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터지지 않은 부실 '뇌관' 더 있다

  • 2015.10.29(목) 10:08

해양 프로젝트 건조 진행중..추가 손실 가능성
현대-육상플랜트·삼성-저마진 사업·대우-해양이 관건

대우조선해양을 마지막으로 조선 빅3의 3분기 실적이 모두 발표됐다. 삼성중공업을 제외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여전히 손실 구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해양플랜트 부실이 계속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태다.

조선 빅3의 올해 적자 규모는 7조원에 육박한다. 누적 적자만 10조원을 넘는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조선 빅3의 적자행진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터지지 않은 부실 '뇌관'이 더 남아있다는 얘기다.

◇ 현대중공업, 육상 플랜트 부실 우려

현대중공업은 지난 3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를 한참 벗어난 적자였다. 현대중공업의 3분기 영업손실은 올 들어 가장 큰 규모였다. 작년 3조2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조선 빅3 중 올해들어 그나마 양호한 실적 개선세를 보였지만 또 다시 해양 플랜트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분기 조선 부문에서 14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이 수주한 Seadrill사의 세미리그 수주 취소로 1770억원 규모의 일회성 손실이 발생한 것이 주원인이다. 여기에 해양 플랜트에서 약 5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 현대중공업이 진행중인 사우디아라비아 슈케이크 화력발전소.


해양 플랜트 손실은 콩고 Moho Nord, 노르웨이 Aasta Hansteen, 캐나다 Hebron, UAE Nasr프로젝트에서 예정원가를 조정하고 충당금을 쌓은 탓이다. 반면 상선 부문에서는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상선 부문에서의 선전이 현대중공업의 추가 손실을 막아 준 셈이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현대중공업이 4분기에는 소폭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3분기 실적에 세미리그선의 적자를 반영했고 상선 부문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서다. 해양 부문도 대형 공사 6개중 2개가 올해 종료되고 나머지 4개는 이번에 손실을 선반영해 리스크가 줄어든 상태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육상 플랜트 부문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재정악화로 대금납부가 지연되고 있다. 또 원가협상에서의 비협조적인 자세 등으로 현대중공업 등 한국 EPC업체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사우디 슈케이크 발전과 제다사우스 발전의 완공시점이 오는 2017년인 만큼 내년까지 계속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삼성중공업, 이익은 냈지만

삼성중공업은 지난 3분기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 삼성중공업이 지난 3분기 이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일부 해양 프로젝트에서 체인지 오더 관련 일회성 이익(410억원)이 유입됐기에 가능했다.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삼성중공업의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36억원에 불과하다. 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삼성중공업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년대비 3.8%포인트 하락한 1.8%에 그친다. 이는 Egina 프로젝트 등 저마진 해양 생산설비 프로젝트 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Egina 프로젝트는 지난 2013년 30억달러에 수주한 공사다. 하지만 공기가 계속 지연되면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나는데 수익성은 낮아지고 있는 상태다. Egina프로젝트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4%에서 올해 3분기 25%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국 현재 진행 중인 저마진 해양 프로젝트를 완료하기 전까지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삼성중공업이 진행하고 있는 저마진 해양 프로젝트는 크게 3가지다. Ichthys CPF, Egina FPSO, Shell FLNG다. 이 프로젝트들의 납기일은 내년 6월부터 오는 2017년 10월까지다.

문제는 이들 프로젝트의 공정률이다. 3분기 기준으로 Ichthys CPF의 경우 69%, Egina FPSO는 27%, Shell FLNG는 80%다. 아직 완공까지 시간이 상당기간 남아있다. 이는 곧 삼성중공업에게 추가 손실 리스크가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완공이 지연되거나 체인지 오더가 발생해 비용이 들어가게 되면 삼성중공업에게는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

◇ 해양 비중 높은 대우조선, 여전히 불안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3분기 또 다시 1조217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중 해양프로젝트 손실액만 약 75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망갈리아 조선소와 드윈드 등 해외 부실 자회사를 두고 있어 조선 빅3 중 가장 심각하다.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이 이처럼 부진한 것은 채권단이 실사를 통해 실적을 보수적으로 반영한 것이 직접적 원인이다. 해양부문의 손실 이외에도 장기외상매출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 1700억원, 드릴쉽 취소와 관련된 대손상각 1800억원 등이 실적에 반영됐다. 영업외 손실 7000억원은 대부분 망갈리아 조선소와 드윈드 등 해외 자회사와 관련된 우발채무 등을 보수적으로 반영한 결과다. 


▲ 대우조선해양은 조선 빅 3중 올해 신규 수주액이 가장 적다. 여기에 해양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경쟁사들에 비해 추가 손실 리스크에 더 많이 노출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과 업계에서는 3분기 실적에 부실요인을 선반영한 만큼 추가적인 손실액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리스크는 남아있다.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공정지연이 발생하고 있고 저수익 공사도 진행되고 있어서다. 이는 국내 조선 빅3의 공통적인 문제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해양의 비중이 높은 만큼 다른 조선업체에 비해 리스크에 더욱 많이 노출돼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전체 매출에서 해양이 차지하는 비중은 55%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해양 비중을 50%까지 낮추고 LNG선 비중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대우조선해양의 지난 2분기 '어닝 쇼크'의 주범이었던 미청구공사금액도 리스크로 남아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분기 기준 9조4148억원 규모의 미청구공사금액을 상당부분 털어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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