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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최저임금]③선진국은 쭉쭉 올리는데..

  • 2015.07.06(월) 13:50

영국·독일·미국, 최저임금 인상
이케아 임금인상 효과 톡톡

해마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노동계에선 최저임금을 더 올려야한다는 입장인 반면 경영계에선 동결하거나 인상폭을 최소화하길 원한다. 학계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이 미치는 사회경제적 효과에 대한 의견이 갈린다. 올해 최저임금을 둘러싼 쟁점과 인상효과, 외국 사례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미국과 독일·영국 등 선진국들이 앞다퉈 최저임금을 올리고 있다. 저소득층의 임금을 올려 소비를 진작하고 이를 통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복안이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2013년)이 불씨가 돼 최저임금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미국은 최저임금 수준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야당인 공화당은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반대하고 있지만 고용이 위축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우리나라처럼 영세 상공인이 많지 않고,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대다수 사업장이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매장이기 때문이다. 

 

독일은 올해부터 전 산업에 적용되는 법정 최저임금제를 도입했다. 1999년부터 다시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영국도 임금을 올리는데 적극적이다. 임금 인상에 반대하는 세력도 있지만 임금 인상으로 국민들의 소비력이 크게 증가했고, 저임금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의 효과를 보고 있어 현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 영국 6.7파운드, 독일 8.5유로

 

유럽 선진국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에 적극적인 나라는 영국과 독일이 대표적이다. 영국의 저임금위원회(LPC, the Low Pay Comission)는 정부에 오는 10월부터 근로자에게 적용될 최저임금을 종전보다 3% 인상한 6.7파운드(약 1만1768원)로 할 것을 권고했다.

 

데이비드 노그로브(David Nogrove) 저임금위원회 의장은 "소비자 물가지수(0.5%)를 웃도는 최저임금 인상률(3%)은 최저임금의 실질가치를 회복시킬 것"이라며 "오는 10월이면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일자리 수가 140만개로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이전에 실시했던 최저임금제를 1993년 폐지했다가 1999년부터 다시 시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저임금을 지속적으로 인상하고 있으며 경제적 효과도 보고 있다. 저임금위원회의 ‘최저임금 보고서 2015’에 따르면 최저임금 도입 후 저임금 산업 일자리는 15.8% 늘어 영국 전체 일자리 증가율인 13.6%를 웃돌았다.

 

독일도 올해부터 법정 최저임금제를 시행하고 있다. 산업별 단체협약이 체결되고 있는 산업군에선 임금협약이나 별도의 최저임금 협약을 통해 오래 전부터 최저임금이 적용돼왔는데 추가적으로 모든 산업분야에서 적용되는 최저임금 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독일 전체 산업에 적용되는 법정 최저임금은 8.5유로(약 1만604원)다.

 

최저임금제가 시행되면서 독일의 소비 시장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독일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독일 소비자들의 가계 수입은 전년 동기대비 8.8% 증가했는데 구매 욕구는 26.5% 늘었다. 독일 중앙은행은 “늘어난 민간 소비가 선순환 효과를 일으켜 향후 성장의 핵심 견인차가 될 것으로 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반면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늘고 저임금 일자리는 줄어드는 부작용도 발생했다. 독일 기업의 1분기 노동 비용은 전년 같은기간보다 3.2% 늘었는데 이 중 중소기업의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월 450유로 미만인 미니잡(mini-job)도 줄어들었다. 미니잡센터 통계에 따르면 독일의 2분기 미니잡은 지난해 말보다 23만7000개 가량이 감소했다. 독일의 보수당인 기독교민주당 등에서 최저임금제 수정 필요성을 제기하는 이유다.

 

▲ 자료: 최저임금위원회(순위는 중위수 임금 대비 최저임금 높은 국가)

 

◇ 미국 LA·워싱턴 등 최저임금 단계적 인상

 

미국에선 지난 2013년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을 통해 시간당 7.25달러인 최저임금을 9달러(약 1만112원)로 인상하자고 제안하면서 최저임금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최저임금 인상은 연방 정부나 각 주(州), 시의회에서 정책 협의를 통해 결정된다. 현재 LA와 워싱턴, 시카고 등이 최저임금을 올렸다.

 

LA에선 오는 2020년까지 시간당 최저임금을 단계적으로 15달러(약 1만6853원)까지 올리는 조례안이 승인됐다. 시애틀 역시 최저임금을 9.32달러에서 15달러로 올리기로 했다. 시카고는 하반기부터 최저임금이 8.75달러에서 10달러(약 1만1235원)로 인상됐고, 오는 2019년 7월까지 13달러(약 1만4606원)로 오를 예정이다.

 

미국에서도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오바마 대통령은 “1년에 1만5000달러(약 1600만원) 미만을 받고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살아보라”며 “그렇지 않다면 어려운 처지에 있는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안전망 확충의 방안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미국의 최저임금이 15달러로 오르면 고용을 크게 줄여 오히려 근로자에게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빈곤층에 세금을 환급해주는 근로소득세액공제 제도를 확대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독자적으로 최저임금을 올려 효과를 거둔 기업도 있다. ‘가구 공룡’으로 불리는 이케아(IKEA)다. 이케아는 지난달 말 내년에 전국적으로(미국내 전국 매장) 임금을 올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내년부터 이케아 매장 직원은 최소임금 10달러를 받게 되고, 전국 매장의 평균 최저임금은 11.87달러가 된다.

 

이케아의 이같은 결정은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비용절감이란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이직률이 낮아지고 근속 기간이 길어지면서 채용 및 신규 입사자 훈련에 드는 비용이 낮아지게 된다. 또 능력 있는 구직자들을 채용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인재 확보에도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롭 올슨 이케아 U.S CFO는 “신규매장 오픈시 높은 임금을 바탕으로 훌륭한 지원자들을 받았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사업에 있어서도 합리적인 결정이라 만족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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