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진짜 생존경쟁은 지금부터

  • 2017.08.18(금) 13:55

<어닝 17·2Q>조선 리그테이블
대우조선 영업이익 6647억원…경쟁사 압도
현대·삼성 살얼음판 흑자…하반기 일감 관건

국내 조선업계가 위기의 터널을 빠져나왔다. 그 동안 계속 까먹기만 하던 곳간에 돈을 채워 넣고 있다.

 

하지만 생존을 위한 긴장감은 아직 남아있다. 일감 부족이 현실화되면서 하반기 전망이 불투명해졌고, 미래 먹잇감 확보를 위한 수주 시장에서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대우조선, 또 한 걸음 전진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 올 2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83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5316억원의 적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흑자로 전환했다.

 

이 중 대부분은 대우조선해양이 도맡았다. 영업이익 6647억원을 달성하며 흑자전환은 물론 경쟁사를 압도했다. 올 1분기(2918억원)에 비해서도 2.3배 가량 성장하며 가속 페달을 밟았다.

 

그 동안 회사의 숨통을 조였던 해양 플랜트가 정상적으로 인도된 것이 큰돈을 벌어들인 배경이다. 발주처 측과 협상을 통해 공사대금을 추가로 확보하고, 인도 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도 조정해 손실을 최소화했다.

 

실제 대우조선은 올 6월 계약금액만 27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해양플랜트 1기를 성공적으로 인도했다. 본래 이 계약은 18억달러 규모였지만 설계와 사양 변경 등을 통해 9억달러가 증액됐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자본 확충에도 성공하며 차츰 경영 정상화에 다가서고 있다. 산업은행 등 시중은행의 8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1조2000억원 수준의 영구채 발행 등을 통해 올 상반기 2조100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단행했다.

 

재무구조 개선과 안정적인 영업이익 확보는 감사법인의 결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지난해 말 ‘한정’의견을 받았던 대우조선해양은 올 상반기 재무제표에 대해서는 ‘적정’ 검토의견을 받았다.

 

 

◇ 현대·삼성중공업, 허전한 흑자행진

 

현대중공업은 올 4월 초 인적분할을 통해 각자도생을 선택한 이후 온전히 자신들 만의 첫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중공업은 전년 동기대비 13.7% 감소한 15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일감 부족에 따른 보릿고개가 현실로 닥쳤다. 이로 인해 주력인 조선 부문 영업이익이 18.9% 줄어든 1456억원에 머물렀고, 해양과 엔진기계 등도 각각 253억원, 263억원 수준에 그쳤다.

 

삼성중공업은 살얼음판이었다. 하마터면 적자로 전환될 위기였다. 올 5월 발생한 크레인 사고 여파다.

 

영업이익 206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 이후 4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지속했지만 규모는 또 줄었다. 만족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은 크레인 사고로 인해 해당 프로젝트 뿐 아니라 다른 프로젝트 조업도 중단했다. 안전점검을 받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지연된 공정 만화를 위한 추가적인 원가 투입이 발생했다. 안전관리 진단과 컨설팅 비용, 협력사 보상금 등도 필요했다. 여기에 들어간 돈이 총 1250억원 가량이다.

 

그나마 2분기 인도한 주요 프로젝트에서 체인지 오더(공사비 추가정산) 협상을 통해 크레인 사고 영향을 최소화했다. 그야말로 짜내고 짜낸 흑자다.

 

◇ 위기와 기회는 지금부터

 

앞으로가 관건이다. 조선사들은 지난해 겪었던 수주절벽으로 인한 일감부족 문제가 하반기 더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조선3사(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7월 말 현재 수주잔량(조선·해양부문)은 278만2600만달러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27% 감소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역시 26.6%, 25% 감소한 210억달러, 270억달러 수준이다.

 

이로 인해 현대중공업은 울산 조선소(도크10개) 내 도크2개 및 군산조선소(도크1개) 폐쇄를 결정했고, 삼성중공업도 하반기 도크 운영 중단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결국 조선사들의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각사는 수주시장에서 미래 먹잇감 확보를 위해 더 치열해진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국내 조선사들은 작년과 비교해 올 상반기 크게 개선된 수주 실적을 달성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삼성중공업은 올 상반기 52억달러의 수주를 기록하며 가장 많은 일감을 확보했다. 지난해 상반기 수주 실적이 전무(全無)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현대중공업 조선3사도 전년 동기대비 157.5% 급증한 43억2400만달러 규모의 수주를 따냈다.

 

대우조선해양은 가장 적은 11억달러 규모의 수주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재무구조가 점차 안정되면서 수주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올 하반기 선박 수주시장은 상반기에 비해서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줄어든 일감을 갖고 버티면서도 새로운 먹잇감을 찾아야 하는 것, 국내 조선사들이 또 한 번의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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