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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 빅뱅!II]위기① 수출 절벽

  • 2015.11.20(금) 10:32

수출, 올들어 줄곧 내리막..주력업종 부진
제조업, 외형-수익 모두 악화 '적신호'

한국 제조업이 전례없는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수출이 부진한 상황이고, 내수 역시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2%대로 그치는 등 비관적인 전망들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대기업들의 사업재편, 한계기업 정리에 나선 정부 등 고도 성장기를 지나 침체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국내산업의 현 주소와 그 요인, 전망 등을 정리해본다.[편집자]

 

'수출 절벽'이란 단어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그동안 한국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수출이 올들어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력제품들의 고전이 현실화되면서 올들어 계속 이어진 수출 감소현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 상태다.

 

실제 최근 수출부진은 구조적인 문제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수출 주력제품의 종류가 많지 않고, 중국 등 특정지역에 편중된 상태에서 후발주자들의 급격한 추격과 세계 경기부진이 겹치자 위기에 직면했다는 설명이다.

 

◇ 주력산업 '마이너스 행진'

 

지난 10월 수출액은 434억7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5.8% 감소했다. 금융위기이후 6년2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문제는 수출 감소가 일시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올들어 수출액은 줄곧 마이너스 행진을 해왔다. 연초 한자릿수 감소폭을 보이던 수출은 지난 5월 두자릿수(-11.0%)를 기록했다. 6월과 7월에는 감소폭을 줄이는 듯 했지만 8월(-15.1%), 9월(-8.4%)에 이어 10월에는 감소폭이 더 확대됐다.

 

 

주요 지역이나 품목별로도 현재 수출이 처한 상황이 그대로 나타났다. 전체 수출에서 25% 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은 8.0% 감소했고, 미국도 11.4%, 유럽연합은 12.5% 줄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올들어 1월과 6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수출이 감소했다. 지역별로 지난 10월중 수출이 늘어난 곳은 베트남이 유일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13개 주력품목이 더 부진하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들 13개 품목은 지난해 연간 2.3%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올들어선 10월까지 9.2% 줄어든 상태다. 특히 10월에는 이들 품목의 감소율이 18.1%를 기록하며 전체 수출 감소폭을 웃돌았다.

 

품목별로는 무선통신기기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들이 모두 감소했다. 특히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선박 등의 감소폭이 눈에 띌 정도로 컸다. 자동차와 철강의 부진도 이어졌고, 반도체 역시 올들어 처음으로 수출감소를 기록했다.

 

 

이같은 현상은 단순히 세계경기 둔화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라는 평가다. 일부 분야나 국가에 편중된 구조적 문제와 함께 주력상품들의 주요시장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10년간 수출 10대 품목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새롭게 성장한 산업이 없었다는 얘기다. 여기에 기존 사업들은 중국 등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주력 8개 품목중 2003년에는 철강과 정유를 제외한 반도체, 스마트폰, 자동차, 조선해양, 석유화학, 디스플레이에서 한국의 점유율이 중국을 앞서고 있었지만 2013년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모든 품목에서 역전됐다.

 

중국과 미국, 일본 등이 전체 수출의 4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 역시 문제다. 이들 국가의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순철 부산외대 교수는 지난 19일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2011년이후 한국의 수출증가율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보다는 한국산업의 경쟁력이 전방위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 외형도, 수익도 '적신호'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제조업의 성장성이나 수익성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현한 연세대 교수가 지난 16일 열린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200대 제조업체의 매출증가율은 지난해 0.52%에 불과했다. 이는 선진국 4.16%, OECD회원국 3.69%, 신흥국 5.06% 등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한국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은 2010년 15.23%에서 2011년 8.1%로 하락했고, 2012년과 2013년에도 각각 6.34%와 2.38%에 그쳤다. 주요기업들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성장이 정체되면서 벌어들이는 이익의 규모도 줄어들고 있다. 국내 제조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00년 6.79%에서 2014년 4.23%까지 줄었다. 반면 선진국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17%에서 8.01%로 높아졌다.

 

신 교수는 "국내 제조기업들의 경우 금융위기 이전 매출증가율이 상승세를 보였을때도 영업이익률이 감소해왔다"며 "이는 영업활동에 들어가는 비용이 계속해서 증가해왔다는 것을 의미하며 비용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들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원가비율이 높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매출원가는 고정비 성격인 만큼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제조기업들의 매출원가 비율은 약 83% 수준으로 OECD 회원국이나 선진국(67% 수준), 신흥국 제조기업(78% 수준)보다 높다.

 

신 교수는 "판매관리비는 경제가 어려워질 경우 마케팅비나 인건비를 줄여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지만 매출원가가 높은 비용구조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용절감 능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산업정책이 변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일부 주력산업 육성에 집중하던 정책보다 새로운 수출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등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순철 교수는 "한국의 주요산업이 수출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선 단순 가공형 산업에서 고부가가치 창출산업으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며 "기업은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수출 다각화를 추진하고, 정부도 전방위적인 수출지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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