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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화학업계 '톱' 굳힌다

  • 2015.10.30(금) 14:30

주력인 범용 제품 고부가가치 제품 추가
대규모 합작 진행 등 자금조달 우려도

롯데케미칼이 삼성그룹에 남아있던 화학계열사들을 인수한다. 이로써 롯데케미칼은 범용 제품에서 정밀 제품까지 망라한 종합화학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딜을 통해 LG화학, 한화종합화학과 함께 업계 빅3를 형성하게 되며 수익률 면에서는 독보적인 1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삼성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정밀화학 지분 31.5%(삼성BP화학 지분 49% 포함)과 삼성SDI의 케미칼 사업부문 분할 신설법인 지분 90%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총 인수 자금만 3조원에 달한다.

 

이번 빅딜은 국내 석유화학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동시에 롯데그룹 입장에서도 역대 가장 큰 규모의 M&A다. 이를 통해 롯데의 화학사업 부문 매출은 기존 15조원 수준에서 19조원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14조9000억원 수준이고 이번에 인수하는 3사 매출액은 4조3000억원 선이다.

 

◇ 범용에서 정밀까지

 

롯데케미칼의 주력 아이템은 에틸렌을 비롯한 범용 석유화학제품이다. 현재 투자를 계획하거나 진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업 역시 범용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원료를 다변화해 수익을 높여나가는 구조다.

 

이번 딜은 그동안 진출하지 않았던 정밀화학 부문을 가져왔다는 데 의미가 있다. 명실상부한 종합화학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김은진 화학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이번 롯데의 삼성계열사 인수는 정밀화학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데 의미를 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삼성정밀화학은 건축과 산업, 섬유, 의학 등에서 사용되는 염소 및 셀룰로스 계열의 정밀화학 제품을 갖고 있다. 대표적으로 건축용 시멘트 물성 향상제인 메셀로스와 의약용 캡슐 및 코팅제인 애니코트, 에폭시수지 원료인 ECH 등이 있다.

 

올 상반기 삼성정밀화학의 메셀로스과 ECH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각각 73%, 51% 수준이다. 이에 더해 삼성BP화학의 주력제품인 초산 역시 국내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삼성으로부터 가져오는 제품 중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는 현재 롯데케미칼이 ABS의 원료인 BD(Butadiene)와 SM(Styrene Monomer)을 생산하고 있어 수직계열화 할 수 있다.

 

ABS는 가전 및 전기전자 제품, 자동차 내외장재 등에 사용되며 삼성SDI의 생산능력은 국내 2위, 글로벌 시장 점유율 6위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ABS는 중국의 수요 증가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부분”이라며 “이외에도 삼성SDI 케미칼 사업 부문의 PC(Poly Carbonate)와 인조대리석 등이 국내 1위여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 매출 규모 1위 

 

롯데케미칼의 이번 인수에 대한 시장 평가는 긍적적이다. 그 동안 범용 제품에 집중하면서도 저렴한 원료 확보에 주력하며 수익성을 개선한데 이어 새로운 제품으로 매출처가 다각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선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과 오랜 시간이 걸린다. 또 신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장벽도 높아 공략이 쉽지 않다. 그런 만큼 M&A를 통한 신제품 및 신시장 확보는 이익 성장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 관점으로 볼 때 석유화학 기업들의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는 필수적"이라며 "새롭게 인수한 엔지니어링플라스틱과 의약용 셀룰로오스 계열 사업 인수로 롯데케미칼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한 단계 레벨업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 규모도 단숨에 1위로 뛰어오른다. 국내 1위 석유화학사인 LG화학의 지난해 매출액은 22조5778억원이나 석유화학사업만 보면 17조2645억원이다. 이번에 인수한 계열사를 포함하면 롯데가 2조원 가량 많다.

 

다만 기존 석유화학제품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정밀화학 사업이 더해지는 것으로 기존 석유화학제품 시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고 매출액 증대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투자 확대로 1위 굳히기

 

롯데케미칼은 현재 국내외 기업들과 다양한 합작사업을 통해 설비 신증설 등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설비를 확대하면 원료(나프타)를 대량으로 도입할 수 있어 원가를 줄일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한 원료(콘덴세이트)를 도입하면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달 중순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프로젝트 생산설비를 준공해 상업가동을 앞두고 있다. 또 말레이시아 법인 LC Titan의 생산설비를 늘릴 예정이고, 미국 액시올사와 협력해 2조9000억원을 들여 미국에 에틸렌 및 에틸렌글리콜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국내에선 현대오일뱅크와 함께 혼합자일렌(MX) 사업을 위한 합작사업을 진행중이다. 이외에도 이탈리아 베르살리스와 합작해 합성고무 생산 공장을 짓는 등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업계에선 롯데케미칼이 오는 2018년까지 약 4조원의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 일부에선 롯데케미칼이 투자 자금과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향후 3년 동안 7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며 “이번 인수가 지나치게 공격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아직 피인수 기업에 대한 실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추후 구체적인 금액이 확정되면 사내유보금 활용 등 자금 조달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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