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잇딴 대외 악재에 한숨짓고 있다. 세계경제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 제재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돌출변수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이나 중국 모두 국내 수출산업에서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인 만큼 앞으로 상황 전개에 따라 기업들이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부진한 흐름이 예상되는 하반기 경영환경이 더 불투명해졌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 브렉시트 영향 얼마나
주요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세계경제, 특히 미국과 EU, 중국 등 거대시장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보호주의가 강해지고 있고, 글로벌 분업보다는 자국내 생산-소비 정책을 강화하면서 세계 교역량도 줄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올해 세계경제둔화 요인으로 '불지 않는 무역풍(trade winds)'을 꼽을 정도다. 하반기 세계 교역량도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 자료 : LG경제연구원 |
여기에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영향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금융시장의 불안이 높아질 수 있고, 투자와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업계는 무엇보다 유럽지역의 소비심리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의 주요 수출시장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유로화나 영국 파운드화 등의 변동성이 커지는 것도 염려되는 부분이다. 이들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 원화강세로 인한 수출경쟁력 저하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 유럽 수출중 약 20%를 차지하는 영국시장의 관세장벽이 생길 전망이고, 소비둔화 역시 걱정되는 부분이다. 자동차 업계는 브렉시트로 인해 유럽 자동차 시장 전체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 자료 : LG경제연구원 |
이와관련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영국과 EU시장이 축소되는데 따른 한국의 수출차질이 예상되지만 영국제품을 대체하는 전환효과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한국의 유럽연합 주력수출품이 자동차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 영국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는 설명이다.
연구원은 다만 "브렉시트가 영국에만 국한된 사건에서 끝나지 않고 다른 유로존 회원국들의 추가적인 탈퇴로 이어지거나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이 추진되는 등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흐름으로 이어진다면 세계경제는 물론 한국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세계교역 위축으로 수출감소 현상이 심해지고 금융시장 불안도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 사드배치 후폭풍 있을까
세계 경제 저성장, 브렉시트 등이 글로벌 이슈라면 사드 배치에 따른 후폭풍은 한국만이 감당해야 하는 변수다. 외교적인 이슈인 만큼 아직 경제쪽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고 있지만 사드 배치에 반발하고 있는 중국이 다양한 경로의 비관세 장벽을 만들 가능성은 여전하다. 한국 제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감정도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 총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말 기준 26%에 달하고,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수출기업들이 중국내에서 생산기지를 운영하는 등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는 만큼 만일 중국의 무역보복 조치가 이뤄질 경우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 ▲ 자료 : 현대경제연구원 |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그동안 중국과의 분쟁 사례에서 볼 때, 이번 사드 배치는 향후 중국의 대(對)한국 무역 보복 조치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지난 2001년 일본의 중국산 대파에 대한 세이프가드에 대한 보복으로 일본산 자동차와 휴대폰에 대해 특별관세를 부과하기도 했고, 필리핀이나 베트남과 영토분쟁 때에도 특정품목에 대한 수출중단, 관광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한국 역시 지난 2000년 마늘 파동 사태를 겪기도 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의 비관세장벽이 높아진다면 국내 경기회복에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대한 중장기적 대응책 마련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예상되는 서비스, 투자 등 분야에 대한 한중 FTA 추가 협상에 대비해 기존 협상안案뿐 아니라 비관세 장벽에 대한 구체적 산업별 검토 및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특히 "사드배치로 중국의 혐한(嫌韓) 분위기 조성에 따른 중국진출 국내기업의 경영 약화뿐 아니라, 요우커(遊客)의 국내 관광 감소로 이어져 대(對)중국 관광수지 흑자 위축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기준 전체 방한 외국인중 중국 요우커가 45.2%를 차지하는 등 절대적인 비중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관광산업 역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와관련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경제적으로 큰 보복성 조치는 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몇가지 경우를 대비해 이른바 컨틴전시 플랜을 만들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국방, 외교적 사안이 경제 이슈로 연결되지 않기만을 바랄뿐"이라며 "여러가지 상황을 가정해보고 있지만 중국이 사드 배치에 반발해 직간접적인 무역보복에 나설 경우 대응방안이 마땅치 않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