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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보상 논란]㊤8년간의 기록

  • 2015.08.13(목) 16:11

2007년 반올림 출범..논란 지속
2014년 삼성 사과..조정위원회 설립

반도체 생산라인 근무자들의 백혈병 발병과 관련, 보상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사과와 함께 시작된 보상관련 협의는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최종 타결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제시된 조정위원회의 보상 권고안 역시 각 주체들이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백혈병 보상과 관련된 과거와 현재, 쟁점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어느덧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시작된 발병 논란은 산업재해 해당 여부를 놓고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다.

 

그 과정에서 '반올림'으로 불리는 대책위원회가 만들어졌고, 발병 원인과 보상 등을 둘러싼 갈등도 지속됐다.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던 양측의 입장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공식 사과에 나서며 변화의 국면을 맞았다.

 

◇ 산업재해 논란..'반올림' 출범

 

반도체 생산라인 발병 논란은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흥공장에서 근무하던 황유미씨가 2005년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2007년에 사망했기 때문이다. 황유미씨 유족들은 발병 원인이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에 있다며 산업재해를 신청했고, 그해 말에는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가 발족됐다.

 

반올림이 활동을 시작하면서 반도체 생산라인 발병 논란은 더 커졌다. 2008년 4월 반도체 라인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이 집단 산업재해를 신청했고, 노동부의 반도체 사업장 실태조사도 이뤄졌다. 하지만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며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2009년과 2010년에도 이해당사자간 입장 차이는 여전했다. 백혈병 피해자들이 산업재해 심사청구를 하고 행정소송도 제기했다. 결국 2010년 7월 삼성전자는 미국 인바이론사에 반도체 근무환경 재조사를 의뢰하게 된다.

 

2011년 6월 행정법원은 1심에서 황유미씨 등 2명에게 산업재해를 인정하라는 판결을 내놓게 된다. 하지만 7월 근무환경 재조사를 실시했던 인바이론사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환경과 백혈병은 무관하다"는 결론을 내놓는다. 같은 달 근로복지공단은 행정소송 결과에 대해 항소하기도 했다.

 

2012년에 들어서면서 분위기는 전환된다. 근로복지공단이 삼성전자 온양반도체 공장에 근무했던 직원의 재생불량성 빈혈에 대해 산업재해를 판정했고, 9월에는 삼성전자가 백혈병 피해자들에게 대화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2013년에도 산업재해 판정이 이어졌고, 그해 말 삼성전자는 반올림과 첫협상을 갖게 된다.

 

 

◇ 삼성전자의 사과

 

2014년 반도체 백혈병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그해 초 황유미씨를 소재로 한 영화(또 하나의 약속)가 개봉되고, 4월에는 심상정 의원이 나서 '삼성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구제결의안'을 제시하게 된다.

 

심 의원은 삼성의 공식사과와 제3의 중재기구를 통한 보상, 제3의 기관을 통한 반도체사업장 진단 및 직업병 재발방지대책 수립 등을 촉구했다.

 

삼성전자는 마침내 5월14일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나서 공식사과와 함께 보상 의지를 밝히며 진일보한 입장을 내놓게 된다. 권오현 부회장은 "제안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고, 당사자와 가족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제3의 중재기구 설립과 기구에서 보상기준, 대상을 정하면 그에 따르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권 부회장은 "진작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 마음 아프게 생각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제안을 수용하며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되던 논란은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나게 된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우선보상 제안을 놓고 반올림 내부에서 의견차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결국 반올림에 참여하고 있던 유족과 피해자 대표 6명이 따로 나와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를 만들게 된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조정위원회 체제가 시작되고,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위원회가 구성되며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하게 된다.

 

('㊦만나야 할 평행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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