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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과제]①삼성물산 키우기

  • 2016.06.08(수) 08:37

삼성물산, 실적·주가 등 부진 지속
물류사업 합병 가능성 등 거론

삼성SDS가 사업분할을 검토하면서 향후 시나리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SDS는 구체적인 분할방법이나 이후의 계획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들 사업이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등 주력계열사에 합병 혹은 매각될 것이란 예상은 꾸준히 제기되는 양상이다. 최근 몇년간 사업재편을 거쳐온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서 아직 남아있는 과제들을 짚어본다.[편집자]

 

삼성의 지배구조는 삼성물산을 정점으로 그 아래 삼성생명이 금융계열사를, 삼성전자가 제조계열사를 거느리는 모양을 갖추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오너 일가는 삼성물산의 최대주주 자리를 통해 그룹 전체를 경영한다.

 

삼성은 지난해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통해 이같은 구조를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헤지펀드인 엘리엇 등의 공격을 받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삼성은 합병 삼성물산이 '의식주휴 및 바이오' 등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되는 만큼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 삼성물산, 제자리걸음

 

지난해 5월26일 합병계획을 발표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7월17일 주주총회를 거쳐 9월2일 공식 출범했다. 아직 합병의 효과를 기대하기 이른 측면도 있지만 지금까지 합병 삼성물산이 보여준 성과는 그렇게 많지 않다. 오히려 실적 측면에서는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1분기 43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역시 적자였고, 규모도 커졌다. 매출은 6조4870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10.2% 줄었다. 주력사업인 건설부문의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부문의 1분기 영업손실은 4150억원에 달했다.

 

반면 상사나 리조트, 패션 등 삼성물산의 다른 사업들은 이를 만회해줄 정도로 높은 수익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분기 2조60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상사부문 영업이익은 20억원에 그쳤고, 패션부문 영업이익도 70억원에 불과했다. 리조트부문은 40억원, 신성장사업인 바이오부문은 2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처럼 삼성물산 주요 사업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합병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줄어들고 있다. 삼성물산 주가는 주당 12만원선까지 하락한 상태다.

 

▲ 삼성물산 주가추이

 

◇ 삼성물산, 어떻게 키울까

 

삼성물산의 실적부진이 이어지는 것은 그룹 차원에서도 적지않은 부담이다. 삼성물산이 '사실상 지주회사' 위치에 있고, 지난해 합병 과정에서 엘리엇의 공격에 대해 삼성은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선택'이라는 논리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의 고민은 당장의 해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 있다. 우선 건설부문이 단기간내 급격하게 회복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상사나 패션, 리조트 등의 사업도 새로운 성장동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바이오부문 역시 아직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단계인 만큼 본격적인 성장이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삼성 관계자는 "아직 합병 성과를 논하기는 이르지 않느냐"면서도 "삼성물산의 실적이나 가치가 지금보다 개선돼야 한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2020년 매출 60조원을 목표로 제시해 놓은 만큼 삼성물산에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계열사의 역량을 삼성물산에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외형 확대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SDS가 7일 사업분할을 검토한다고 공식화한 물류부문이 당장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결국 삼성물산에 합병되거나 매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매출 2조6000억원을 기록한 삼성SDS의 물류사업이 만일 삼성물산 상사부문과 결합할 경우 외형 확대와 함께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삼성SDS 소액주주들이 사업분할에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합병이나 매각 등 앞으로 구체화될 세부방안에 대해 다른 주주들의 반대도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최종 의사결정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삼성물산의 삼성SDS 물류사업 인수가 지난해 제일모직 합병과 같이 그룹 지배구조에 결정적인 변화를 주는 이슈가 아닌 만큼 무리하게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SDS가 이날 분할 등을 '검토'하겠다고 이사회에 '보고'했다는 다소 이례적인 공시를 한 것도 이런 기류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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