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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공방에 뛰어든 김상조 공정위원장

  • 2017.07.14(금) 21:06

[이재용 재판]⑪ 직접 차 끌고 증인 출석 "시민으로서 의무"
"금융지주사 추진, 감독당국 무시한 것"vs"현실 모르는 이상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서울 서초동 소재 서울중앙지 법에 나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서다.


그는 "제 증언이 단기적으로는 이 부회장에게 큰 고통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이 부회장과 삼성, 한국경제의 전체 발전에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 위원장은 이날 하루 휴가를 내고 자신의 승용차를 끌고 법원에 도착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민이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 증인으로 참석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참여연대와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에서 목소리를 내온 학자 출신인 그는 '삼성 저격수'라는 별명답게 이날 재판에서 삼성의 승계문제와 미래전략실의 폐단 등을 언급하며 검찰과 변호인의 질문에 조목조목 답변을 이어갔다. 여느 증인들이 재판부를 향해 앉아 증언하는 것과 달리 김 위원장은 이 부회장의 변호인을 직접 마주보고 앉아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부회장 변호인 측은 "(김 위원장의 증언은) 직접 경험한 증언이 아니고 대부분 추측에 의한 것"이라며 "사실 관계를 입증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특히 지난해 삼성 미래전략실이 삼성생명을 금융 지주회사로 전환하려 한 사실에 대해 "감독당국을 바이패스(우회)하려는 행위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원이나 묵인 없이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는 얘기다.

그는 또 "삼성생명을 투자부문(금융지주회사)과 사업부문(사업 자회사)으로 인적분할하는 과정에서 사업부문의 현금 3조원을 금융지주회사에 같이 넘긴다는 발상이 놀라웠다"고 언급했다.

당시 삼성은 삼성생명의 자산 11조원을 지주회사에 이전할 계획이었다. 여기에는 금융계열사 지분(5조9000억원)과 삼성생명 자사주(2조1000억원)뿐 아니라 삼성생명이 보유한 현금 3조원이 포함된다. 삼성은 3조원으로 금융계열사 지분을 사들일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보험회사의 현금을 지주회사에 넘기면 자본적정성이 떨어지는데 이를 무릅쓰고 하겠다고 한 것은 국민이나 보험계약자를 무시하고 감독당국도 무서워하지 않았다는 얘기" 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얘기를 듣고 삼성이 정말 감독당국이 이 안을 승인해 줄 것이라 생각했는지 의심스러웠다"며 "합리적인 감독당국이라면 절대 승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그룹이 금융위원회에 지난해 삼성생명 금융지주회사 전환의 사전 검토를 의뢰했을 때 금융위는 ‘승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 변호인 측은 "금융지주회사 전환과 중간 금융지주회사는 김 위원장이 제안하고 바람직하다고 주장한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이 지금까지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특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증언을 했다는 얘기다.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시기도 문제삼았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사회적으로 마찰음을 낸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회적으로 논란이 생길 여지가 더 큰 금융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과거 미래전략실이 외부 정보에 둔감하고 미래전략실 의사결정자들도 오직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를 가장 최우선 과제로 삼아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삼성물산 합병과 금융지주회사 추진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며 계열사의 자율적 판단이라는 삼성 측 입장에 대해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김 위원장은 "삼성 계열사 이사회는 조직 개편을 결정할 권한이 없었다"며 "삼성그룹 의사결정은 일반적으로 미래전략실이 결정하면 각사 이사회가 형식적으로 결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변호인 측은 "경영을 열심히 한 것을 승계 작업의 일환이라고 본다면 모든 경영활동이 승계활동으로 되어버린다"며 "증인은 학자로서 매우 이상적인 이야기를 한 것일 뿐, 현실에서의 경영권은 그렇게 완전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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