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놀랍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률 46%

  • 2017.07.26(수) 14:50

높은 이익률 유지하려면 개념설계 역량 확보해야

기업은 무엇으로 사는가.

 

세상이 바뀌면서 기업의 존재 이유로 직원, 주주,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꼽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윤 극대화를 빼놓을 수 없다. 재무제표에 나타나는 영업이익률은 해당 기업의 존재이유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크기를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대략 6% 안팎이다. 1000원 어치를 팔아 60원의 수익을 내고 있는 셈이다. 작년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643개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6.61%로 전년(6.09%)보다 소폭 나아졌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 상장사 1180개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5.96%로 전년(6%)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에 올린 영업이익률 46%(매출 6조6923억 원, 영업이익 3조507억 원)는 반도체 슈퍼호황의 덕이라고 치부하기엔 놀라운 수치다. 기업 평균치의 8배에 달하는 규모라는 비유도 그 의미를 전달하는데 부족함이 있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7조8000억 원, 3조6500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런 고공행진은 그동안 SK하이닉스가 추진해온 선제적 투자와 기술 개발, 원가 절감에 따른 것이다.

 

박성욱 부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술 중심의 회사라는 특성상 모르는 게 있다면 끝까지 파헤치는 집요함과 패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최근 SK하이닉스가 경쟁사에 비해 뒤처진 3D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업계 처음으로 72단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한 것도 박 부회장이 주문한 집요함의 결과물이다.

 

제조업은 일반적으로 원자재, 생산설비, 인건비 등 원가 비중이 높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10%만 넘어도 수익성이 좋은 기업 축에 속한다.

 

 

최근들어 산업의 트렌드가 바뀌면서 영업이익률이 높은 기업은 주로 성장산업 쪽에서 나오고 있다. 대박이 나면 한동안 롱런하는 게임업계가 대표적이다. 넥슨코리아 자회사(지분율 100%)인 네오플은 지난해 영업이익 596억엔(원화 6040억원), 매출 722억엔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률이 무려 82.55%에 달했다.

 

네오플은 중국에서 텐센트를 통해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를 서비스하고 있다. 텐센트로부터 받는 로열티 수입이 네오플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처럼 차원이 다른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산업 생태계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글로벌 챔피언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애플이 전 세계 스마트폰 업계가 올린 영업이익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게 좋은 예다. 애플은 자신이 창조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가의 플래그십(flagship) 모델만으로 독점적 이익을 누리고 있다.

 

애플과 같은 글로벌 챔피언이 되려면 실행 능력이 아니라 원천기술인 개념설계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정동 교수(서울대 산업공학과)는 “개념설계를 제시하지 못하는 기업은 매번 글로벌 챔피언 기업이 정의하는 제품의 개념을 따라가며 열심히 해석하고 최대한 비슷하게 흉내 내야 한다. 그러다가 또 개념설계가 바뀌면 다시 새로운 문제에 적응하느라 허둥대는, 바쁘기 그지없는 일상을 반복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개념설계 역량을 갖추는 게 결정적으로 중요하지만 이런 역량이 하루아침에 갖춰지는 건 아니다. 이 교수는 다양한 분야에서 시행착오를 축적한 고수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관련 분야의 고수들이 즐비하다면 경기 변동에 따른 일시적인 이익률 등락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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