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역사는 하이닉스 인수 前과 後로 나뉜다

  • 2017.08.11(금) 11:59

<어닝 17·2Q>4대그룹 리그테이블④
SK하이닉스 독보적 질주…他주력사 압도
올 상반기 영업이익 SK이노베이션의 4배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 아니면 반전의 승부사? 기업 인수합병(M&A)은 양날의 검이다.  둘 중 하나, 대박 아니면 쪽박이다.

손쉽게 기업 덩치를 키우고 신규시장 진출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기껏 많은 자금을 들여 사들여놨더니 허우적거리는 모습은 흔하다. 다행히 대박도 있다. “왜 이제 오셨어요?”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맹위를 떨치는 계열사.

2012년 2월, 녹색 피를 빼고 붉은 피를 수혈 받은 SK하이닉스와 SK의 궁합은? ‘천생연분’이라는 말도 아깝지 않다.

 

 

◇ 3대 주력사의 78%

올해 2분기 SK그룹 주요 7개 계열사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은 4조2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0% 성장했다. 금액으로는 1조8900억원 확대됐다.

이쯤되면 SK의 역사는 SK하이닉스 M&A 전과 후로 나뉜다고 말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SK와 SK하이닉스가 5년간 성공 스토리를 함께 써내려가고 있어서다. SK하이닉스의 기세가 멈출 줄을 모른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영업이익 3조51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 7배 넘게 뛴 수치다. 올 1분기(2조4700억원)에 이어 1983년 창립 이래 다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반도체 슈퍼 호황이 계속되고 있는 영향이다. 주력제품인 D램 출하량이 1분기보다 3% 증가했고 판매가격도 11% 올랐다. 낸드플래시는 출하량이 6% 줄었지만 가격이 8% 상승해 문제 될 게 없었다.

하지만 호황만으로 SK의 경영성과를 평가절하할 수는 없다.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대략 6% 안팎(2016년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평균 6.61%·코스닥 5.96%)이다. 1000원 어치를 팔아 60원대의 수익을 내고 있는 것.

이런 상황에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46%. 반도체 슈퍼호황의 덕이라고 치부하기엔 놀라운 수치다. 기업 평균치의 8배에 달한다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와우” 소리가 나올 만한 수치다.

이렇다 보니 SK하이닉스가 SK 계열 편입 이후 1년만에 꿰찬 이래 단 한 번도 놓치지 않은 1위 자리는 올해도 따 놓은 당상이다.

SK이노베이션(에너지)·SK하이닉스(반도체)·SK텔레콤(통신) 등 SK 3대 핵심 계열의 2분기 영업이익(3조8900억원) 중 SK하이닉스 비중이 무려 4분의 3이 넘는다. SK하이닉스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5조5200억원. 2위 SK이노베이션(1조4300억원) 보다 무려 4배 가까이 많다.

 

 

◇ 갈 길 바쁜 에너지·통신

SK이노베이션으로서는 다소 머쓱할 노릇이다. 영업이익은 62.4% 급감한 4212억원에 그쳤다. 올 1분기만 해도 1조원(1조43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지만 유가 하락 직격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유가 하락에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원유를 비싸게 사서 제품을 싸게 팔아야 한 탓이다. 이로 인해 석유사업(정유) 영업이익은 97.2% 급락한 125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부터 정유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비 정유(화학·윤활유) 사업 비중을 끌어올리고는 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지난 5월 말 비(非) 석유사업을 집중 육성 의지를 밝히며 추진하고 있는 ‘딥 체인지 2.0’을 더욱 강하고 빠른 속도로 밀어붙여야 할 이유다.

SK텔레콤도 갈 길이 바쁘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가운데 벌어들이는 돈이 제한적이다. 자회사 덕에 성장하긴 했지만 본업은 제자리걸음이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은 3.9% 늘어난 423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3.3% 감소한 4623억원을 기록했다. 연결 영업이익이 소폭이나마 성장한 것은 SK브로드밴드와 SK플래닛 등 자회사 덕택이다.

SK의 중소 사업군 중 SK네트웍스가 처참한 실적을 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95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반토막 났으니 말 다했다. 최근 일련의 급속한 사업 재편과 관련해 적잖은 자금을 쏟아부은 탓이다.

SKC는 전년과 비슷한 442억원으로 선전했다. 2년 전 세운 합작사도 부진했다. 필름사업을 펼치는 미국 법인의 적자도 지속되는 등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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