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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스캔들]⑥남겨진 과제는?

  • 2015.10.13(화) 15:41

천문학적 리콜 비용·과징금 '부담'
투자보류·구조조정까지 '산 넘어 산'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장치 조작 사기극의 후폭풍이 메가톤급이다. 당사자인 폭스바겐은 수십 조원대 손실이 예상되고, 디젤 진영의 약세로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할 전망이다. 폭스바겐이 도요타, GM과 함께 구축해온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빅3 판도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이 틈새를 얼마나 파고들 것인지도 관심사다. 폭스바겐 사태의 원인과 배경, 업계에 미치는 파장, 향후 전망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폭스바겐 사태는 아직 진행 중이다.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고 확인하는 것 못지 않게 사후 처리가 가장 큰 숙제다. 조작이 워낙 광범위하게 진행된 탓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특히 폭스바겐을 믿고 구입한 소비자들이 느끼는 배신감에 대한 보상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다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폭스바겐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다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부터 부활은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까지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태가 종결될 때까지 그 결말은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번 사태로 폭스바겐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점이다.


◇ 리콜 비용만 2조8000억원

폭스바겐은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리콜에 나설 예정이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폭스바겐의 리콜은 내년 말까지 꼬박 1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상은 조작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전체 생산모델(EA 189 유로5 TDI 엔진)이다. 규모는 유럽 지역에서만 약 800만대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 내 브랜드인 아우디, 스코다, 세아트 등이 포함된다. 문제가 됐던 2.0 TDI 엔진을 비롯해 1.2 TDI, 1.6 TDI 엔진이 장착된 차량들도 포함된다.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필요에 따라서는 인젝터나 대용량 촉매 컨버터로의 교체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폭스바겐은 전세계적으로 조작된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차량의 규모가 1100만대라고 밝혔다. 유럽이 800만대로 가장 많다. 우리나라에만도 12만여 대가 리콜 대상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폭스비겐은 총 2조8000억원 가량의 리콜 비용을 책정해뒀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액수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약 12만대 가량이 조작된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차량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와 아우디 코리아는 리콜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량에 대한 대대적인 리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에서는 약 2000대 규모의 리콜에 들어갔다.

현재 폭스바겐이 밝힌 소프트웨어 조작 차량의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약 1100만대다. 이 차량들을 리콜 및 수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으로 폭스바겐은 약 22억유로(2조8723억원)를 책정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것은 시작일 뿐 향후 들어가는 비용은 천문학적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예상되는 판매량 감소와 브랜드 이미지 실추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금액이 소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 봇물 터진 소송

폭스바겐이 앞으로 넘어야 할 큰 산 중 하나는 바로 '집단 소송'이다. 폭스바겐의 대규모 조작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소송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는 법원이 판단하겠지만 전망은 폭스바겐에게 밝지 못하다. 폭스바겐도 이를 의식한 듯 65억 유로(8조6000억원) 가량의 충당금을 쌓았다 밝혔지만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폭스바겐은 미국 각 주와 지방자치제가 제기한 수십 건의 소송에 대해 상당 액수를 배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 텍사스의 한 카운티는 폭스바겐에 대해 1억 달러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미국 외에 다른 나라에서도 폭스바겐 디젤차 구입자가 집단소송으로 배상을 청구하게되면 수십억 달러를 물어줘야 한다.

 

▲ 폭스바겐 사태와 관련해 각국 소비자들의 소송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226명의 소비자가 서울 중앙지법에 집단소송을 제기한데 이어 일부 소지바들은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구체적인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법무법인 바른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 226명은 서울중앙지법에 폭스바겐 및 아우디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는 지난 2008년 이후 출고된 폭스바겐 및 아우디(디젤엔진 2.0TDI, 1.6TDI, 1.2TDI) 차량 구매자 202명, 리스 사용자 24명 등 총 226명이다.

바른은 향후 재판에서 폭스바겐의 리콜 방안이 부당함을 지적하고 자동차매매계약 취소와 차량반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리콜 대상 차량은 아니지만 폭스바겐과 아우디 브랜드 이미지 실추로 중고차 판매 가치가 하락해 피해를 입은 소비자에 대한 소송도 별도로 제기하기로 했다.

미국에 직접 소송을 제기한 사례도 있다. 일부 폭스바겐 소비자들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연방지방법원에 집단소송을 다음주쯤에 내기로 했다. 원고는 폭스바겐 차종 가운데 미국 테네시주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의 차주들이다.


◇ 과징금, 최대 26조원 전망

향후 폭스바겐이 물어야 할 과징금 규모도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다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폭스바겐이 각국 정부 조사에 협조적으로 나선다면 현재 거론되고 있는 과징금 규모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또 다른 일각에서는 그럼에도 불구 폭스바겐이 물어야 할 과징금 규모는 폭스바겐 그룹 전체를 흔들만큼 큰 액수가 될 것이라고 보는 곳도 있다.

현재 업계의 시선은 미국 환경보호청에 쏠려있다. 미국 환경보호청이 과연 폭스바겐에 얼마만큼의 과징금을 부과할지가 관심사다. 미국에서만 48만2000대의 차량이 리콜 대상이 된 만큼 미국 정부의 과징금 부과 액수는 다른 나라의 과징금 부과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 업계에서는 폭스바겐에 대한 과징금 규모가 지난 2010년 BP사태때 보다 많은 최대 2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폭스바겐 사태는 지난 2010년 4월 영국 BP사의 멕시코만 원유시추시설 폭발 사건과 비교된다. 두 사건 모두 환경과 관련된 초대형 사건이지만 본질은 다르다. BP사태는 사고였지만 폭스바겐 사태는 '조작'이다. 당시 BP는 사상 최악의 해양 오염으로 미국 측에 지급해야 하는 배상금으로 약 208억달러(24조원)을 책정했다.

폭스바겐 사태에 대한 과징금은 최대 2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청정대기법 위반 등으로 폭스바겐에 21조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미국 현행법상 환경기준을 위반한 차량에 대해 대당 4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어서다. 여기에 다른 정부 기관의 과징금 등을 더하면 최대 26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폭스바겐이 미국 환경보호청의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경우 과징금 규모가 140억달러(16조762억원) 규모로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폭스바겐이 소비자들을 '기만'한 사건인 만큼 과징금 최소치인 72억달러(약 8조4000억원)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 폭스바겐 "'실탄' 마련해야는데…"

상황이 이렇자 폭스바겐은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과징금은 물론 리콜 비용 등 향후 벌어질 사태에 대비한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인적 구조조정 이야기도 나온다. 폭스바겐그룹은 현재 전 세계에 약 60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인건비를 줄여서라도 현재의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는 것이 경영진들의 생각이다.

이번 사태로 새롭게 폭스바겐그룹의 수장에 오른 마티아스 뮐러 CEO는 최근 “이번 위기의 결과를 헤쳐나가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면서 “모든 예정된 투자를 재검토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이 향후 5년간 계획됐던 860억유로(112조 4157억원) 규모의 투자계획도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다. 

 

▲ 마티아스 뮐러 신임 폭스바겐 CEO는 "모든 예정된 투자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향후 일어날 각종 사태에 대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은 각종 투자 계획의 중단 및 재검토는 물론 인적 구조조정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투자 계획에는 10여개 신차개발은 물론, 전기차와 무인차 개발, 신공장 설립 등 자동차 부문에 총 650억유로를 투자키로 했던 중기 투자 계획도 포함돼있다. 따라서 이번 사태로 R&D부문의 축소는 물론 향후 신기술 경쟁과 신차 개발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인적 구조조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뮐러 CEO는 "고용 유지에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폭스바겐은 작년 세계 1위 자동차 업체였던 도요타에 비해 약 25만명 이상을 더 고용하고 있다. 따라서 인적 구조조정을 통한 인건비 축소가 '실탄'마련을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하지만 이 마저도 쉽지 않다. 현재 폭스바겐 노조는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폭스바겐 노동자 대표는 감사회 의석 20석 중 절반을 차지한다. 권한도 막강하다. 회사측의 공장폐쇄 등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폭스바겐의 실탄 마련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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