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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면 재벌 편, 저렇게 하면 이완용"

  • 2017.06.21(수) 19:17

[삼성 이재용 재판]⑧
"보건복지부 지시 있었지만 압력은 아냐"
삼성 이재용 부회장 만남도 '자발적 의사'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투자위원회의 '찬성 결정'에 청와대에서 보건복지부로 이어진 외압은 없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그룹 전 ·현직 임원 4명의 뇌물공여 혐의를 가리는 31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증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증인신문으로 진행됐다. 홍 전 본부장은 국민연금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가 인정돼 지난 8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검찰은 이날 증인신문에서 2015년 삼성물산 합병 당시 청와대에서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으로 이어지는 의사결정 구조에 청와대의 부당한 개입의 유무를 밝히는 데 주력했다.

홍 씨는 “조남권 전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장으로부터 합병에 대한 지시를 받기는 했지만 이를 압력으로 느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투자위원회를 열어 합병 안건을 하루빨리 끝내라는 말을 조 전 국장으로부터 전해들었냐는 검찰의 물음에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홍 전 본부장은 삼성물산 합병 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투자위원회 회의 당일 신승엽 리스크관리팀장과 한정수 주식운용실장 등에게 합병 찬성을 강요했느냐는 물음에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그는 “꼭 찬성을 하라는 것이 아니고 찬성을 하게 되면 재벌편을 드는 셈이 되고 반대하면 당시 합병을 반대했던 미국 헷지펀드 엘리엇에 국부를 팔아먹은 이완용 취급을 당하게 되니 잘 결정돼야 할 텐데라고 대답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홍 전 본부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게 된 데에도 외압은 없었다고 피력했다.

특검 수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 건에 대해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인 2015년 7월5일, 홍 전 본부장과 국민연금 관계자들은 삼성그룹 서초동 사옥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그룹 관계자들을 만났다.

그는 “삼성물산 최치훈 사장에게 직접 연락해 만났다”며 “삼성물산 CEO(최고경영자)들을 만나 논의를 해봤지만 우리 측이 원하는 답변을 얻지 못해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당시 국민연금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당시 이 부회장이 “(합병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고 대답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변호인단이 삼성물산 합병 당시 구 삼성물산 주가가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됐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 지적하자 홍 씨는 “자산가치가 높지만 주가가 낮은 경우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며 당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1:0.35)은 적정했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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