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규제 사각지대] 모바일 자영업자 '가치 충돌'

  • 2017.02.03(금) 14:52

③ 스마트폰 확산, 모바일 1인 기업 활성화
"새로운 사다리" 긍정론에 "탈세 조장" 비난도

인터넷 보급률 99% 시대. 인터넷이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온·오프라인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시장의 힘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분위기지만 법과 관습은 구체적으로 정비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한 부작용과 그와 관련한 논란을 짚어본다. [편집자] 


고양이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김모씨는 고양이들의 귀여운 모습을 카메라로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한 뒤로 벌이의 주가 바뀌었다. 최저시급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서 받는 알바비는 월 100만원 남짓이지만, 동영상 광고비 수입은 많은 달에 월 150만원도 통장에 들어온다. 김씨는 이참에 고급 장비를 마련하고 전업 방송인으로 나설지를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오프라인에 쏠려 있던 힘이 모바일시장으로 넘어가면서 모바일시장에서 '기회'를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스마트폰 보급 초기 카카오톡 등 플랫폼 경쟁에서 승리한 이들이 젊은 부호로 자리 잡아가는 한편 최근에는 정착된 플랫폼에서 소자본 창업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1인 기업가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당초 이렇다 할 수익모델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 온 플랫폼 사업자들은 두꺼워진 회원 층을 기반으로 콘텐츠 판매, 광고와 같은 영역에서 시장 지배적 지위를 점하고 무서운 속도로 성장 중이다. 미국 디지털마켓 연구업체 e마케터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2017년 미국인 유저 1인당 73.29달러, 나머지 국가 유저 1인당 10.79달러의 광고소득을 낼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 유저 광고소득은 2014년부터 연평균 28.6% 성장했고, 나머지 국가도 20.0% 늘었다.

◇ 플랫폼 수익 공유로 모바일 1인기업 증가

플랫폼 부호들의 경쟁 과정에서 나타난 유저 수익 공유 모델은 '모바일 자영업자'를 늘리고 있다. 억대 유저가 모인 플랫폼 상권에서 페이지·채널 등의 형식으로 '가게'를 연 이들이 저마다 콘텐츠를 만들어 팔며 고수입을 올리는 것이다. 플랫폼 사업자들의 회원 수 유지·확대 방안이 새로운 시장을 연 결과로 풀이된다. 그동안 게시물 관련 광고 수익을 독식해 온 'SNS 공룡' 페이스북이 2015년 말 45:55(회원) 비율의 수입 배분안을 내놓자 업계에는 지각변동이 이어지고 있다. 1세대 플랫폼 격인 포털 네이버도 지난달 말 동영상 중심으로 광고시장을 재편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자수성가율이 여타 선진국과 비교해 크게 뒤처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긍정적 변화라는 평가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가 1996년부터 2015년 미국 포브스지 억만장자(2014년 기준 10억달러) 1826명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슈퍼리치 가운데 74.1%가 상속부자다. 독일 64.7%, 미국 28.9%, 일본 18.5% 등에 비해 높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최근 10년 내 국내 IT업계에서 젊은 자수성가형 부자들이 많이 배출됐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40대 자수성가형 주식 부호는 15명이며, 이 중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대표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범석 쿠팡 대표이사 등 IT업계 인물이 7명으로 46.7%를 차지한다. 경제 침체 속 SNS 플랫폼이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사다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향후에는 플랫폼 기반의 1인 방송인들이 유망하다는 전망이다. 공식적인 통계는 잡히지 않지만 이들의 소속사 격인 MCN(Multi-Channel Network) 업체의 성장세를 토대로 가늠해볼 수 있다. 한국전파진흥협회에 따르면, 대부분의 MCN기업들은 2014~2015년 사이에 창업해 2016년 3월 기준으로 전년대비 많게는 70배(캐리소프트)까지 매출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샌드박스네트워크(50배) ▲레페리(20배) ▲페퍼X(15배) ▲비디오빌리지(13배) 등의 순이다. 국내 MCN 시장 규모는 2000억~3000억원대(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2016년)로 추산돼 추가 성장 잠재력도 크다.

◇ 모바일 자영업자 과세문제 도마에

이 같은 긍정적인 면에도 불구하고 SNS 소득에 대한 과세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탓에 신흥 부호들에 대한 불신의 눈초리도 있다.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다국적기업이 국내 세금·규제 등을 회피하고 있는데, 이들도 이를 함께 누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십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방송인들의 경우 웬만한 언론사와 비교해서도 영향력이 막강하지만 판매 콘텐츠에 대해 방송법이나 언론중재법 등 미디어 관련법의 저촉을 받지 않는 것은 물론 '깜깜이' 해외 소득 또한 국내 과세망에 잡히지 않는다.

이 같은 불만은 '유리알 지갑'인 직장인들 사이에서 특히 높다. 국내 지하경제 규모는 비슷한 경제 규모를 가진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높은데 그 원인으로 높은 자영업자의 비중이 꼽히기 때문이다. 지하경제 관련 권위자 프리드리히 슈나이더 경제학 박사가 지난해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는 154개국 중 76위(2013년 기준 최근치)다. 2013년 경제 규모(명목 국내총생산)가 14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제력에 비해 과세망을 관리하는 능력이 한참 떨어지는 셈이다. 

세금뿐 아니라 여러 측면에서도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년 전까지 유튜브에서 방송을 했다는 이모(25)씨는 "조회 수는 낚시성 콘텐츠에서 많이 나오고 그걸 잘하는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번다"며 "공들여 만든 동영상이 그런 콘텐츠 때문에 검색어 상위에 올라가지 않아 밀리는 것도 싫고 구독자도 많이 모이지 않아서 그만뒀다"고 말했다.
 
MCN 업계 관계자는 "MCN 업체에 들어갔을 때 먼저 일하고 있던 선배들이 '크리에이터(1인 방송인) 하지, 왜 취업을 했냐'고 물었다"며 "연예인과 일반인의 경계에 놓인 크리에이터들은 명성이나 버는 돈에 비해 책임은 거의 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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