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代물림의 매직]①12년전 무슨 일이…

  • 2017.08.17(목) 08:54

김승연·한화, S&C 지분 100% 2세들에 30억에 넘겨
향후 경영권 승계 지렛대로서 200% 제 역할 ‘든든’

이쯤 되면 김승연(65) 한화 회장의 ‘매직’이다. 시스템통합(SI) 계열사를 이용한 대(代)물림이야 재계에서 흔하디흔한 일이지만 방법론적 측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승계 공식을 만들어낸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단순히 내부 일감을 몰아주는 것만으로 하(何)세월에…. 돈이 될 만하다 싶은 사업이나 계열사를 쉼 없이 갖다 붙여 몸값을 끌어올려 2세들의 승계 기반을 단단히 다져놨다.  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12년간 공들인 작업은 이제 마지막 퍼즐만을 남겨놓고 있다.

결실을 맺을 찰나 새 정부 들어 ‘일감몰아주기’의 대표적 표적이다 뭐다 말들이 많지만 이것도 문제될 게 없다. IT서비스 사업만 똑 떼어내는 ‘묘수’로 손을 털 참이다. 한화S&C를 지렛대로 한 김 회장의 드라마틱한 승계 작업의 여정을 따라가 봤다. [편집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부터).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막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


2001년 3월, 한화 내에 ‘한화에스앤씨(S&C·Solution & Consulting)’라는 계열사가 만들어졌다. (주)한화가 화약·무역·건설·정보통신·정보 등 5개 사업 중 정보부문을 떼어 내 설립했다.

태생이 이런 까닭에 주인이 누구인지는 감이 딱 온다. (주)한화가 최대주주였다. 자본금(30억원) 중 20억원을 액면(5000원) 출자했다. 지분도 66.7%나 됐다. 이외 33.3%는 오너 김승연 회장 소유였다. 10억원을 댔다.

이랬던 한화S&C가 4년 만에 새 주인을 맞았다. 김 회장의 아들 삼형제의 개인 소유회사로 완벽 변신한 것이다.

먼저 둘째 김동원(32) 한화생명 상무와 막내 김동선(28) 전 한화건설 팀장이 2005년 4월 주주로 등장했다. 당시 나이 20살, 16살 때다. 김 회장이 지분 33.3%를 각각 16.7%씩 초기 출자금 10억원과 동일한 가격에 두 아들에게 매각했다.

2개월 뒤 6월에는 (주)한화가 나섰다. 지분 66.7%를 전량 20억4000만원(주당 5100원))에 당시 22살이던 장남 김동관(34) 현 한화큐셀 전무에게 넘겼다. 매각금액도 원금에 2%만의 웃돈을 얹었을 뿐이다. 김 전무는 주주명부에 위풍당당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계열사 IT일감 위주의 한화S&C를 기반으로 한 후계 승계 작업의 시작이다.  여기서 묘한 점 한 가지. 한화S&C가 2005년을 기점으로 급격한 재무적 변화를 겪는다는 점이다. 

한화S&C는 초창기 내로라하는 다른 계열사와 비교하면 계열 축에도 못 꼈다. 하지만 외형치고는 벌이가 나름 괜찮았다. 매출은 첫 해 461억원에서 2003년 1067억원으로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첫 해부터 흑자를 냈고 2002~2003년에는 10억원대의 수익을 냈다.

비록 적게나마 벌이가 안정적이었던 한화S&C가 2004년 돌연 37억원 영업적자로 전환했다. 78.7%(자본금 30억원·자본총계 6억3900만원)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3형제가  한화S&C 지분을 사실상 액면가에 넘겨받을 수 있었던 것은 당시 갑자기 나빠진 재무상태가 반영된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

속내야 어찌됐든, 한화S&C의 모습은 공교롭게도 이후 180도 달라졌다. 오너 2세를 주인으로 맞은 2005년 매출 1220억원에 영업흑자 33억원으로 반전하며 다시 정상궤도로 올라섰다.

 


아울러 3형제는 적잖은 투자를 통해 본격적인 사세 확장에 들어갔다. 총 1310억원의 자금을 집어넣은 게 2005년 6월(30억원)과 2007년 11월(135억원) 및 12월(1150억원)의 일이다.

세 차례의 증자를 거쳤지만 주주 구성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주주, 즉 김 회장 2세들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김 전무 50%, 김 상무와 김 전 팀장 각각 25%씩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이유다.

김 전무 등은 사실상 지주회사인 (주)한화 지분이라고 해봐야 7.8% 밖에 안 된다. 최대주주인 김 회장(22.7%)의 지분 승계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때문이다. 이외 한화S&C 100% 말고는 다른  계열사 지분도 전혀 없다.

이렇듯 김 회장의 후계 승계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하지만 한화S&C가 있어 걱정할 것도 못된다. 그만큼 한화S&C 성장은 파죽지세다. 김 회장이 원하는 바대로 제 역할을 200%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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