로인해 2012년말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던 GS플라텍은 자본잠식 규모가 갈수록 불어 작년 9월말에 가서는 자산(289억원)보다 오히려 부채(523억원)가 233억원이 더 많다.
자회사의 재무구조가 갈수록 나빠지는 상황이라 GS에너지가 짊어진 짐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GS플라텍에 출자한 자금은 일찌감치 비용처리돼 보유주식에 대한 장부가치는 ‘0’이 됐고, 끊임없이 운영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지난해 9월말 대여금 잔액이 484억원에 이를 정도다. 이번에 GS에너지가 출자전환키로 한 게 바로 이 대여금이다.
GS에너지는 지난 27일 관계사 위너셋의 36.0%를 비롯해 다른 주주들의 보유지분 37.8%(110만8577주)를 매입, GS플라텍을 100%(293만6809주) 자회사로 편입했다. 그런데 매매금액이 111만원으로 1주당 가격이 고작 1원이다. 이렇다 할 사업성과를 내지 못한 채 쇠락(衰落)한 GS플라텍의 부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GS이엠, 2012년 이후 적자만 230억
GS이엠(옛 대정이엠)도 신통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GS이엠 또한 GS그룹이 녹색성장사업(Green Growth)으로 육성하고 있는 2차전지 소재 업체 중 하나다. 2차전지는 한 번 쓰고 버리는 1차전지(일반건전지)와 달리 외부충전을 이용해 충전후 재사용이 가능한 전지를 말하는데, GS이엠은 분리막·음극재·전해질과 함께 2차전지의 4대 핵심소재인 양극재 업체로서 리튬 양극활물질 등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다.
GS그룹이 GS이엠에 공을 들이기 시작한 것은 2010년 말로 GS칼텍스가 14.5%를 55억원에 인수하면서 부터다. GS칼텍스는 운영자금 지원을 위해 145억원을 빌려주기도 했다. 이어 1년 뒤에 다시 14.5%를 59억원에 추가 인수함으로써 단일주주로는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 소유지분 29.0%는 2012년 6월 GS칼텍스의 기업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GS에너지가 세워지면서 자연스레 GS에너지로 넘갔다.
GS에너지가 GS이엠을 완전히 사들인 때는 2013년 3월. 화학시약업체인 대정화금 등 다른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71.0%를 252억원에 인수, 100% 자회사로 편입한 것. 2012년 말 GS이엠의 주당순자산가치가 2020원(액면가 500원)인데 반해 GS에너지의 인수가격이 1만4800원인 점을 감안하면 GS이엠 순자산가치 보다 6배의 웃돈을 얹어준 셈이다.
게다가 GS이엠에 빌려줬던 대여금 145억원과 그때껏 받지 못했던 이자 23억원 등 167억원을 2013년 3월 동일한 가격에 출자전환했다. 이후로도 자본 수혈은 계속돼 2013년 10월 105억원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424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GS이엠에 대한 지분투자 이래 GS에너지가 GS이엠에 들인 자금이 958억원에 달하고 있는 셈이다.
GS이엠은 2012~2013년 매출이 40억~50억원대로 이렇다할 게 없다. 수익성이라고 좋을리 없어 각각 47억원, 74억원의 순익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합성수지 사업을 하는 GS에너지의 또다른 자회사 삼일폴리머 합병 효과로 작년 1~3분기 매출이 452억원으로 늘었지만 적자액이 117억원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