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삼성물산 합병, 짚어봐야할 것들

  • 2016.12.02(금) 11:33

합병비율은 물산에게 불리했나
국민연금은 의결권 행사 절차를 어겼나

 

지난해 성사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뜨거운 관심사 입니다. 삼성이 무리하게 합병을 추진했고, 그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졌던 것은 삼성과 최순실씨간 일종의 '거래'였다는 것이 새로운 쟁점입니다. 

 

삼성의 최순실씨 지원과정 등에서 위법한 부분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제기되는 여러가지 의혹들 중 그 사실여부나 정황 등을 짚어보고 넘어가야 할 대목들도 눈에 밟힙니다.

 

합병비율 산정기준은 `주가`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들중 하나는 합병비율 입니다.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제시된 합병비율 '1대 0.35'가 지나치게 삼성물산에 불리하게 산정됐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이는 합병비율 산정시 일정기간동안 해당기업들의 주가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나온 결과입니다. 


국내 상장기업들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근거해 합병비율을 결정합니다. 그 기준은 ▲최근 1개월 평균 종가 ▲최근 1주일 평균 종가 ▲최근일 종가 등의 산술평균입니다. 상장법인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역시 법에 근거한 기준에 따라 합병비율을 산정했습니다. 그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법으로 정해 놓은 기준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삼성물산의 주가가 낮은 시점에서 합병이 결정됐다는 지적은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 맥락에서 삼성물산이 주택사업을 축소하는 등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은 상태로 유지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하지만 당시 건설업계 전반은 물론 삼성물산 역시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삼성물산은 특히 쿠라야, 로이힐 등 해외실적에 대한 우려가 높았습니다. 실제 삼성물산은 지난해 건설과 상사부문에서 잠재부실 2조6000억원을 반영했습니다. 수주당시부터 덤핑 논란 등이 제기됐던 로이힐로 인한 손실만 8500억원에 달했습니다. 주택사업의 경우 수주과정에서 업체간 과열경쟁으로 잇따라 잡음이 불거지자 그룹 최고위경영진에서 경고 메세지를 보냈다는 후문이 들리기도 했습니다. 외형확대보다 우량사업 위주로 접근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죠.

 

때문에 만일 합병 시기가 늦춰졌다고 해도 삼성물산에 보다 유리한 합병비율이 산정됐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합병 발표 당시 일부 증권사에서는 삼성물산의 영업가치 전망 등을 감안하면 합병비율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 합병 시너지가 비율 불리함 상쇄

 

국민연금의 결정에 대한 논란도 뜨거운 이슈입니다. 의결권 자문기관의 반대의견에도 찬성을 했고,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가 아닌 국민연금 투자위원회가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외부의 압력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입니다.

 

우선 의결권 자문기관이 반대의견을 낸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삼성물산 주주 입장에서는 '반대', 제일모직 주주 입장에서는 '찬성' 의견이었습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식을 모두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서로 상쇄되는 효과를 고려해 판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얘기입니다. 당시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지분 11.2%, 제일모직 지분 4.8%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평가금액은 삼성물산이 1조1800억원, 제일모직이 1조2200억원으로 비슷했습니다.

 

국민연금은 논란이 이어지자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유사한 규모로 보유하고 있는 사정과 관련 주식이 국내주식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감안할 때, 합병시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 등이 합병비율의 불리함을 상쇄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합병을 통해 삼성바이오의 최대주주가 되는 효과, 그룹 지배구조에서 차지하는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 제고 효과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민연금의 결정 과정에서 외부인사로 구성된 의결권전문위원회가 아닌 내부 투자위원회가 결정한 것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됩니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규정에 따르면 의결권 행사를 결정하는 투자위원회는 각 사안에 대해 표결을 한 후 과반이 넘으면 결과를 따르고, 기권표가 과반이 넘거나 어떤 선택도 과반을 넘지 못하는 경우 전문위원회에 넘기게 됩니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삼성물산 합병건은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어 전문위원회로 넘기지 않고 결정이 이뤄졌습니다. "왜 전문위원회로 넘기지 않았느냐"고 무작정 비난하기는 어렵습니다.

 

소액주주 80%도 합병 찬성

 

최근 삼성물산 합병건은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와 연결되며 의혹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국회 특별조사위원회에서의 추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삼성이 합병 성사를 대가로 최순실씨에 대한 지원을 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 많습니다. 그 사실여부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국회 특조위나 곧 활동을 개시할 특별검사 등을 통해 확인될 것으로 믿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무분별한 의혹이나 추측만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삼성물산 합병은 각 이해관계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찬성과 반대가 극명하게 엇갈린 사례입니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쟁점들 역시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사안입니다.

 

국민연금이 합병 성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주주총회에는 국민연금보다 2배 가량 많은 지분을 가졌던 소액주주들도 참석했습니다. 개인주주들중 절반 가량이 참석해 80%가 넘는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그리고 이들 소액주주를 주주총회장으로 이끈 것은 주주들을 일일이 찾아가 설득했던 삼성물산 직원들이었습니다. 이번 논란으로 인해 이들의 노력이 폄하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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