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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다시 달리자!]에쓰오일, 설비투자로 한계 돌파

  • 2015.11.19(목) 08:28

제품 다각화 위해 대규모 시설투자

세계 경제가 여전히 불안한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에 힘입어 부활하고 있는 일본기업과 가격과 기술 모두 턱 밑까지 추격한 중국기업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부단한 혁신을 통해 위기를 퀀텀 점프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주요 기업들의 전략과 사업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국내 정유사들이 일상화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신규 사업 마련에 팔을 걷어 붙였다. 정유사들은 지난해 말 국제 유가 급락의 직격탄을 맞아 30여년만에 대규모 적자를 내기도 했다.

 

올 들어 정제마진이 개선되며 흑자로 돌아섰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당분간 저유가 시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동 산유국들이 원유 정제설비를 늘리고 있고, 석유제품 수요와 직결되는 글로벌 경기 회복도 여전히 더딘 탓이다.

 

정유 및 석유화학 사업은 대규모 장치산업인 탓에 새로운 사업을 위해선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 그만큼 실패했을 때 리스크도 큰 셈이다.

 

그런 면에서 에쓰오일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자회사이기 때문이다. 안정적으로 원유를 공급받는 것은 물론 시장에서의 신용도도 높아 신규 투자 여력이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우리는 새로운 사업을 하려면 복잡한 단계를 거쳐 합작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에쓰오일은 아람코 덕에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어 부러울 때가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 투자 없인 미래 없다

 

지난해 에쓰오일은 수익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시설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정유와 석유화학 복합설비인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RUC)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가 주인공이다.

 

우선 RUC를 통해선 원유 정제과정에서 생산되는 값싼 잔사유를 원료로 고품질의 석유제품을 만들 수 있다. 잔사유는 유황함량이 많은데 이 시설을 통해 탈황공정(RHDS)과 중질유 분해공정(RFCC) 등을 거치면 고부가제품인 휘발유와 프로필렌으로 전환된다. 잔사유는 일반 원유보다 가격이 싸기 때문에 원가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여기서 만들어진 프로필렌은 ODC로 이동된다. 이를 원료로 올레핀 계열 제품인 PO(Propylene oxide)와 PP(Poly propylene)를 생산한다. PO는 우레탄 등 건축 및 생활자재의 원료, PP는 플라스틱과 필름 등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현재 에쓰오일의 석유화학사업 주력 제품은 파라자일렌(PX)이다. 하지만 국내는 물론 중국과 중동 등 아시아 시장에서 PX 생산설비가 빠르게 늘어나 공급 과잉 상태를 보이고 있다. 최근 PX 생산기업들이 자체적인 생산량 조절로 견조한 스프레드(판매가-원료가)를 이어가고 있지만 예전처럼 높은 수익을 거두긴 힘든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에쓰오일은 ODC를 통해 현재 화학사업 내 판매비중이 70%가 넘는 PX 비중을 2018년에는 47%로 줄이고, 그 대신 8% 수준의 올레핀 제품 비중을 37%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더해 에쓰오일은 기존 생산설비의 시설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00억원을 들여 오는 2017년 5월까지 울산공장 시설을 개선해 벙커C유 등 저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줄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초저유황 경유 생산량을 종전보다 10% 가량 늘릴 예정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설비 운영 효율을 높이면 같은 양의 원유를 투입해도 경제성이 높은 제품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어 원가절감 및 수익성 증대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며 “RUC 및 ODC, 설비개선 프로젝트가 모두 완료되는 2018년에는 연간 1000억원의 수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뿌린만큼 거둘까

 

에쓰오일이 이들 시설을 새로 짓는 데 투입하는 시설투자비는 총 4조789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가 성공하기 위해선 업황이 받쳐줘야 한다.

 

최중기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셰일오일 생산기술의 발달에 따른 유가 변동성, 지속적인 정제설비 증설로 정제마진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업황이 살아나지 않을 경우 대규모 시설투자는 재무위험 확대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에쓰오일은 이번 투자로 석유화학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고, 정유사업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번 투자를 통해 에쓰오일은 잔사유 손실을 줄이고 올레핀 비중 증가에 따른 석유화학 실적 안정이란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다”며 “투자에 따른 내부수익률(IRR)은 18.3%, 6년 정도면 투자회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대효과도 상당하다. 에쓰오일은 투자가 진행되면 총 1만2700명의 고용 유발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콤플렉스가 들어서는 울산 지역에서만 1조1100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생길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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