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제네시스]㊤다시 출발선에 섰다

  • 2015.11.20(금) 08:16

'제네시스' 브랜드로 성장엔진 재점화
'제2의 질적성장' 도모..'EQ900'부터 시작

현대차가 또 다른 출발을 선언했다. 대중차 이미지를 벗고 고급차로의  재도약을 천명했다. 현대차의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은 많은 의미를 갖는다. 글로벌 5위권의 메이커로서 이제는 톱 티어(Top Tier)로 가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대중차로는 더 이상 성장에 한계를 느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 여부는 향후 현대차의 미래를 가늠할 중요한 잣대다. 현대차의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이 갖는 의미와 히스토리, 전망 등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

 

 

현대차가 10년을 준비한 브랜드를 마침내 론칭했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다.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론칭하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있었다. 대중차 이미지가 강한 현대차가 고급 브랜드를 론칭했을 때 과연 시장에서 통할지 여부가 핵심이었다. 이 난제를 풀기 위해 현대차는 10년이라는 시간을 고민했다.

그리고 마침내 새로운 시작을 선택했다. 성장 정체에 직면한 현대차로서는 돌파구가 필요했다.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은 현대차가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체된 성장 엔진을 다시 가동하기 위한 촉매제인 셈이다. 정의선 부회장을 중심으로 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 멈춰버린 성장 엔진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399만7169대다. 전년대비 1.5% 감소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수입차의 공세에 밀렸다. 해외 시장에서는 경쟁 업체들의 공격적 마케팅에 고전했다. 여기에 환율 변동에 가격 경쟁력에서 수세에 몰리며 판매가 줄어든 상태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은 뼈아팠다. 최근 두 달여간 판매는 다시 회복세에 들어섰지만 올해 초부터 시작된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은 현대차 전체 판매량을 뒤흔들만큼 큰 충격이었다. 외형적인 판매 대수도 문제였지만 그동안 한 수 아래로 봤던 중국 로컬업체들에게도 밀렸다는 점은 
현대차가 위기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올해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 목표는 505만대다. 남은 두달간 106만여대를 판매해야 달성이 가능한 수치다. 산술적으로 한달에 53만대씩 판매해야 한다. 하지만 올해 현대차의 한달 평균 판매량은 39만9000여대 수준이다. 현대차가 올해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현대차의 판매 부진 현상이 수년전부터 조금씩 진행돼 왔다는 점이다. 현대차의 분기별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이런 현상은 더욱 명확해진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4분기 글로벌 판매 800만대 달성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이 때문에 현대차의 작년 4분기 판매량은 최근 수년간 가장 많았다.

하지만 그 이후 분기별 판매량은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성장 곡선이 완만하게 우하향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그동안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이 가능케했던 토대인 해외 생산·판매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현대차의 해외 생산·판매는 전년대비 2.1% 감소했다.
 
이같은 숫자들은 그동안 고속성장을 했던 현대차가 한계에 직면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내수는 물론 해외에서도 판매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은 현대차가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제2의 질적 성장' 선언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은 현대차가 이런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내놓은 회심의 카드다. 대중차 브랜드로서의 성장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이 현대차의 생각이다. 글로벌 판매 800만대를 넘어서면서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5위권 업체로 올라섰다. 하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대중적인 브랜드만으로는 넘을 수 없다.

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글로벌 브랜드'라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대중차 브랜드로 양적 성장을 이룬만큼 이제는 고급 브랜드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질적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 2011년 한 차례 질적 성장을 선언해 성공한 바 있다. 일명 '제 값 받기' 선언이 그것이다.

현대차는 당시 '제 값 받기' 선언으로 큰 성과를 거뒀다. 그동안은 판매 확대를 위해 판매 보조금 등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들였지만 이제는 품질에 자신이 있는 만큼 이를 줄이고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선언이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금융위기로 힘겨워할 때 현대차는 오히려 공격적인 방법으로 위기를 돌파했다.
 

이번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도 마찬가지다. 성장 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적인 부분은 기반을 다졌고 이를 토대로 고급차 시장을 공략해 품질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물론 판매 확대와 수익성 제고까지 이뤄내겠다는 생각이다.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은 이미 지난 2008년 공론화됐었다. 당시 현대차는 처음으로 최첨단 기술이 집액된 럭셔리 세단 '제네시스'를 출시했다. 대중 브랜드인 현대차가 만든 럭셔리 세단 '제네시스'의 성공여부에 대해 시장은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제네시스'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현대차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참에 '제네시스'를 브랜드화 해 본격적으로 고급차 시장까지 노려볼 심산이었다. 히지만 당시는 현대차가 양적인 성장을 해야하는 시기였던 만큼 계획은 보류됐다. 하지만 그로부터 8년 후 '제네시스' 브랜드는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8년 전과 지금의 '제네시스' 브랜드가 가진 임무는 다르다. '제네시스' 브랜드에는 현대차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라는 임무가 부여돼 있다.


◇ 'EQ900'부터 시작한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에 앞서 치밀하게 준비를 해왔다. 오로지 '제네시스' 브랜드만을 위한 드림팀을 꾸렸다. 가장 중요한 디자인 파트부터 최정예만을 모았다.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총괄 사장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인 루크 동커볼케를 영입했다. '제네시스'브랜드를 위한 디자인 팀의 이름도 'G-Force'로 명명했다.

파워트레인 및 각종 편의 사양도 기존의 럭셔리카와는 클래스가 다른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은 "'제네시스'라는 새 브랜드는 현대차의 미래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작고 섬세한 부분까지 정성이 가득 느껴지도록 해 고객에게 기쁨과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현재 다음달 출시 예정인 'EQ900'에 전력투구 하고 있다. 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 후 선보이는 첫 작품이어서다. 현대차가 향후 '제네시스' 브랜드를 어떤 식으로 만들어 내놓을지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모델이다. 그런만큼 시장의 관심도 뜨겁다. 
 
 
현대차는 최근 사전 마케팅의 일환으로 'EQ900'의 렌더링과 주요 사양을 공개했다. 'EQ900'은 현대차의 설명대로 기존의 럭셔리카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과 사양을 갖췄다. 여기에 현재 자동차 업계의 주요 이슈 중 하나인 자율주행차의 전초 단계 기술을 탑재한 것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EQ900'의 성공 여부는 현대차에게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이다. 특히 '제네시스' 브랜드는 고성능카 브랜드인 'N' 브랜드와 함께 정의선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사업이다.
 
일단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국내에서 글로벌 메이커들이 보유하고 있는 수준의 럭셔리카가 없었던 만큼 'EQ900'은 시장 안착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를 통해 '제네시스' 브랜드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고급 브랜드로 인식되면서 장기적으로도 수익성 확보와 내수 시장 판매 확대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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