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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1인]②여행도 집도 '따로 또 같이'

  • 2016.07.14(목) 14:09

혼자 즐기면서도 필요할 땐 더불어 문화
여행 동행, 셰어하우스 등 다양하게 확산

외롭거나 자유롭다. 궁상맞거나 화려하다. 독거노인, 무연사회, 고독사 등 그동안 암울하게만 그려졌던 '혼자'가 이젠 새로운 대세가 되고 있다. 더불어 살면서도 때로는 1인 라이프를 즐기려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두 시선 모두 '혼자'를 온전히 설명하지 못한다. '혼자'는 다면적이며, 변화무쌍하다. 앞으로 1인 사회를 어떻게 맞느냐에 따라 우리 사회에 더하기 1이 될 수도, 빼기 1이 될 수도 있다. 1인 라이프가 빚어내는 다양한 현재와 미래를 살펴봤다. [편집자]

 


서울 강북구에 거주하는 30대 김미진 씨(가명)는 올 여름휴가 때 포르투갈로 1주일가량 혼자 떠날 예정이다. 혼자 떠나지만 며칠간 일정을 함께 다닐 '부분동행' 멤버를 찾는 글을 한 포털사이트 배낭여행 카페에 올렸다. 친구나 가족과 다니면 여행기간 내내 가이드로 전락(?)해 버려 온전히 여행을 즐길 수 없어서다. 함께 여행 다니다가 갑자기 헤어지더라도 서로 쿨하게 헤어질 수 있어 마음이 편한 것도 동행을 찾는 이유 중 하나다.

혼자 유럽 배낭여행을 다니다가 동행을 구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네이버 유랑 카페 '동행구함' 게시판에는 이달 현재 매시간 25개, 하루 평균 600개 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5년전인 지난 2011년 7월에 올라온 글은 하루 평균 60개도 채 안돼 단순 비교하면 10배 넘게 증가했다. 
 

방식은 여러 가지로 나뉜다. 모든 일정을 함께 하기도 하고, 공연·특정 관광지 등 부분 일정만 함께 다니기도 한다. 이처럼 혼자서 즐기면서도 이따금씩 필요에 의해 함께하는 문화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여행 동행과 함께 주거공간 일부만 공유하면서 함께 사는 '셰어하우스'가 대표적인 예다.

 

◇ "함께 모여 사니 '우리 동네'가 되더라"

 
▲ 아현동 쓰리룸에 살면서 '언뜻 가게'를 운영하는 천휘재·천명재 형제(왼쪽부터)./유태영 기자 argos@

 

마포구 아현동에 있는 '아현동 쓰리룸'은 자발적으로 꾸려진 셰어하우스다. 지자체에서 사업자를 선정해 지원하는 사회주택과는 성격이 다르다. 아현동 쓰리룸 입주민은 같은 공간에 사는 사람들은 물론 전체 동네 사람들과 교류하는 생활을 추구한다. 


지난 10일 만난 아현동 쓰리룸 입주민이자 인디 뮤지선 천휘재씨는 "서울에서 각자 흩어져 살던 친구 2명과 함께 재개발을 앞둬서 단지 '싸다'는 이유로 아현동 쓰리룸에 살게됐다"며 "혼자 살 때는 서울 어느 곳에서도 '우리 동네'라는 생각을 못하다가 친구들과 함께 모여살면서 동네 주민들과 교류하니까 우리 동네라고 생각이 들더라"고 얘기했다.

그는 우리 마을(아현동)을 살 맛 나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주변환경을 개선하는 작업을 서울시와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천 씨는 "1인 가구라고 해서 남들과 교류하길 원하지 않는 것 같지만 교류할 장소만 있다면 활발하게 소통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현재 운영중인 '언뜻 가게'가 마을사람을 한 데 묶어주는 사랑방 역할을 하는데 같은 집에 살지 않더라도 이곳에서 얘기나누고 밥을 같이 먹다보면 '우리 마을'에 사는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곧 '우리 마을'을 떠나야 한다. 아현동 재개발 사업이 진행돼 올 연말까지 집을 비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천 씨 형제는 새로운 '우리 마을'을 찾고 있다.

◇ 1인 가구의 대안, 셰어하우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인 가구 수는 511만 가구로 전체 가구수의 27.1%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전체 가구 중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중 1인 가구의 대부분을 이루는 청년층은 고시원이나 원룸 등에 거주하는데, 주거의 질이 낮을 수밖에 없다. 2013년 청년주거 협동조합 민달팽이 유니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주택법에 규정된 최저주거 기준(1인당 전용면적 14㎡)에 미달하는 ▲주택 ▲지하방 ▲고시원 등에서 거주하는 청년이 전국 140만명에 달했다.


'두꺼비 하우징'은 이처럼 수많은 청년이 맞닥뜨린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나선 사회적 기업이다. 지난 2013년부터 빈집리모델링 사업을 시작한 '두꺼비 하우징'은 빈집(空家)을 고쳐 셰어하우스로 탈바꿈하는 '공가(共家)프로젝트'로 주변 시세보다 80% 저렴하게 임대한다. 지난달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공가 8호를 개관하면서 사업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제원 두꺼비 하우징 실장은 셰어하우스가 장래에 일반적인 주거 형태가 될거라고 주장했다. 이 실장은 "최근 1인 가구가 급격히 늘면서 부동산 시장의 수요-공급 간 괴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셰어하우스가 해법이 될 수 있다"며​ "우리나라보다 먼저 1인 가구 증가현상을 겪은 유럽·일본에서는 셰어하우스가 일반적인 주거 형태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 (자료: 두꺼비 하우징)

 

이어 그는 "자기만의 공간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혼밥·혼술 등 나홀로 생활에 익숙치 않은 사람에게는 더불어 사는 것이 매력적인 요소"라고 덧붙였다.

 
제각각의 1인이 모이는 것은 정서적 교감과 경제적 이익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우석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모르는 사람과 동행하거나 함께 사는 것은 1인 가구로서 결핍된 타인과의 교감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여행 같은 단기 활동은 앞으로 더 활발해지겠지만 함께 사는 셰어하우스는 지금보다 프라이버시를 더 강화하는 쪽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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