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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1인]③스스로 기업이 된 사람들

  • 2016.07.15(금) 11:30

주인되는 대안적 삶…'자발적 회식' 네트워킹
'퍼스널브랜딩'이 관건…자금 확보엔 어려움

외롭거나 자유롭다. 궁상맞거나 화려하다. 독거노인, 무연사회, 고독사 등 그동안 암울하게만 그려졌던 '혼자'가 이젠 새로운 대세가 되고 있다. 더불어 살면서도 때로는 1인 라이프를 즐기려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두 시선 모두 '혼자'를 온전히 설명하지 못한다. '혼자'는 다면적이며, 변화무쌍하다. 앞으로 1인 사회를 어떻게 맞느냐에 따라 우리 사회에 더하기 1이 될 수도, 빼기 1이 될 수도 있다. 1인 라이프가 빚어내는 다양한 현재와 미래를 살펴봤다. [편집자]
 
<나는 1인기업가다>는 1인 기업가의 삶을 나누는 팟캐스트다. 첫 녹음을 시작한 지 7달 만에 청취자 수 기준 경제 분야 최고 8위, 전체 82위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출연한 1인 기업가만도 40~50명에 이른다. 책 <초일류 사원, 삼성을 떠나다>를 펴낸 티거 장(본명 장수한) 씨를 비롯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패션비즈니스 컨설턴트로 일하는 이하석 하세스트 대표, 커피 트럭을 몰고 전국을 누비는 '커피 차내수공업자' 이담 씨 등이 대표적이다.
 
▲ 지난 5월 <나는 1인기업가다> 운영진이 개최한 '10인 10색 1인 기업가 생존기' 행사에는 120여 명의 1인 기업가 및 예비 1인 기업가가 참석했다. 사진 제공: 홍순성 홍스랩 소장 / 출처: 나민규
 
◇ 경직된 조직문화 떠나 주인으로
 
직원이 아닌 사장의 마음으로 살겠다며 '1인 기업가'로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다. 회사 밖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일감을 창조하며 '대안적 삶'을 찾아 나선 사람들이다. 1인 기업가를 비롯해 예비 1인 기업가 30여명이 모이는 '1인 기업 회식 날'은 매달 성황리에 열린다. 올해 3월부터 시작된 이 회식은 5회차를 맞은 이달 참가자 등록이 조기 마감됐다.
 
팟캐스트 <나는 1인기업가다>의 진행자이자 이 회식날을 주관하는 홍순성 홍스랩 소장은 "1인 기업은 경직된 조직문화와 경단녀 등과 같은 사회적 현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새로운 삶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1인 기업은 안정적이지만 수동적으로 살기보다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주인'으로 살고자 하는 이들이 만들어 낸 새로운 삶의 양식이라는 것. 이는 쳇바퀴 굴리듯 반복되는 생활을 벗어 던지고 '능동성'과 '재미'에 몰두하면서도 생계를 이어가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1인 기업가들은 '규모의 경제' 논리를 보란 듯이 거부한다. 사람을 채용하는 대신 그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다른 1인 기업가와 파트너로서 협업한다. 스스로 기업이 된 이들이지만 목표하는 바가 '이윤의 극대화'는 아니기 때문이다.
 
◇ "1인 기업가도 회식"…네트워킹 장
 
1인 기업가로 살기 위해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는 '전문성'과 '네트워킹 능력'이 꼽힌다. 1인 기업 회식날이 매달 만석으로 채워지는 이유다.
 
▲ 지난 3월 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서 처음 열린 '1인 기업 회식 날'. 사진 제공: 홍순성 홍스랩 소장

직장인에게는 상사의 눈치를 살피는 불편한 회식 자리지만 1인 기업가들에게 이 회식은 즐거운 월례 행사다. 평소 서로 다른 분야에서 나 홀로 고군분투하는 이들인 만큼 서로가 반갑다. 이들에게 회식은 '괴로운 업무의 연장선'이 아니라 '자기 주도적인 네트워킹 시간'이 된다.
 
지난 5월 이 회식에 참가한 문은지 더심플북스 대표는 "1인 기업가가 네트워킹할 수단을 찾는 것이 사실상 어려운데 1인 기업 회식날은 이 부분을 충족시켜 준다"며 "이 안에서 협업을 통한 비즈니스 사례가 일어나기도 하고 새로 얻는 정보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연고가 없는 사람과 일을 시작하려는 부담감을 이 같은 1인 기업 커뮤니티가 줄여준다"며 "여기서 우선적으로 비즈니스 기회를 찾게 된다"고 덧붙였다.
 
주력 분야 외 업무 대부분을 외주로 해결하는 1인 기업의 특성상 회식 자리가 자연스레 '장터'가 되는 것. 더욱이 구전효과(Words of mouth)가 작용하기 때문에 여기서 만난 사람들끼리는 일을 맡길 때도 더 믿음이 간다는 얘기다. 큰 기업에 맡길 때보다 비용이 저렴한 것은 놓칠 수 없는 또 다른 장점이다.
 
◇ 1인 기업가 되기 좋은 직업 따로 있다!
 
모든 사람이 1인 기업가로 쉽게 전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책 연구자나 언론인 등 본래 업무를 그대로 하면 1인 기업가로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직업군이 있다. 1인 미디어로 잘 알려진 미디어몽구(본명 김정환) 씨는 지금과 같은 명성을 얻기 전 십 년 가까운 기간 변변한 소득을 내지 못했다고 한다.
 
반면에 1인 기업가가 되기에 안성맞춤인 직업도 있다. 온라인 마케터나 강사를 비롯해 작가와 같은 예술가, 연예인 등이 이에 속한다. 특히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의 발달로 여느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는 SNS스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홍 소장은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뚜렷한 퍼스널브랜드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 보다 수완 좋은 1인 기업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인 기업가에게 '퍼스널브랜딩'은 빼놓을 수 없는 사업 전략이기 때문. 1인 기업가 본인의 유명세 등 브랜드 가치가 1인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을 약속하는 '보증수표'가 되는 것이다.
 
아울러 1인 기업가가 수익을 내기 좋은 시장도 따로 있다. 큰 기업이 들어오기에는 파이가 작지만 구매력 있는 마니아층이 확보된 '틈새시장'이 그렇다. 상품·서비스별 커스터마이징 요구가 많은 시장에서는 애초부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아기자기한 디자인 등 다른 요소는 제거하고 '쓴다'는 노트 기능 자체에 충실한 '복면사과 까르네'를 제작·판매하는 1인 기업가 김영조 씨는 이 같은 틈새 시장을 타깃해 성공을 거둔 케이스다.
 
◇ 정년 없이 일하는 1인 기업가…한계는?
 
1인 기업 문화는 자신만의 전문성으로 70~80대까지 일하기 원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고 있다. 직장에서 오래 근속한 뒤 퇴직연금에 의존해 살기보다 퇴직연령을 훌쩍 넘긴 나잇대까지 '현역'이 되자는 움직임이다.
 
사회적으로 장려돼야 할 문화처럼 보이지만 정작 이들에 대한 정책적 혜택은 없다. 법인등록을 하지 않은 1인 기업가는 통계상 1인 자영업자로 잡히는데, 자영업은 효율이 낮고 포화상태에 놓인 것으로 간주해 그 숫자를 줄여나가는 데 정책 목표가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 지난 5월 열린 '10인 10색 1인 기업가 생존기' 행사에서 강의하는 홍순성 홍스랩 소장. 사진 제공: 홍순성 홍스랩 소장
 
더욱이 개인사업자로 등록해 일하는 1인 기업가는 사업에 쓴 비용을 인정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사업을 벌이기 앞서 자금을 조달하는 일마저 쉽지 않다. 그나마 최근에는 크라우드 펀딩 등의 발달로 개인이 프로젝트 단위로 투자받을 수 있는 여력이 생겨났지만 규모 등 면에서 여전히 제한이 많다.
 
증권사 PB로 근무하다 지난해 초 퇴사해 투자매거진 주스페이퍼(Joospaper)를 차린 1인 기업가 주성일 대표는 "크라우드펀딩이 1인 기업에게 좋은 자금확보 수단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일반투자자 입장에서는 위험요소들이 상당해 제한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크라우드펀딩에도 증권형, 대출형 등 방식이 다양한데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은 1인 기업이 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고, 홍보 목적이나 시제품 생산 정도를 위한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 정도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00세 시대'로 불릴 만큼 늘어난 평균 기대수명 등으로 1인 기업은 하나의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1인 기업가 스스로는 개인연금과 노란우산공제 등 현재 활용 가능한 제도를 활용해 노후 준비에 힘쓰는 한편 일하는 장년층에 대한 지원을 늘리자는 촉구 등 정책 지원 마련 요구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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