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실적개선 '새발의 피'…정상화 '산 넘어 산'

  • 2016.05.15(일) 11:37

1분기실적, 흑자 달성·적자 축소 '선방'
정부 구조조정 눈앞…유동성 확보 절실

지금처럼 국내 조선산업이 위기인 적도 없었다. 한때 세계 조선 시장을 호령했던 것을 생각하면 현재의 상황은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던 국내 조선업체들은 수년만에 엄청난 적자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지금은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다.

이미 수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조선 빅3의 1분기 실적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현대중공업은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대우조선해양은 손실폭을 크게 줄였다. 삼성중공업은 부진했지만 그래도 흑자 기조는 유지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좋지않다. 업황 침체 지속과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 때문이다.

◇ 외형은 나아졌는데

분명 수치상으로는 나아졌다. 작년 매분기 적자만 기록하던 것에서 이제는 소폭이지만 흑자를 기록했다. 업체별로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실적이 개선된 것은 분명하다. 올해 들어 1분기까지 조선 빅3 중 현대중공업만 계열사 수주를 포함 총 5척을 수주한 것 이외에는 수주량이 전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나마 선방한 실적이다.

현대중공업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16% 감소한 10조272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흑자전환한 325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익도 전년대비 흑자로 돌아선 2445억원을 나타냈다. 현대중공업이 분기 기준으로 흑자를 달성한 것은 지난 2013년 3분기 이후 10분기만에 처음이다.

 

▲ 대우조선해양 15년 1분기 영업이익은 수정 전 실적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기대비 9.1% 감소한 3조532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전기대비 97.5% 줄어든 263억원을 나타냈다. 당기순이익은 314억원으로 전기대비 흑자전환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을 전기대비로 한 것은 작년 손실 일부를 2013년과 2014년 손실로 분산해 정정하면서 아직 작년 분기별 실적이 조정되지 않아서다.

삼성중공업은 경쟁업체들에 비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그나마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는 것이 위안거리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3.1% 감소한 2조5301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76.8% 감소한 61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익은 전년대비 45.9% 증가한 159억원을 나타냈다. 대형 프로젝트들의 인도 연기, 조업일수 감소 등에 따른 영향이 컸다.

◇ 뼈를 깎아야 산다

하지만 이같은 실적 개선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업계는 현재 초상집 분위기다. 조선업이 정부의 구조조정 대상 업종으로 선정되면서 칼바람이 예고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업체별로 각자 구조조정안을 마련해 채권단과 협의를 진행중이다.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조선업체들이 이처럼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헤어나오지 못할 청도로 침체된 업황 탓이 크다. 작년에는 그동안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수주했던 저가 물량이 실적에 반영됐던 시기였다. 또 업황 부진 타개책의 일환으로 무분별하게 수주했던 해양플랜트 부실이 부메랑이 되면서 큰 손실을 입었다.

▲ 작년 조선 빅3는 해양플랜트 부실을 대거 실적에 반영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그 후유증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올해는 수주절벽에 직면하면서 조선산업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때문에 조선업체들은 지난 2014년부터 작년까지 해양플랜트 손실과 향후 예상되는 손실을 모두 실적에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 작년에는 해양플랜트에 발목을 잡혔다면 올해는 수주절벽에 직면해있다. 조선 빅3의 1분기 수주량은 6척에 불과하다. 도크가 비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조선 빅3 중 가장 먼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곳은 현대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임원의 25%를 감축한데 이어 이번에는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약 3000명 가량의 인원을 구조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산 매각은 물론 사업 재편도 준비중이다.

삼성중공업도 최근 채권단에 구조조정안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중공업도 인력 감축은 물론 자산 매각 등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도 마찬가지다. 이미 희망퇴직 실시, 유휴 자산 매각 등을 단행했지만 정부와 채권단은 추가적은 회생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먹구름 언제 걷힐까


업계와 시장의 관심은 조선업의 침체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다. 매년 초 올해는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을 해왔지만 현실은 늘 그 반대였다. 조선업황이 쉽게 살아나지 못하는 것은 조선업의 특성상 경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서다. 따라서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조선업황의 회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업계에서는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 규모가 약 544억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10년에서 작년까지 발주 규모 평균의 약 50~60% 수준이다. 그만큼 올해 글로벌 조선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선박 발주가 줄어들면 국내 조선 빅3에게는 큰 타격이다. 현재 수주가 거의 없어 이미 수주한 물량으로 버티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 신규 일감이 줄어든다는 것은 악재다.

▲ 자료:신한금융투자, 클락슨, 블룸버그.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현재 국내 조선 빅3의 매출기준 수주잔고 평균은 1.7년이다. 대우조선해양이 2.1년으로 가장 많고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1.6년치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주잔량의 임계점을 1.2년으로 보고 있다.

돌발 리스크도 있다. 해양부문이다.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인도 지연과 발주 취소가 변수다. 저유가 지속으로 해양부문 발주처들이 잇따라 인도 시기를 늦추거나 발주를 취소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조선 빅3에게 비용 부담으로 돌아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조선 빅3들은 작년과 같은 어닝 쇼크를 입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하지만 해양부문의 시추설비에 대한 추가 인도지연 및 취소 가능성이 여전하고 수익성이 불확실하다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다. 따라서 조선 빅3에게는 하반기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데 현 상황으로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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