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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위원 분리선출제, 중소·중견기업은 왜 반발하나

  • 2017.02.20(월) 10:30

[정치권-재계 상법개정안 대치]④
“상장사중 대기업 14% 불과, 중소·중견기업 경영권 불안”

상법개정안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국회에서는 최근 발생한 국정농단 사태가 '정경유착'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판단하고 경영권을 견제할 수 있는 다수의 장치를 마련중이다. 반면 경제계는 경영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자, 경영권 유지비용이 크게 높아질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쟁점이 된 항목들을 이슈별로 알아본다. [편집자] 

 

“감사위원 분리선출제가 도입되면 헤지펀드 등 외국계 투자기관들이 연합할 경우 기업당 3~5명 수준인 감사위원을 싹쓸이할 회사는 10대기업 중 6곳에 달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감사위원분리선출제 도입 후 이같은 후폭풍이 우려된다고 문제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제출한 상법개정안에는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이 되는 이사를 다른 이사들과 분리해 선임하도록 하는 ‘감사위원 분리선출제’가 포함돼 있다. 또 분리선출을 할때 의결권을 제한하는데, ▲감사위원이 되는 사내이사를 선출할때는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쳐 3%를 초과하는 지분' 의결권 제한이 있고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를 선출할때는 '모든 주주중 3%를 초과하는 지분'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한다.      

 

현행 상법에는 주총에서 일반 이사(사내·사외이사)를 선출한 뒤, 이들중 감사위원을 선출하는 찬반투표를 하고 있다. 감사위원을 선출할때만 의결권 3% 제한을 적용한다. 따라서 감사위원 선출이 부결되면 기업은 이사회 구성 자체에 차질을 빚게 된다.

 

기업들은 감사위원이 될 이사 분리선출제가 시행되면, 외국 투기자본이 감사위원을 싹쓸이 할 수도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외국계투자자들이 연합할 경우, 기업들의 지분구조상 대주주 등 국내투자자 지분은 의결권제한을 많이 받지만, 외국계투자자들은 의결권제한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경제연구원이 국내 10대 대기업의 지분구조를 분석한 결과 외국계투자자들이 연합전선을 펼 경우 6개 기업의 감사위원을 싹쓸이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대주주가 사내이사를 감사위원에 선출을 시도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 모든 주주가 3% 초과지분 의결권 제한을 받는 '감사위원이 될 사외이사 선출'이 분석대상이다)

 

김윤경 한경연 부연구원은 "SK, 한화, 롯데쇼핑 등의 경우 의결권 행사에서 국내투자자 지분 중 40% 이상이 사라지게 된다"며 "의결권이 30% 이상 소실되는 기업은 10개 기업 중 6곳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외국기관투자자의 의결권에 변동이 없는 기업은 6곳이었으며 나머지 4곳의 변동폭은 2%가 채 안된다.

 

 

LG전자의 경우,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전략적 투자자·국내기관의 의결권은 총 41.12%다. 그런데  상법개정안이 통과된 뒤 감사위원을 선출할때 의결권이 3% 이하로 제한되면 31.65%가 의결권이 없어져 주총에서 인정받는 의결권은 9.47%로 줄어든다. 반면 외국인투자자 지분들은 3% 이하로 분산돼 있어 의결권이 11.04%로 변동이 없다. 의결권을 인정받는 지분율이 역전되는 것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이 마음먹고 연합하면 감사위원과 이사회 이사 상당수를 가져갈 수 있는 구조라는게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이다.

 

김윤경 부연구원은 "엘리엇매니지먼트, 소버린 등 단기투기자본으로 알려진 외국계투자자는 정보공개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외국계 연합의 실체는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파악하지 어렵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소·중견기업도 부담 크다" 반발

 

현재 '감사위원이 될 이사'를 '일반이사'와 분리선출하는 상법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김종인 대표발의)과 국민의당(채이배 대표발의)이 제출한 상태다.  이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는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확보해 대주주 전횡을 방지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특히 재벌대기업 견제 의미가 크다.

하지만, 대기업계열사가 많은 한국상장회사협의회뿐 아니라  코스닥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까지 나서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에 주는 타격이 크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상법개정안이 재벌개혁 명목으로 상장사 대부분을 규제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상장사중 대기업은 14%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중소·중견기업"이라며 "개정안은 경제민주화의 혜택을 받아야 할 중소·중견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도 검토보고서를 통해 “입법취지는 긍정적으로 평가되나 감사위원은 이사로서 이사회의 모든 결정에 참여하므로 감사와 동일시 할 수 없고, 외국계펀드가 3% 의결권 제한 규정을 회피하기 위해 지분을 분산하는 경우 지배주주가 대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추가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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