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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멀어지는 도시바 인수의 꿈

  • 2017.08.23(수) 17:27

美 웨스턴디지털과 이달내 최종협상 돌입
SK하이닉스 참여 한·미·일 연합 인수 ‘제동’

SK하이닉스의 일본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인수의 꿈이 멀어질 듯한 분위기다. 당초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한 도시바가 돌연 미국 웨스턴디지털(WD)와 이달 안으로 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서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미국 WD과 메모리 사업부 매각과 관련한 협상에 돌입했다. 특히 이번달 안으로 협의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현재 실사작업까지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D은 2015년부터 도시바 요카이치 공장을 공동 운영해 온 도시바 메모리의 파트너사다.

이는 도시바가 당초 우선협상대상자를 갈아 엎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시바는 지난 6월 한·미·일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일본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을 축으로 SK하이닉스와 미국 베인캐피탈로 구성돼 있다.

도시바가 협상 파트너를 바꾼 이유는 SK하이닉스의 투자방식을 놓고 일본 내에서 부정적 여론이 커지고 있는 틈을 WD이 파고 든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한·미·일 컨소시엄이 써낸 입찰금 2조엔(약 20조원) 중 SK하이닉스는 3000억엔(약 3조원)을 투입할 예정으로 투자방식은 향후 지분 소유가 가능한 전환사채(CB)를 계획했다.

이로 인해 일본 반도체 기술의 해외 유출을 우려하는 부정적 여론이 커지면서 도시바와 한·미·일 컨소시엄간의 협상은 난항을 겪어왔다. 

급기야 시가 토시유키(64) 산업혁신기구 대표이사가 지난달 초 "SK하이닉스 참여 조건은 종전에 밝힌 융자형태로 출연하는 것”이라고까지 밝히고 SK하이닉스는 융자 형태로 투자하겠다고 입장을 틀었지만 분위기는 이미 WD에게 기울어진 상태였다.

WD은 올해 초 도시바 메모리가 매물로 나오자 매각 협상과 관련해 자신들에게 독점교섭권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도시바 메모리와 함께 상품 개발과 공장 운영을 해온 만큼 자신들에게 그만큼의 재산권이 담보돼 있다는 근거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바가 매각 협상을 진행시켜 나가자 국제중재재판소와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매각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 과정에서 기술 유출 위험을 들며 경쟁업체인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한·미·일 컨소시엄과의 매각 협상을 강하게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도시바도 맞불작전에 나섰다. 지난 6월 말 일본 도쿄지방법원에 WD이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했다며 1200억엔(약 1조2000억원)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WD 임직원을 대상으로 도시바 메모리 사업과 관련한 정보 접근 권한을 차단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선 것이다.

강대강으로 부딪치는 이런 상황에서도 WD은 물밑에서 매각 협상을 요구했고 한·미·일 컨소시엄과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하루빨리 매각 과정을 진척시켜 나가야 하는 도시바 입장에서는 WD과 마주앉을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WD이 도시바와 매각과 관련해 합의를 하게 된다면 국제중재재판소에 신청한 매각 중지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겠다고 말한 것도 도시바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WD을 중심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제시한 금액은 1조9000억엔(약 19조원).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은 경제산업성의 영향도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매각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진영과 손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도시바가 WD와 인수금액이나 출자비율 등에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해 매각협상이 다시 교착상태에 빠질 경우 한·미·일 연합과 다시 협상을 추진하거나 증자를 통해 초과 채무 해소에 나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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