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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국내 첫 엔진 리콜…손실 ‘예측불허’

  • 2017.04.07(금) 12:04

세타2 엔진 탑재 17만대…역대 3번째 규모
30%만 교체해도 1300억…자존심에도 상처

현대‧기아차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차량 엔진에 대한 시정조치(리콜)에 들어간다. 대상 차량만 해도 17만대가 넘는다. 역대 세 번째로 많다. 30%만 교체해줘도 손실은 줄잡아 1300억원. 현대·기아차의 주름이 더 깊이 패였다.

 

 

◇ 엔진 교체 시 손실 얼마나?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2013년 8월 이전에 생산된 ‘세타2’ 엔진 장착 차량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다. 현대차 11만8762대와 기아차 5만2586대 등 5개 차종, 17만1348대가 대상이다.

정부 명령이 아닌 현대차가 자사 엔진의 결함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자발적으로 시행하는 리콜이다. 특히 차량 검사 뒤 문제가 있으면 기존 엔진을 새롭게 개선된 것으로 교체해주는 게 특징이다. 엔진을 교체 대상으로 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엔진은 자동차의 핵심부품이다. 타입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싸더라도 수백만원선이다. 이런 이유로 브레이크나 다른 일반 부품과 달리 현대‧기아차 리콜은 상대적으로 손실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에서 추산하는 세타2 엔진 가격은 개당 200만원. 여기에 공임비 50만원 등을 현대‧기아차가 부담하고 전체 리콜 대상 차량의 엔진을 교체한다고 가정하면, 현대‧기아차에 발생하게 될 비용은 총 4284억원이다. 10~20%만 잡더라도 428억~857억원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세타2 엔진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남큼 예상 외로 교체수요가 많을 수 있다”며 “비싼 엔진이라는 점도 현대·기아차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리콜 비용을 판매보증충당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차량 결함으로 발생한 비용 처리를 위해 쌓아두는 판매보증충당금은 작년 말 기준 현대차가 4조2900억원, 기아차가 3490억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리콜이 5월 말부터 실시되는 까닭에 실적에는 (리콜 관련 비용이) 2, 3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자존심 상처 입은 세타2엔진

현대차그룹은 2004년 세타 엔진 개발에 성공했다. 엔진 개발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자평한다. 정숙성과 내구성, 친환경성 등을 갖춰 다임러 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에는 기술을 이전해 5700만달러의 로열티를 받기도 했다. 이후 출력과 연비를 개선한 세타2 엔진을 개발했고, 지속적으로 성능을 발전시키고 있었다.

완성차 업체에게 중형급 이상 세단은 수익성이 좋을 뿐 아니라 해당 브랜드를 상징하는 모델이다. 세타2 엔진이 그랜저(HG)와 쏘나타(YF), K7과 K5 등 현대‧기아차의 중형급 이상 주력 모델에 탑재되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 2010년 12월~2013년8월 생산된 그랜저HG(2.4GDI)는 이번 리콜 대상에 포함됐다. 그랜저는 현대차를 대표하는 중대형 세단이다.

 

하지만 몇 년 전 미국에서 문제 제기가 있었다. 엔진 크랭크축에 금속 잔해가 있어 주행 중 엔진이 멈출 수 있다는 위험 등에 관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지난 2015년 미국에서 세타2 엔진을 탑재한 쏘나타 47만대를 대상으로 리콜을 실시했다.

국내라고 예외일 수 없다. 고속도로 주행 중 화재가 발생하거나 소음이 과다하게 발생하는 등 이상 현상에 대한 소비자들 불만이 잇따랐다. 이에 국토부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을 통해 지속적으로 조사를 진행해왔다. 다만 국토부가 리콜 조치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현대차그룹이 결함을 인정하고 이번에 자발적인 리콜을 단행했다.

세타2 엔진이 주력 차종에 탑재되는 엔진인 만큼 현대·기아차 입장에선 손실은 차치하고 라도 자존심에 생채기가 났다. 업계 관계자는 “중형급 이상 세단은 완성차 업체가 보유한 라인업 가운데 허리 역할을 하는 것으로 핵심 모델”이라며 “각 업체의 기술력이 총 동원된 엔진에서 문제가 생기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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