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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혁명 4.0]②파업 '주가 불확실성' 확대

  • 2016.07.28(목) 16:00

구조조정 필요한 때 '골든타임 허송' 우려
'연례적 파업' 장기적 주가상승 저해 요인

하투(夏鬪)의 계절이 왔다. 이 시기 대한민국 노사의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하투의 계절이 돌아오면 한국 산업은 늘 패닉에 빠진다. 파업 때문이다. 이제 노조에게 파업은 연례행사다. 사측에게는 매년 겪는 홍역이다. 문제는 파업이 단순히 노사만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청년실업 문제와 맞물리면서 세대 갈등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건설적이고 합리적인 노사관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파업이 우리 사회에 주는 의미와 영향,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위한 다양한 사례와 의견들을 짚어본다. [편집자]



파업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변하고 있다. 과거 파업은 국내 경제성장의 숨은 주역이었던 노동자들이 정당하게 권리를 찾는 과정으로 받아들여졌다. 폐쇄적인 경영구조에 대해 투명성을 요구하고, 불합리한 기준을 글로벌 스탠더드로 높일 것을 주장하는 것은 기업 주가의 할인 요소를 완화하는 작용을 했다.

 

하지만 사정이 달라졌다. 상대적으로 고임금을 받고 있는 대기업 노동조합이 더 많은 임금을 받기 위해 파업을 벌이면서 부정적인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건전한 긴장관계가 깨진다면 오히려 비용부담 증가나 불확실성의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의 변화는 주식시장에서 고스란히 반영된다.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로 인해 기업 이익을 감소하면 주가는 떨어진다. 시장에서의 기업가치 저하는 해당 기업은 물론 투자자, 나아가 관련 산업관련 종사자도 손해를 본다. 주가 디스카운트 요인이 된다.

 

◇ 구조조정+파업= 기업'이중고'

 

최근 대기업 노조 파업이 여론의 눈총을 받는 것은 해당 기업 경영환경이 어려운 까닭이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업계 노조 파업이 대표적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014년 20년 만에 파업을 단행하며 19년 연속 무분규 기록이 깨졌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문 부실이 드러나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상황이었다. 그해 현대중공업은 3조2495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노조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작년에도 임금 협상 과정에서 부분 파업을 단행했다.

 

올해 상황도 다르지 않다. 올 들어 국내 조선사들은 경쟁력 약화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주잔고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 사들은 고강도 자구책을 마련, 이를 시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인력 구조조정 내용이 포함돼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조선업체 노조는 이를 빌미로 이미 파업을 진행했거나 앞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시장에선 조선업 회생을 위해 고강도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노조 파업이 변수가 돼, 자칫 구조조정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파업으로 경쟁력에 타격을 입게될 경우 향후 호황기가 도래해도 이를 누릴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조선업체 노조들의 파업이 현재 진행 중인 조선업 구조조정의 큰 흐름을 바꾸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면서 "하지만 구조조정 일정을 과도하게 지연시키거나 제동을 걸 경우 구조조정 효과가 반감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파업 후폭풍으로 기업이 더욱 큰 어려움을 겪는 사례는 많다. 대표적인 것이 금호타이어다. 지난해 금호타이어는 노조 파업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회사는 5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한 뒤 경영 정상화를 노렸지만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았다. 글로벌 타이어 수요 둔화로 판매 확대가 어려웠다.

 

시장에선 금호타이어 노조 파업으로 국내 공장 및 글로벌 생산량이 전년대비 각각 39%, 19% 급감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3분기 실적 역시 파업 여파로 60억원의 영업손실을 떠안으며 부진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금호타이어 3분기 실적은 파업이 발목을 잡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금호타이어의 목표주가 하향 조종은 물론 연간 실적 전망치도 낮춰잡았다. 결국 파업이 금호타이어의 기업가치를 떨어뜨린 셈이다.

 

◇ 현대차 발목 잡는 주기적 파업

 

현대차는 국내 대기업 중 파업이 가장 잦은 곳이다. 최근에는 2012년 파업을 시작한 이후 올해까지 5년 연속 파업이 이뤄지고 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뤄진 파업 일수만 약 120일에 달한다.

 

파업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시기는 2012년이다. 7~8월에 걸쳐 48일간 진행된 파업으로 3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다. 결국 주가하락으로 이어졌다. 현대차, 기아차 뿐 아니라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자동차 부품 및 관련기업의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당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국내 완성차 업계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유지되던 호실적이 3분기에는 파업 영향으로 크게 훼손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실적 발표 시즌이 다가오면서 투자심리도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올해도 현대차 노조는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다음달에는 본격적인 파업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에 따라 정부는 물론 곳곳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달 자동차 업계의 파업으로 1만6000대의 생산 차질, 1만대 규모의 수출에 차질이 예상된다”며 “자동차 산업 환경이 변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 자료: 이베스트투자증권

 

시장에선 현대차 노조 파업을 더 이상 새로운 이슈로 보지 않는다. 2012년의 경우에는 노조 파업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상관관계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우려의 시각이 짙다. 해마다 반복되는 파업은 기업이 성장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노무비 등 고정비 증가는 회사의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킨다”며 “이를 만회하려면 자동차 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소비자가 이를 거부하면서 가격 인상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 유연성 둔화는 현대차가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 대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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