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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삼성 합병 앞두고 ISD 검토한 까닭

  • 2017.06.15(목) 11:04

[삼성 이재용 재판]⑥
검찰 "국제소송 가능성 불구 밀어붙여"
변호인 "청와대 개입은 무리한 추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그룹 임원 4명의 뇌물공여 등의 혐의를 가리는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단이 정황 증거를 재배열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2년이나 지난 당시 정황을 되짚는 과정에서 증인들의 기억이 제각각인 점은 양측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 4명에 대한 28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은 김기남 전 청와대 보건복지수석실 행정관과 최훈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실 행정관에 대한 증인신문으로 진행됐다

김 전 행정관과 최 전 행정관은 과거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 측의 청와대 창구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공판의 주요 쟁점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위원회가 내부 전문위원회를 열고 삼성물산 합병 건에 대해 찬성 의견을 내는 과정에서 청와대 윗선의 입김이 작용했는지에 대한 여부.

검찰은 청와대의 개입 정황 근거 중 하나로 ISD(투자자·국가간 분쟁해결절차) 제기 가능성을 청와대가 인지한 것을 들었다.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이 국제 소송으로 번질 위험이 있음에도 청와대가 개입한 건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안종범 전 경제수석의 지시 없이는 힘든 일이었다는 주장이다.

ISD는 해외투자자가 투자처 정부의 정책과 법령 등에 의해 피해를 입은 경우 중재를 통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게 한 제도다. 국민연금이 청와대 압력으로 기금운용위원회 내부 투자위원회만을 열고 삼성물산 합병에 대해 찬성 결정을 내린 것이라면 당시 합병에 반대했던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이 ISD를 통해 우리 정부를 제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다. 경제금융비서실이 ISD 소송에 관한 검토를 요청한 것을 '도둑 제 발 저리기'로 본 것이다.

김 행정관은 "당시 최 행정관이 ISD 때문에 투자위원회가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을 결정한 근거가 뭔지 파악해달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또 “경제수석실로부터 자료 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청와대) 내부적으로 공유가 됐다고 봤다”면서 “청와대가 합병에 대해 지시를 내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견 제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소극적인 찬성이라고 봤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 측은 “ISD소송과 관련된 이슈는 본래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실의 소관이지 않느냐”며 “경제금융비서관실에서 ISD소송과 관련된 이슈를 요청한 것을 청와대의 개입으로 연결시켜 증언하는 것은 추정일 뿐이고 신빙성도 없다”고 지적했다.

최 전 행정관은 김 전 행정관과 다른 취지의 발언을 내기도 했다. 그는 "제가 ISD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야기한 것은 없다"면서 "그 당시에 론스타 문제가 있었고 이란이나 여러 군데에서 ISD 소송이 들어오려고 하던 움직임이 포착된 상태였기 때문에 늘 '얼러트(Alert·경계)'되어 있었던 상태였다"고 말했다. ISD 관련 요청을 했더라도 제소와 관련된 기술적인 문제를 검토하기 위해서였다는 말이다.

주요 사실관계와 이를 둘러싼 정황 해석이 증인별로 나뉘어진 가운데 검찰과 변호인단이 사전 수집한 증거를 바탕으로 증인 신문을 이어가자 재판부는 "증인에게 설명을 하지 말고 증인이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만 확인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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