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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실적]현대차, 수익성 3년째 내리막

  • 2016.02.04(목) 08:49

이종통화 환율 변동에 '휘청'
현대제철·글로비스는 선방

작년에도 현대차그룹은 환율과 해외 판매 부진에 발목을 잡혔다. 재작년부터 꾸준히 거론돼왔던 수익성 악화가 작년에는 본격화된 모습이다.

 

특히 그동안 선방해왔던 현대모비스마저 현대·기아차 실적에 연동되며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그나마 업황 부진에도 양호한 성과를 낸 현대제철과 물류부문에서 독자적인 먹거리를 찾아가고 있는 현대글로비스의 실적 호조가 위안거리였다.

 

◇ 3년째 계속된 부진

현대차는 지난해 어닝쇼크 수준의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3년 연속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꿋꿋하게 호실적을 거뒀던 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그만큼 경쟁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졌고 환율 등 영업환경도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현대차의 작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3.0% 증가한 91조9587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5.8% 감소한 6조3579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도 전년대비 14.9% 줄어든 6조5092억원을 나타냈다.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은 쪼그라든 것이다.

 

 
영업이익은 지난 2012년 8조4406억원을 정점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2012년 9.9%에서 작년 7.16%로 떨어졌다.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상황이다.

기아차도 마찬가지다. 기아차도 연간기준으로 3년 연속 영업이익이 줄었다. 지난 2012년 3조5223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계속 하락해 작년에는 2조3543억원으로 떨어졌다. 이로써 기아차는 지난 2014년에 이어 2년 연속 영업이익이 2조원대에 머물게 됐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이 이처럼 저조한 데에는 공통된 이유가 있다. 환율 변동에 따른 해외 판매 부진 탓이다. 지난 2014년에는 달러-원 환율 하락으로 현대·기아차 모두 큰 타격을 입었다면 작년에는 루블화, 헤알화 등 신흥국 통화 약세로 고전했다. 신흥국 통화 약세는 바로 해외 판매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현대차의 작년 중국 판매는 전년대비 5.1% 감소했다. 러시아는 전년대비 3.2%, 브라질은 2.7% 줄었다. 기아차의 중국 판매도 전년대비 4.6% 감소했고 러시아는 전년대비 18.7%, 동유럽·터키는 30.7% 줄었다. 해외 판매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던 현대·기아차가 이제는 오히려 해외 판매에서 발목이 잡힌
형국이다.

◇ 희비 엇갈리는 계열사

현대차그룹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구성돼있다. 따라서 현대·기아차의 실적에 따라 계열사들의 실적이 좌우되는 특징이 있다. 다만 현대·기아차에 대한 실적 의존도가 줄어들고 있는 계열사의 경우 현대·기아차의 실적 추이와 다른 행보를 보이곤 했다. 현대모비스가 대표적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4년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당시 현대·기아차는 2년 연속 영업이익 감소로 고전하고 있던 시기였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유럽과 중국 시장에서의 신차 판매 증가에 힘입어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5% 증가하는 호실적을 거뒀다. 매출처를 현대·기아차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여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로 꾸준히 확대한 결과였다.

그러나 작년에는 달랐다. 현대모비스도 현대·기아차와 마찬가지로 이종통화 약세의 여파를 견뎌내지 못했다. 이 탓에 현대모비스의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6% 감소했다. 그동안 현대·기아차의 실적과 디커플링되는 모습을 보였던 현대모비스였지만 작년에는 실적이 현대·기아차와 연동되며 부진했다. 특히 주력인 모듈부문의 수익성이 급감했다. 작년 모듈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2.7%나 줄었다.
 

현대제철의 경우 그나마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현대제철의 작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8% 감소한 1조4642억원을 나타냈다. 개별기준으로는 오히려 전년대비 1.9% 증가했다.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는 철강 업황 부진을 감안하면 현대제철의 실적은 선방한 셈이다.

현대제철이 그나마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은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효과와 더불어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에 힘입은 바가 크다. 또 건설경기 회복에 따른 봉형강 제품 수익성 개선도 양호한 실적을 거두는 데에 큰 몫을 담당했다. 현대제철은 향후에도 자동차 강판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에 전력투구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가장 좋은 실적을 거둔 곳은 현대글로비스다. 현대글로비스는 작년 69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6.9% 증가한 수치다. 현대글로비스는 그동안 현대·기아차의 물류 물량을 중심으로 하되 여타 매출처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해외 물류를 시작으로 국내 물류, CKD, 중고차 부문 등 전 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실적 변동에 대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성장 엔진이 꺼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는 이미 수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 
문제는 그런 우려가 최근 2~3년 사이에 현실화 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의 부진은 시장이 현대차그룹에 대해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다.

실제로 현대차의 경우 지난 2012년 이후 해외 판매가 정체됐거나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해외 생산·판매의 경우 매년 판매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속도가 빠르지 않다. 오히려 추세적으로 판매 곡선이 완만하게 우하향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생산·해외 판매의 경우는 확연하게 우하향하고 있다.
 

기아차는 현대차와는 조금 다르다. 지난 2014년까지 해외 생산·판매와 국내 생산·해외 판매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하지만 작년에는 해외 생산·판매는 물론 국내 생산·해외 판매 모두 크게 꺾였다. 현대·기아차가 작년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은 이처럼 해외 판매가 점점 감소하고 있는 탓이 크다.

현대차그룹의 근간인 현대·기아차의 해외 판매 감소는 전체 계열사들의 실적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현대모비스는 부품에서, 현대제철은 자동차 강판 등에서, 현대글로비스는 물류에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 현대차그룹내 각 계열사들이 현대·기아차 의존도를 줄이고 자력갱생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고급차와 고성능차, 친환경차에 방점을 찍었다. 기아차도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한 RV모델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동안은 양으로 승부했다면 이제는 질로 승부하겠다는 계산이다. 판매 부진의 늪에서 탈출하기 위한 해법을 새로운 시장 개척에서 찾은 셈이다.
 
다만 올해도 신흥국의 경제 불안에 따른 환율 변동은 여전히 악재다. 이는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임을 의미한다. 현대차그룹의 성장동력이 재점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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