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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내 소속은 삼성전자”…의혹을 끊다

  • 2017.08.03(목) 11:42

[이재용 재판]⑫
“삼성물산 합병, 승마 지원 미래전략실이 주도”
“3차례 독대 때도 경영권 승계 얘기한 적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순실 게이트 특검’ 재판이 막바지 수순에 들어갔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433억원의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 등으로 올 2월 말 구속 기소된지 5개월 만이다. 오는 7일 결심(結審)공판에 이어 이달 말 1심 선고공판으로 이 부회장의 재판은 마침표를 찍는다. 

재판 진행 상황을 보면 당초 혐의 입증을 자신했던 특검은 결정적 물증이나 증언을 내놓지 못했다. 변호인측은 특검이 내세운 증인이나 진술조서 등의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특검측 주장을 반박했다.

이렇듯 지난 4월7일부터 본격적인 공판이 시작된 이래 특검의 창과 변호인단의 방패가 맞부딪쳤지만 치열한 법리 공방만 이어졌다. 어느 한쪽도 우위를 점하지는 못한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마침내 입을 뗐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4개월여 이어진 ‘날 선 공방’

재판의 핵심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받기 위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뇌물을 제공했느냐 하는 것이다. 

특검은 총 3차례(2014년 9월·2015년 7월·2016년 2월)에 걸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단독면담에서 박 전 대통령은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부터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 등을 이 부회장에 요구하고, 이 부회장은 그 대가로 옛 삼성물산과 옛 제일모직 합병 등 경영권 승계에 대한 현안 등을 청탁했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이 부회장의 부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이 부회장이 승계 작업을 서둘러야 했던 게 이번 사태의 시작이자 최종목표였다는 게 특검측 판단이다.

뇌물수수가 성립하려면 대가성이 입증돼야 한다. 하지만 특검은 재판 진행 동안 이 같은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즉 정황상 ‘그렇다’는 것이지 결정적 ‘한 방’이 없었다.

특히 가장 핵심 증거로 여겨졌던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수첩은 직접 증거가 아닌 간접증거로 채택됐다. 다만 최근 청와대에서 발견된 전 정부 민정수석실의 ‘삼성 지원 논의’ 문건이 재판 막바지에 증거로 제출된 상태다. 

변호인측은 특검의 뇌물 논리에 맞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게 이뤄졌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특히 3차례의 단독면담 당시 어떠한 대가 관계 합의나 청탁을 한 사실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단독’ 면담이 말해주듯 실제 이런 대화가 오고갔는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의 수첩이나 박 전 대통령에게 사전에 보고된 말씀자료에 삼성의 현안 관련 내용이 담겨있지만 박 전 대통령이나 이 부회장 모두 이 같은 청탁 사실을 부인하는 상황이다. 이런 맥락에서 특검은 직접 증거는 하나도 없고 추측과 정황만으로 이뤄진 까닭에 혐의 입증에는 부족하다는 게 변호인단의 주장이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마침내 입을 뗀 이재용의 작심 발언

불꽃튀는 법리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2~3일에 걸쳐 이 부회장이 자신을 비롯한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50차 공판에서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진술했다. 지난 2월28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이래 증인이 아닌 재판 당사자로서 공개법정에서 처음으로 직접 소명에 나선 것이다.

한마디로 이 부회장은 자신의 권한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룹 총괄 업무는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후 빈도가 조금씩 늘어났을 뿐 자신의 공식적인 직책은 어디까지나 ‘삼성전자 부회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룹 계열사 재편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하려고 했다는 특검의 주장에 본인에게는 그럴 만한 권한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내 소속은 처음부터 삼성전자였다. 미래전략실은 한 번도 소속된 적 없다. 업무도 90~95%는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계열사 업무였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최지성 미전실 실장이 “삼성그룹의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제 책임 하에 이뤄졌다”고 발언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특히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달 14일 증인으로 출석, ‘이재용·최지성·장충기·김종중 네 사람이 매일 모여 삼성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결정한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확실하게 말씀드려 그렇게 넷이 회의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단호하게 못박았다.

2015년 9월 옛 삼성물산과 옛 제일모직 합병 건도 입장은 뚜렷했다. 이 부회장은 “두 계열사의 사업에 대해 지식도 없고 업계 동향도 모른다. 합병은 해당 계열사 사장들하고 미전실에서 알아서 다 한 일이다. 함부로 개입할 것은 아니었다”고 일축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승마 지원 등이 이 부회장 주도로 추진된 것 아니냐는 특검 주장을 전면 반박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한 발 더 나아갔다. 당시 양사 합병에 대해 재검토 건의까지 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합병 진행 중 엘리엇이 반대하고 나서자 경영진이 거기에 시간을 뺐기는 게 아까워 제로베이스(원점)에서 다시 검토하자는 건의를 최 전 실장에게 했다. 하지만 최 전 실장이 그래도 추진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따랐다. (잘 아는) 전자업종 같았으면 더 확실하게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과의 세 차례 독대 상황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직접 진술하며 경영권 승계나 현안 관련한 대화를 한적은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세 차례 독대에서 경영권 승계 관련 얘기를 들은 적도 말한 적도 없다”며 특검 주장에 날을 세웠다. 

이 부회장의 신문을 마지막으로 올 3월9일부터 5개월 가까이 진행된 ‘삼성 뇌물’ 재판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피고인신문이 완료되면 특검과 삼성 변호인이 재판 쟁점을 두고 막판 공방을 벌인다. 공판기일이 끝나면 오는 7일 재판의 마지막 절차인 결심(結審)공판을 연다.

통상 2~3주 뒤에 선고 기일이 잡히고 이 부회장의 1심 구속만료일이 8월27일인 점을 고려할 때 8월25일 이전에 1심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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