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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석유화학에 환장하는 까닭

  • 2017.11.20(월) 11:17

정제마진 변동성 커 정유사업 실적 불안정
PX·에틸렌 넘어 제품 다각화로 석화사업 강화

국내 정유사들이 최근 들어 정유(석유정제업)라는 틀 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이다. 석유화학 부문에서 M&A(인수·합병)는 물론 대규모 투자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

정유사업은 국제유가 변동성에 따라 들쭉날쭉하다. 이런 단점을 보완해 지속 성장이 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할 수 있다. 국내 정유사들이 요즘 석유화학에 환장하는 이유다.

 

 

◇ 경쟁적 석유화학 영토 확장

20일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NCC(나프타분해설비) 설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PX(파라자일렌) 등 아로마틱 계열 제품 의존도가 큰 석유화학 사업에서 에틸렌 등 올레핀 계열 제품을 추가,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GS칼텍스는 합작 파트너인 미국 쉐브론과 협의해 투자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GS칼텍스 뿐 아니라 지난 몇 년간 국내 정유사들의 신규 투자는 석유화학 사업에 집중돼있다. 선제적으로 움직인 곳은 S-Oil이다.

 

S-Oil은 지난 2014년 RUC(잔사유고도화 콤플렉스) 및 ODC(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 프로젝트에 4조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 중 ODC 설비를 통해서는 PO(프로필렌 옥사이드)와 PP(폴리프로필렌) 등 올레핀 계열 제품을 추가해 PX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것이 투자를 결정한 이유였다.

내년 초 설비 준공을 마치고 상업가동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S-Oil이 신규 설비를 통해 기대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맏형인 SK이노베이션(석유화학 담당 자회사 SK종합화학)은 석유화학 사업 제품군이 가장 다양하다. SK종합화학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화학사인 사빅(SABIC)과의 합작을 통해 2015년 10월부터 고부가 석유화학제품인 넥슬렌(고성능 폴리에틸렌) 생산을 시작했다.

 

올해 들어서는 미국 다우로부터 EAA(에틸렌 아크릴산)와 PVDC(폴리염화비닐리덴) 등 포장재 사업 부문을 인수하면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더욱 다양화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국내 석유화학사인 롯데케미칼과 합작을 통해 현대케미칼을 설립, MX(혼합자일렌)을 생산하며 올 들어 실적 성장세의 밑거름으로 삼고 있다.

◇ 정유만으로는 안 돼

이처럼 정유사들이 석유화학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실적 변동성이 큰 정유업만으로는 지속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과거 정유업의 보완 역할을 하던 석유화학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2015년 저유가 시대가 시작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정유사들은 두 사업 모두 과거에 비해서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국제유가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받는 정유업에서는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현실에 직면했다. 유가가 상승하고 정제마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분기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실적이 급락하거나 적자로 전환되며 널뛰는 양상을 보였다.

 

 

정유사 가운데 정유업 의존도가 가장 낮은 SK이노베이션의 경우에도 올 1분기와 3분기에는 정유사업에서 4539억원, 526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체 영업이익이 1조원에 달했던 반면, 유가가 하락세였던 2분기에는 이 사업 영업이익이 125억원에 그치며 전체 영업이익도 4212억원으로 급락한 바 있다.
 
반대로 정유사업이 부진했던 시기 석유화학과 윤활유 등 비 정유사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영업이익 규모를 유지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정유사들이 석유화학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주력하는 이유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동 정세 불안 등의 이유로 국제유가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면서 석유제품 수요가 줄어 정유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석유화학사업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함께 제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특히 고부가 제품은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어 정유사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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