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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휴대폰 앞날은]③돌파구는 있나

  • 2016.07.22(금) 07:59

G5 부진, 프리미엄 경쟁력 약화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

LG전자 휴대폰사업을 둘러싸고 걱정스러운 시선들이 제기되고 있다. 야심차게 내놓은 제품들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의 전망 역시 낙관하기 어렵다. LG전자 휴대폰 사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조명해 본다. [편집자]

 

 

LG전자 휴대폰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은 당장 실적이 나쁘기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몇년간 LG전자가 보여준 전략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반면 이를 타개할만한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야심차게 출시한 G5의 부진을 단순히 한 모델만의 실패라고 치부하기에는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LG전자가 처한 상황은 좋지 않다.

 

LG전자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매각설 등이 계속 제기되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연결된다. 현재 인력 축소 등을 진행중인 LG전자 휴대폰 사업이 당장 올 하반기는 물론 중장기적으로 어떤 전략을 구사할 것인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 G5, 뼈아픈 부진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LG전자가 G5와 주변기기들을 공개했을때 초기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세계 최초로 모듈타입의 스마트폰을 선보인 LG전자는 일체형 제품들의 한계로 지적된 '확장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G5와 함께 공개된 주변기기들 역시 참신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MC사업본부를 맡고 있는 조준호 사장은 "LG 모바일만의 팬덤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초기반응과 조 사장의 자신감은 실적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출시 초기 낮은 수율로 인해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지 못했고, 모듈 타입이 실제 소비자들에게 주는 만족도가 높지 못하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주변기기들과 차기모델과의 호환 여부에 대한 더딘 피드백도 G5 구매를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 세계 최초로 모듈타입을 적용한 G5. 초기 호응은 좋았지만 실제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제품 공개 당시 G5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았던 삼성전자 갤럭시S7이 실제 출시이후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린 것과 비교하면 더 아쉬운 대목이다.

 

문제는 G5의 판매 부진이 단순히 '다음 제품을 잘 만들면 된다'는 차원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G5의 흥행여부는 이미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 그리고 중저가 시장을 장악한 중국업체들과의 틈바구니에서 LG전자 휴대폰사업의 향후 경쟁력을 판단하는 기준점이었다. 프리미엄시장을 겨냥한 G5의 흥행은 계속 낮아지고 있는 시장 점유율과 브랜드 인지도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증권가에서도 감지된다. 대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당초 2분기 실적의 주요 초점으로 G5 출시를 통한 흑자전환,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증가 및 브랜드 인지도 확대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 빛바랜 조준호 카드

 

특히 G5는 MC사업본부 구원투수로 낙점된 조준호 사장이 사실상 '제대로' 주도한 첫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 사장이 부임후 LG전자에서는 G4, V10 등의 제품이 출시됐지만 제품개발 초기부터 조 사장의 의지가 제대로 투영된 제품은 G5였다.

 

▲ 올 연말 부임 2년을 맞는 조준호 사장. LG전자 MC사업본부의 부진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큰 부담이다.

 

지난 2014년말 정기인사에서 LG전자 휴대폰 사업을 맡은 조준호 사장은 2009년 당시 최연소 사장으로 승진할 정도로 그룹 내에서 구본무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총애를 받는 인물이다. 올 하반기가 지나면 부임 2년을 맞게 된다. LG그룹 최고위 경영진에서 '가장 믿을 만한 카드'를 선택했지만 MC사업본부 실적에서 보듯 그동안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하반기 전망도 확신을 갖기 쉽지 않다는 점도 걱정을 더한다. LG전자는 이르면 9월 V10 후속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음달초 선보이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그 이후에 나오는 애플 아이폰 신모델 등 프리미엄 제품과 경쟁해야 한다. 대신증권은 "하반기 삼성전자, 애플 신모델 출시를 고려하면 MC사업부문의 스마트폰 판매 증가, 흑자전환을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LG전자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최근 휴대폰 사업 매각 관련 소문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근거없는 얘기"라는 반응이지만 그만큼 휴대폰 사업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불안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현재 LG전자 MC사업본부는 조직과 인력 축소 등을 통해 비용절감에 돌입한 상태다. 당장의 돌파구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LG전자가 향후 스마트폰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어떤 전략으로 위기를 타개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프리미엄 시장 공략이 부진하고, 중저가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비용 절감을 통한 일시적인 수익성 개선만이 답은 아니라는 의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금으로선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낙관하기는 힘들다"며 "오는 28일 예정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할 것인지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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