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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유류세, 정말 낮출 수 없나

  • 2016.02.03(수) 09:52

저유가로 세수 6000억원 증가
에너지세 조정하면 인하 가능

저유가 시대가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의 기름값 부담이 줄어들고 있지만 국제유가 하락 폭에 못미쳐 볼멘소리가 나온다.

 

국제유가가 급락하기 시작한 2014년 10월에 비해 국제유가(두바이유)는 67% 하락했지만 국내 휘발유 가격은 23% 하락하는데 그쳤다.

 

반면 정부는 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제품 소비가 늘면서 유류세 수입이 크게 늘어 표정관리 중이다. 대표적인 유류세 항목인 교통에너지환경세(교통세)의 지난해 세수입은 전년보다 6000억원 가량 늘어난 약 13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를 포함한 전체 유류세 세수는 같은 기간 1조원 이상 늘어나 20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이처럼 소비자보다 정부가 저유가 혜택을 더 누리는 상황이 되면서 유류세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종량세냐 종가세냐

 
유가 하락에 비해 석유제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떨어지는 이유는 휘발유와 경유 등 에너지 자원에 부과되는 세금이 종량세 구조이기 때문이다. 판매가격에 붙는 게 아니라 판매량에 정률로 붙는 구조여서 부가세를 제외하고는 큰 변동이 없는 것이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1월 넷째 주 국내 휘발유 가격은 리터 당 1370원이었고, 이 중 유류세는 870.9원으로 전체의 64%였다.
 
 
그렇다고 유류세 구조를 종량세가 아닌 종가세로 바꾸기는 쉽지 않다. 종가세를 적용할 경우, 정부 입장에서는 유가가 출렁일 때마다 세수가 달라져 세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유가가 오를 때는 세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홍성훈 한국조세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에너지세를 종가세로 하면 유가 변동에 따른 세수입을 예측하기 어렵고, 국가 재정계획도 혼란스러워질 것”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제품 가격이 올라가면 실제 세금 부담이 종량세보다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 세율 낮출 수 없나
 
유류세(율) 자체를 낮추는 방안도 쉽지 않다. 일부에서는 유류세를 낮추면 국민들의 소비여력이 늘어나게 되고 소비가 늘면 부가가치세 등의 세수입이 증가해 유류세 인하분을 보전할 수 있게 되고, 침체된 내수경제도 살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의견은 유류세를 낮추는 것이 석유에너지 사용을 줄여나가는 세계적인 추세에 부합하지 않고, 세율 인하를 통한 소비개선 효과도 장담할 수 없다는 주장에 밀린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여나가는 상황에서 유류세를 낮춰 석유에너지 소비를 촉진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또 현재 가구당 유류비(월 20만~30만원)를 감안하면 유류세를 10% 줄인다해도 실질적으로 소비여력이 개선되는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훈 부연구위원은 "유류세 감면을 통해 일반 국민들의 세금 부담이 줄어들 순 있지만 소비여력이 개선돼 부가가치세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는 아직까지 도출된 적이 없다"며 "특히 유류세 감면에 따른 부가가치세 증가는 여러 단계를 거쳐 나타나는 간접적인 것이어서 효과 여부를 단정짓기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 해법, 정말 없나 
 
문제를 세수의 안정적 확보 차원으로 좁히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에너지세(휘발유와 경유, 석탄, 천연가스 등 에너지원에 부과하는 세금)구조를 바꾸는 방식이다.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에 집중된 세금을 석탄이나 원자력 등 다른 에너지원에도 나눠 부과하면 그만큼 유류세를 낮출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에너지세의 대부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일반 국민들이 소비하는 수송용 에너지원(전체의 79%)으로부터 거두고 있다.
 
휘발유에 단위 열량당 부과되는 세금은 2만2577.69원/GJ(에너지 열량에 따른 세금)으로 전체의 36.1% 달한다. 경유와 LPG는 각각 1만4721.99원/GJ, 1만2307.19원/GJ로 23.5%, 19.7%를 차지한다.
 
 

홍성훈 부연구위원은 “과거 정부는 조선과 철강, 자동차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중후장대 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산업용 에너지에는 비과세 혜택 등을 부여했는데 이를 정상화하면 경쟁력이 떨어진 기업들은 자연스레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각 기업들은 에너지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주력할 것”이라며 “석탄을 비롯한 전력 에너지원에 과세가 이뤄져 에너지세가 확충된다면 유류세를 하향 조정할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 복잡한 유류 세목

 

 

유류세에는 교통세와 교육세, 주행세, 부가세, 관세 등 다양한 세목이 포함돼 있다. 특히 유류세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교통세는 특별회계 용도가 아니면 사용할 수 없는 목적세다. 이 때문에 교통과 관련된 것이 아니면 정부가 원하는 곳에 관련 세수를 사용할 수가 없다. 유류세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선 복잡한 세목을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홍성훈 부연구위원은 "목적세는 지출용도가 정해져 있어 활용도가 크지 않고 국민 후생을 개선하는데 사용하기도 어렵다"며 "여러 세목을 하나의 이름(휘발유 개별소비세 등)으로 바꾸면 정부가 유류세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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