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제연구원 주최 '외국인 CEO가 보는 한국 노동시장' 세미나에 참석해 전세계 시장에서 유독 한국에만 존재하는 노조의 불합리한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호샤 사장은 "한국의 국가 경쟁력은 정확히 2년전 19위에서 현재 26위가 됐고 노사협력은 2년전 129위에서 132위가 되는 등 매년 순위가 하락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계속되고 있고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끊임없는 임금 인상 요구와 종종 물가 상승률의 2배에 달하는 임금 인상 ▲비정규직 직원에 대한 정규직으로의 전환 압박 ▲매년 해야하는 임금협상 등을 예로 들며 한국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국가 경쟁력 약화를 가져오는 원인으로 지목했다.

▲ 세르지오 호샤 한국GM사장. |
호샤 사장은 "현재 GM은 전세계 30개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지만 매년 임금교섭을 하는 공장 단 한 군데, 한국 밖에 없다"면서 "전세계에 이러한 관행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한국에 오기 직전에 우루과이·파라과이 사장직을 맡았는데 그곳에서는 보통 임단협은 2년마다 한번씩 있었다"며 "그마저도 합의에 따라 4년에 한번씩 하기로 했었다"고 덧붙였다.
호샤 사장은 이어 한국GM을 예로 들며 생산성은 떨어지는데 무리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호샤 사장은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시간이 한국의 경우 26.4시간인데 반해 도요타는 24.1시간, 미국 GM은 23.4시간"이라며 "그럼에도 불구 한국GM의 임금은 글로벌 GM공장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고비용 구조 때문에 GM 본사에 한국 시장에 더 많은 신차를 달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지게 됐다"면서 "GM이 한국에 처음 왔을때 대우차의 연간 생산 능력이 38만8000대였는데 이를 지난 2012년에 200만대로 늘렸다. 하지만 한국GM은 이제 더 이상 국내 생산 물량을 늘리 수가 없다. 해외 생산 비용이 훨씬 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호샤 사장은 이어 "GM인터내셔널에 26개 공장 중에 40%는 저비용 공장이고 나머지 중 또 40%는 중비용 공장, 나머지 20%는 고비용 공장으로 분류된다"면서 "한국GM은 지난 2012년을 기점으로 GM에서 고비용공장으로 분류됐고 이 때문에 한국에 신제품을 유치하기가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한국의 임금 체계에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는 통상임금이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한국에서는 식사에 대한 수당, 한시간의 휴식에 대한 수당, 근무외 수당 등은 더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호샤 사장은 "자동차 회사에서는 수요 대비 90% 정도 인력을 운용하고 추가로 생산해야할 경우에는 근무외 수당을 제공하는 것이 통상적인데 한국은 반대"라면서 "100% 직원들에게 근무외 수당에 대해서는 프리미엄을 제공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매년 진행되는 임단협에서도 사측은 노조측과 달리 아무런 권한이 없다는 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그는 "임단협을 할 때에도 사측은 권리가 없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며 "GM에서는 노동 벤치마크라는 제도가 있는데 예를 들어 브라질에 노조 직원들을 미국 공장에 방문토록해 서로 벤치마크 하게 해주는 제도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노조직원들에게 이런 기회를 제공해도 개선되는 것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호샤 사장은 "한국의 직원들이 열정적이고 작업 숙련도도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 다른 여러 가지 노사관행들 때문에 이러한 좋은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런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노사간에 소통하고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사례를 들며 노동조합과 경직된 자세를 풀고 사측과 소통한다면 얼마나 이득을 볼 수 있는 지도 설명했다. 호샤 사장은 "과거 GM이 파산 위기에 당면하면서 오랫동안 임금이 동결됐고 4년 주기로 단체협약을 하는 것에 서명, 현재 제2차 임금 교섭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GM은 협력에 입각한 교섭을 진행해 노조는 양보했고 사측은 투자를 감행해 보다 높은 단계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호샤 사장은 "어느날 한국GM 이사회에 노조측의 멤버가 참석해서 노조가 양보를 하고 회사가 투자를 하는 그날이 도달하기를 진정으로 기원해본다"며 "노동시장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윈-윈 노사 관계를 도출하고 상호신뢰를 입각한 양보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