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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뉴삼성]下 '기업문화 혁신' 이끈다

  • 2016.05.13(금) 13:45

'스타트업 삼성' 혁신작업 본격화
'관리'서 '자발적 몰입'으로 진화 유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건강악화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지 2년이 지나고 있다. 부친의 뒤를 이어 경영을 책임진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서 삼성에는 적지않은 변화들이 생겼다. 외형적으로는 계열사 매각 등 사업재편과 함께 합병 등을 통해 지배구조를 다졌고, 내부적으로는 조직문화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년간의 변화를 정리해본다. [편집자]

 

이재용 부회장 체제의 삼성이 변하고 있는 것은 단지 비주력사업의 재편이나 지배구조 강화 등 외형적인 부분에 그치지 않는다. 이른바 '관리의 삼성'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한 작업들도 진행중이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속에서 과거와 같은 기업문화나 조직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이같은 결정에는 이 부회장 특유의 '실용주의'가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가 대대적인 기업문화 혁신을 선포한 것은 그룹내 위치 등을 감안할때 다른 계열사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스타트업'처럼 변해라

 

지난 3월24일 삼성전자는 기업문화 혁신을 위한 선포식을 가졌다.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 신종균 무선사업(IM)부문 대표, 이상훈 경영지원실 사장 등을 비롯해 주요 사업부장, 임직원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 행사의 키워드는 '스타트업 삼성'이었다.

 

'스타트업 삼성'은 조직문화를 바꿔 스타트업 기업처럼 빠르게 실행하고, 열린 소통의 문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혁신하자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기존 기업문화를 대대적으로 고치는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업무생산성 제고, 자발적 몰입 강화 등 3대 전략을 기반으로 6월까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기로 했다.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직급체계를 단순화하고, 직무와 역할중심으로 인사제도도 개편한다. 비효율적인 회의와 보고문화도 개선하고 장시간 근무하는 문화를 개선해 자발적인 몰입을 강화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룹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이같은 변화는 곧 '삼성'의 변화로도 연결된다. 삼성은 그동안 삼성전자의 문화를 계열사에 전파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최근 삼성전자 출신 임원들의 계열사 이동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당장 올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에 일어날 변화들이 앞으로 어떤 성과를 낼 것인지에 따라 다른 계열사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 이재용 부회장 '실용주의' 작용

 

삼성전자의 이같은 변화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거대해진 삼성전자를 보다 빠르고, 창의적인 기업을 탈바꿈시키겠다는 생각이다.

 

세계시장에서 경쟁의 축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한 만큼 삼성전자 역시 변화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구글이나 애플, 페이스북 등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경직적이고, 수직적인 기업문화로는 장기적인 생존 자체가 쉽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추월했던 일본기업들은 물론 과거 노키아, 모토로라 등의 사례에서 보듯 경쟁대열에서 낙오하는 것은 한순간의 일이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 스스로도 불필요한 의전 등을 없애며 조직 전체에 기존의 관행에서 탈피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른바 '실용주의'다. 전용기 매각이나 수행비서없는 해외출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건희 회장이 그룹 미래전략실을 통해 중요한 의사결정을 전달했던 것과 달리 주요 사업부장이나 계열사 사장들과 직접 소통하는 것도 이 부회장만의 방식이다.

 

현재로선 이같은 시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예상하기 어렵다. 수십년간 이어져온 기존 관행이나 업무방식 등을 한순간에 바꾸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문화 혁신이 경영실적으로 연결될 것인지 여부도 역시 불투명하다.

 

하지만 이런 변화 움직임 자체는 긍정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기존 주력사업이나 산업에서 한계를 맞고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의 시도가 어떤 결과를 이끌어 낼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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