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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스캔들]②디젤차의 몰락

  • 2015.10.06(화) 14:17

유럽 정부 대대적 조사 착수..전방위 압박
한국 정부도 정밀 조사..리콜, 과징금 예상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장치 조작 사기극의 후폭풍이 메가톤급이다. 당사자인 폭스바겐은 수십 조원대 손실이 예상되고, 디젤 진영의 약세로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할 전망이다. 폭스바겐이 도요타, GM과 함께 구축해온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빅3 판도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이 틈새를 얼마나 파고들 것인지도 관심사다. 폭스바겐 사태의 원인과 배경, 업계에 미치는 파장, 향후 전망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폭스바겐 사태는 이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폭스바겐 마저 소비자들을 속여왔으니 다른 업체들은 오죽했겠느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을 비롯한 유럽 각국 정부는 폭스바겐 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에 대한 조사에도 나섰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환경부는 국내 시판된 주요 수입차 업체들의 배기가스에 대한 전면 재조사에 돌입했다. 뿐만 아니다. 현대·기아차 등 국내 업체들에 대한 조사도 실시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전세계 소비자들이 집단소송에 들어갈 준비에 들어갔다. 자동차 업체들에게는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 벌집 쑤셔 놓은 유럽

폭스바겐 사태로 유럽은 그야말로 벌집을 쑤셔 놓은 격이 됐다. 그동안 '디젤 천국'이었던 만큼 그 충격은 더욱 크다. 특히 폭스바겐의 본사가 있는 독일의 경우 정부가 직접 나서 사실 규명에 나선 상태다. 소비자들의 불신이 폭스바겐 뿐만 아니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다른 독일 브랜드까지 확산되고 있어서다.

독일 교통부는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전문가들이 폭스바겐의 모든 디젤 차량을 대상으로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그동안 '친환경'과 관련된 정책에 주력해왔다. 따라서 이번 폭스바겐 사태로 지지율이 하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독일 정부는 폭스바겐과의 선 긋기에 나선 상태다.

실제로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에너지장관은 "폭스바겐이 빠르고도 철저하게 사태를 정리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번 사건으로 '메이드 인 저머니(Made in Germany)' 기술의 명성이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 사태 파장의 확산을 막음과 동시에 폭스바겐을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 유럽 각국 정부가 폭스바겐에 대해 정부 차원의 조사에 나서면서 폭스바겐이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졌다. 폭스바겐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 총 1100만대의 배기가스 조작 차량을 판매했다고 시인한 상태다. 이 중 유럽에서만 800만대가 넘는 배가기스 조작 차량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이외의 유럽 국가들도 잇따라 폭스바겐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특히 자동차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의 경우 폭스바겐 사태의 불똥이 튈까 우려하고 있다. 독일에 이어 프랑스, 이탈리아는 물론 스위스, 스페인, 스웨덴, 체코, 네덜란드 등도 폭스바겐 사태와 관련해 수사 방침을 발표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로 폭스바겐이 회생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폭스바겐은 총 12개의 브랜드를 보유한 거대 글로벌 기업이다. 그런만큼 유럽 각지는 물론 전 세계에 다양한 브랜드의 차량을 출시해왔다. 이같은 멀티 브랜드를 통한 판매 확대 전략은 이제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실제로 폭스바겐 이외에 계열사인 아우디도 210만대의 차량에 배기가스 조작 장치가 부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체코의 계열사인 스코다 120만대, 상용차 브랜드 미니밴 180만대, 스페인 계열사인 세아트 70만대 등도 같은 장치가 부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향후 각 국의 조사가 본격화되면 조작된 차량의 규모가 폭스바겐이 밝힌 1100만대보다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내 차는?" 국내도 확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 정부도 이번 폭스바겐 사태에 대해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0여 년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폭스바겐이 큰 성공을 거뒀던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도 이번 사태의 '무풍지대'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환경부는 지난 1일 유로6 기준으로 제작된 폭스바겐 골프를 비롯해 제타, 비틀, 아우디A3 등과 유로5 차종인 폭스바겐 골프와 티구안 등 총 7종에 대해 실내에서 진행되는 인증시험 절차에 들어갔다. 국내에서도 폭스바겐이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배기가스 조작 소프트웨어를 장착했는지 여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환경부의 조사 결과를 보고 후속조치를 진행키로 했다. 국토부는 환경부의 조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배출가스와 저감장치, 연비의 상관 관계에 중점을 두고 분석에 들어갈 계획이다. 만일 국내 시판 차량에서도 '조작'이 드러날 경우 폭스바겐은 과징금 부과는 물론 연비 재검증에 들어가야 한다. 현재 배기가스는 환경부 담당, 연비와 안전성은 국토부 담당이다. 

▲ 사태가 확산되자 우리 정부도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량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에 나섰다. 환경부는 실내 인증 시험을 통해 배기가스 조작 소프트웨어 장착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도 환경부의 조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배출가스와 저감장치, 연비의 상관성에 중점을 두고 분석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 시판된 배기가스 조작 관련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량은 약 12만1000대 가량이다.

현재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가 밝힌 바에 따르면 국내에 시판된 배기가스 조작 관련 모델은 폭스바겐 20차종(9만2247대)과 아우디 8차종(2만8791대) 등 총 12만1000여 대다. 만일 환경부와 국토부 조사결과 조작 사실이 발견되면 최대 12만대가 리콜 대상이 된다. 현재 폭스바겐은 자발적 리콜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정부는 이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사실을 명확히해 책임을 묻겠다는 생각이다.

사태가 이렇자 국내 소비자들도 동요하고 있다. 특히 폭스바겐 뿐만 아니라 다른 독일 브랜드 차종들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영국에서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도 배기가스 규제를 초과해 규제를 위반했다는 민간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환경보호청도 BMW, 메르세데스-벤츠, 크라이슬러, GM 등의 디젤 차량 28종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메르세데스-벤츠를 소유하고 있는 한 소비자는 "설마 폭스바겐만 조작을 했겠느냐"며 "그동안 독일산 디젤 차량이 친환경에 연비까지 좋다고 해서 큰 맘 먹고 구입했는데 속았다는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만일 집단 소송이 이뤄진다면 참여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 후폭풍, 어디까지 갈까

업계의 관심은 폭스바겐 사태가 얼마나 더 확산될까에 쏠려 있다. 일단 지난 9월 국내 수입차 판매량은 폭스바겐 사태의 여파와는 상관없는 모습이었다. 9월 국내 수입차 판매량은 월 2만대를 돌파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9월 수입차 판매량에 큰 의미를 둬서는 안된다고 보고 있다. 폭스바겐 사태가 지난 9월 하순에 불거진 만큼 이달 판매량부터 본격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정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폭스바겐만 조사를 받고 있지만 조사 결과에 따라 여타 수입차 업체들도 조사 대상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는 폭스바겐에 대한 조사 이후 현대·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 업체들에 대한 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다. 따라서 조만간 자동차 업계에 대대적인 배기가스 조작 후폭풍이 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업계에서는 이번 폭스바겐 사태가 과거 도요타의 대량 리콜 사태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수입차 업계는 올해를 연 판매 20만대 돌파의 원년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실제로 월 판매 2만대를 넘어서는 등 분위기도 좋았다. 하지만 폭스바겐 사태는 이런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올해 20만대 돌파는 물 건너 간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월 판매 확대보다는 현 상황을 체크하고 유지하기에도 벅차다"며 "최근처럼 긴장감이 돈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을 계기로 디젤차량의 시대가 종언을 고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디젤차 배기가스의 유해성이 부각된 것도 문제지만 폭스바겐의 '꼼수'로 인해 디젤차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된 것이 가장 큰 타격이다. 따라서 디젤차의 대안으로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가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최근 주식 시장에서 친환경차 관련 업종이 강세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도요타가 단순한 차체 결함으로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은 후 부활하는 데 5년이 걸렸다"며 "하지만 이번 폭스바겐 사태는 차체 결함이 아니라 '조작'인 데다 디젤차 전반에 걸친 문제여서 도요타 사태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광범위한 후폭풍이 올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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