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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클럽]'뜨는' 정유·화학…'사라진' 중후장대

  • 2017.02.10(금) 10:38

정유·화학업체들 사상 최고 실적
철강업체 간신히 버텨‥조선업체는 수난

정유·화학 산업과 철강·조선 등 소위 중후장대 산업은 한국 경제를 뒷받침하는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두 산업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정유·화학 산업은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반면 중후장대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정유·화학 산업의 경우 우호적인 시장 환경 등으로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중후장대 산업은 다르다. 각고의 노력 끝에 철강업 정도만 간신히 회복 중이다. 조선 산업은 정부에서조차 구조조정 산업으로 지목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중후장대 산업에게 정유·화학 산업은 부러움의 대상일 뿐이다.


◇ 전성기를 구가하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모든 산업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무풍지대도 있다. 정유·화학 산업이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작년 정유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3조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에쓰오일도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07.1% 증가한 1조6929억원이었다. 현대오일뱅크는 전년대비 53.5% 증가한 9657억원의 영업이익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거뒀다. GS칼텍스는 6년만에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GS칼텍스의 작년 영업이익은 2조1404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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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LG화학의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9.2% 늘어난 1조9919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도 전년대비 58.1% 증가한 2조547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한화케미칼도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정유·화학업체들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작년 말 정제마진이 크게 개선된데다 석유제품 수출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정유사들이 앞다퉈 비정유사업을 확대했고 이것이 업황 회복과 맞물리면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정유업계는 2010년을 전후로 정제설비 증설, 고도화 등 정유사업 외형확대에 1기 투자를 끝냈다. 이후 석유화학 부문 투자에 집중했다. 석유제품과 달리 다양하고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고 고부가가치였기 때문이다. 결국 주력 사업 호황과 더불어 비주력 사업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결실을 보게된 셈이다.

▲ 한화케미칼은 예상치.

화학산업도 LG화학의 경우 전지부문과 정보전자소재 부문에서 적자를 냈음에도 불구, 작년 영업이익은 최근 5년간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수익성이 좋았다. 롯데케미칼도 석화사업에 집중한 결과, 작년 실적에서 LG화학을 제쳤다.

올해 전망도 좋다. 달러-원 환율 상승과 더불어 폴리염화비닐(PVC),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 가성소다 등의 가격과 스프레드가 확대됐다. 중국의 친환경 정책에 따른 중국 내 화학업체들의 가동률 하락과 공장 폐쇄 등으로 수급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작년과 같은 호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간신히 버틴 철강


정유·화학 산업과 더불어 한국 경제를 지탱했던 중후장대 산업은 지금 만신창이가 된 상태다. 그나마 선제적인 구조조정과 내실 경영에 집중했던 철강업만이 잠시 숨통이 트인 상황이다. 작년부터 진행된 중국의 공급과잉 해소가 국내 철강업체들에게 큰 힘이 됐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은 작년 호실적을 거뒀다. 특히 포스코의 경우 작년 3분기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하면서 4년만에 '1조 클럽'에 재가입했다. 연간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18% 증가한 2조8443억원을 기록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포스코가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고강도 구조조정과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덕분이다. 포스코는 지난 2014년부터 본업인 철강업에 집중하고 비핵심 자산과 계열사를 정리해왔다. 현재 구조조정 목표치의 84.6%를 달성했다. 


현대제철은 수치상으로는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3고로 완성 이후 꾸준히 부채비율 줄이기에 나서 작년 부채비율을 89.9%까지 낮췄다. 아울러 고부가가치 제품, 특히 자동차 강판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수익성을 확보했다. 외형 보다 내실에 치중한 한 해였다.

동국제강은 그간의 부진을 털고 작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랠리에 나섰다. 주력이었던 후판 사업을 축소하고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했다. 고부가가치 제품은 컬러강판에 집중해 불황 타개에 나섰고 이런 전략은 성공을 거뒀다. 동국제강은 작년 2570억원 영업이익을 거두며 호실적을 거뒀다.

철강업에 대한 올해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성의 지속이다. 미국의 보호 무역주의와 중국의 공급과잉 해소가 얼마나 진행될지에 국내 철강업체들의 실적이 달렸다. 하지만 그동안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개선을 해왔던 만큼 적어도 작년 수준의 실적은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 무너진 조선업


조선 산업은 현재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선박 발주가 끊기면서 문을 닫는 조선소들이 나오고 있다. 우려했던 도크 공동화도 서서히 현실이 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해양플랜트 부실이 드러나면서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한때 세계 최고의 조선 강국이었지만 이제는 중국과 일본에게까지 추월당하며 맥없이 무너졌다. 중국과 일본은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한국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조선산업에 대해 자체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라고 독려할 뿐 실질적인 지원은 하지 않고 있다.


조선산업의 몰락은 주요 업체들의 실적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소위 빅3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수조원대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최근에는 자체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실적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정상화 단계로 보기는 어렵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1472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우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선제적인 구조조정과 현대오일뱅크 등의 호실적에 힘입어 4년만에 영업이익 1조클럽에 재가입했다.

조단위의 적자에서 벗어나 실적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수주 감소 현상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로 남아있다. 실제로 올들어 조선 빅3의 수주실적은 6척에 불과하다. 수주잔고는 계속 줄어들고 신규 수주는 거의 없는 수주절벽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내년쯤이면 빅3의 도크도 비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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