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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No.1] 3D낸드, 삼성의 독무대

  • 2016.02.18(목) 08:45

삼성, 3세대 V낸드 개발..프리미엄 시장 공략
3D 낸드 비중 확대 전망..후발주자와 격차

한국 경제를 이끌어왔던 주력 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율 등 불안한 대외변수와 중국의 추격 등 경쟁이 심해지며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시장을 호령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사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제조업과 수출'이라는 두 기둥을 지켜낼 기술과 제품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반도체,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미세공정이다. 같은 크기의 원판(웨이퍼)에 미세한 공정이 적용될수록 보다 고집적, 고성능, 저전력 제품 생산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곧 기업의 경쟁력으로도 연결된다.

 

D램과 마찬가지로 낸드플래시 분야 역시 그동안 미세공정 전환 경쟁이 이어져 왔다. 이미 삼성전자, 도시바,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은 10나노급 낸드플래시 제품이 주력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하지만 그동안의 미세공정은 한계에 직면한 상태다. 평면형태의 반도체 구조 특성상 내부 셀(Cell)간 간섭현상이 생기는 등 기술적, 물리적 문제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은 제조기술의 기존 개념을 바꾼 제품으로 이를 돌파하고 있다. 바로 'V낸드'라고 명명된 3차원(3D) 낸드플래시다.

 

◇ 삼성, 'V낸드'로 3차원 시장 주도

 

삼성전자의 3D 낸드플래시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그동안의 기술경쟁 구도 자체를 바꿨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기술개발이후 낸드플래시의 경쟁 초점은 '누가 더 미세한 공정을 적용하느냐'의 관점을 '누가 더 높게 쌓을 수 있느냐'로 변했다.

 

3D 낸드플래시 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전체 낸드플래시 제품중 3D 비중은 11%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며 연말에는 30%선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3D 낸드플래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지난 2103년 처음 'V낸드'라는 이름으로 1세대 제품을 선보인 후 2세대에 이어 3세대 제품까지 선보인 상태다. 1세대 제품은 수직으로 24단을 쌓았고, 2세대에서는 이를 32단으로 늘렸다. 지난해 8월에는 48단까지 높인 3세대 제품을 내놨다. 전 세계에서 48단을 적층한 것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이 선보인 256기가비트(Gb) 3세대 V낸드는 2세대 제품보다 용량이 두배 늘어났다. 칩 하나만으로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32기가바이트(GB) 메모리카드를 만들 수 있다. 기존 128기가비트가 적용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경우 같은 크기를 유지하면서 용량을 2배 키울 수 있다. 반면 소비되는 전력량은 30% 줄였다.

 

삼성전자는 3D 낸드플래시 비중을 계속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HS는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3세대 3D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분기 5%에서 4분기에는 27%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3차원 낸드플래시는?

 

기존 낸드플래시 제품이 일반 단독주택이라면 3차원 낸드플래시는 아파트로 비유할 수 있다. 셀을 수평으로 배열하는 기존 구조는 공정이 미세해지면 서로 인접한 셀들의 데이터가 지워지는 등 간섭현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개발한 3차원 낸드플래시는 셀을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쌓는 개념이다. 일정한 면적 안에서 끊임없이 위로 셀을 쌓아 용량을 늘릴 수 있다. 특히 수직으로 배열된 셀 사이에 간섭현상을 방지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V낸드는 높이 쌓을수록 용량을 키울 수 있다. 기존 설비를 그대로 활용해 적층단수를 높이는 것만으로 집적도를 키울 수 있다.

 

삼성전자가 10년에 걸쳐 개발한 이 제품에는 다양한 독자기술이 집약돼 있다. 특히 삼성전자 고유의 CTF(Charge Trap Flash)기술이 빛을 발했다.

 

 

수직으로 셀을 쌓기 위해서는 전기신호를 잡아 두는 물질을 더 얇고 강한 것으로 바꿔야 했다. 과거에는 이 물질로 '도체(전기가 통하는 물질)'을 사용했지만 더 강력하게 전기신호를 잡아두기 위해 '부도체(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를 사용해야 했다. 부도체에 전기신호를 가둬두는 기술이 바로 CTF다.

 

삼성전자만의 식각(에칭, Etching) 기술도 노하우가 집약된 결과물이다. 직경 300mm 웨이퍼 한장 위에 약 2000억개 이상의 구멍(채널 홀)을 균일하고 깨끗하게 파내 셀을 완성해야 하는 구조다. 삼성전자 식각기술은 후발업체들이 가장 쫓아오기 어려운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 삼성, 프리미엄 시장 노린다

 

삼성전자는 3세대 V낸드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SSD시장의 성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는 올해 SSD시장에서 3D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기업용의 경우 4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2017년에는 70%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SSD시장에서 3D 제품이 주류로 부상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이미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인 상태다. 지난해 3세대 V낸드를 기반으로 한 기업용·소비자용 모델을 대거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서울에서 '삼성 SSD 글로벌 서밋' 행사를 개최하고 2.5인치 소비자용 모델부터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기업용 모델까지 강화된 라인업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SSD가 기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시장을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작년에 공개된 제품의 경우 단 5초만에 PC를 부팅시킬 수 있고, HDD보다 20배 가량 빠른 속도를 냈다. 50분 분량의 초고해상도 풀HD 동영상(약 5기가바이트)을 불과 약 3초만에 저장하는 제품도 공개했다.

▲ 삼성전자가 CES에서 공개한 T3 제품.

 

올해초 미국에서 개최된 CES 2016에서는 포터블 SSD 'T3'도 내놨다. 최대 2테라바이트(TB) 용량의 이 제품은 HDD보다 최대 4배 가량 빠른 속도를 구현했고, 고용량의 초고해상도 4K UHD 영상데이터도 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

 

2TB 모델은 명함 사이즈 크기에 불과하지만 풀HD 영화 약 400편을 저장할 수 있다. 디자이너, 사진가와 같은 전문가뿐만 아니라 대용량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길 원하는 사용자들을 겨냥했다.

 

 

물론 다른 낸드플래시 분야 경쟁자들도 3D 낸드플래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벌어진 상태다. 삼성전자에 이어 낸드플래시 2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도시바는 아직 48단 양산을 시작하지 못했다.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도시바의 경우 32단인 2세대 제품 비중도 올해말에 가서야 13%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나마 마이크론이 가장 빠르게 따라오고 있는 상태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32단 개발을 마쳤고, 후속 제품을 개발중이다. 올해말 1세대 3D 제품비중이 34%까지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SK하이닉스는 2세대인 36단 제품 양산을 준비중이고, 48단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따라 올해 이들 기업이 3D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어떤 성과를 보일 것인지에 따라 삼성전자의 독주 지속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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