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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재단워치]①'열에 아홉' 핵심계열사 지분 보유

  • 2017.12.04(월) 15:30

총수있는 대기업 35개재단중 31곳 핵심계열사 지분 보유
보유만 하고 팔지 않아... 총수일가 지배력 지원 눈총
그룹마다 상황따라 재단을 보는 눈도 제각각

대기업 공익재단이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느냐는 문제제기에 직면해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달 5대그룹과 만난 자리에서 언급한 이후 급부상한 화두다. 그렇다고 느닷없이 등장한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에선 공익재단에 대한 주식보유 규제가 1990년말 도입됐다. 당시에도 대기업 공익재단은 나름의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었지만 상속·증여세 부담없이 그룹 경영권을 대물림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급기야 공익재단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의 의결권을 제한하거나 출연자와 관계된 사람이 해당재단의 운영에 관여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물론 이러한 대안은 많은 논쟁 속에 아직까지 도입되지 않고 있다. 30년째 이어져오고 있는 논란. 대기업 공익재단 문제를 비즈니스워치가 [공익재단워치]를 통해 다시 짚어본다. [편집자]

 

 

 

대기업 공익재단법인 10곳중 9곳은 총수일가 지배력 유지와 직결되는 핵심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재단들은 공익적 목적에 써야 할 재원 확보를 위해 계열사 지분을 늘리는 사례는 많지만 보유지분을 팔아서 공익사업 재원을 확보하는 사례는 드물다. 공익재단이 기업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지를 보기 위해선 단순히 지분보유내역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지분변동을 함께 봐야한다.

 

비즈니스워치는 자산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중 총수있는 24개그룹의 공익재단 자산내역·변동을 분석했다. 24개 그룹중 공익재단이 없거나 재단은 있지만 계열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6개를 제외한 18개 그룹이 실질적인 분석대상이다.

 

18개그룹 공익재단중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재단은 35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4개를 제외한 31개(88.6%) 재단이 그룹 지배구조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배구조의 핵심 역할이란 총수일가가 그룹 전체를 컨트롤하는데 없어선 안되는 회사란 의미다. (아래표 공익재단 계열주식 보유현황 참조)

 


삼성생명공익재단·삼성문화재단·삼성복지재단은 국내 최대그룹 삼성의 지주회사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삼성물산 주식을 각각 1.05%, 0.6%, 0.04%로 합계 1.69%를 보유중이다. 이들 재단은 금융지주회사 전환이 점쳐지는 삼성생명 지분도 합계 6.86% 보유하고 있다. 삼성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 지분은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때부터 내려오던 것도 있지만 최근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한 후 삼성물산 지분을 대거 매입하면서 다시 부각됐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2014년 6월 삼성생명 지분 2.5%(500만주)를 팔아 5016억원을 확보했고 2016년 2월 삼성물산 지분 1.05%(200만주)를 3060억원에 사들였다. 수천억원의 지분을 팔고 다시 수천억원의 지분을 매입하는 거래는 국내 대기업 공익재단에서 흔치 않은 사례인 데다 실정법 위반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이 매각한 삼성생명 주식은 이건희 회장의 매형 이종기 전 삼성화재 회장이 사후 기부한 주식(936만주) 중 일부다. 기부 받은 재산을 팔아서 마련한 돈은 아무 곳에나 쓸 수 없다. 법에 따라 3년 이내에 정관에 명시된 공익사업에 써야하고, 이를 어기면 가산세를 물어야한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삼성물산 주식을 매입한 것은 당연히 직접적인 공익사업은 아니다.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한 후 발생한 신규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 삼성SDI가 의무적으로 매각해야했던 지분을 사들인 것이어서 그룹 지배구조 이슈에 재단을 동원했다는 지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던 대목이다.

 

다만 최종적으로 법적 문제는 없었다. 공익사업에 충당하기 위해 수익용 또는 수익사업용으로 운용하는 경우도 포괄적인 공익사업으로 보는 조항 때문이다. 쉽게말하면 배당금을 받아 공익사업을 더 잘하기 위한 용도로 삼성물산 지분을 대거 매입했다는 삼성 측의 입장을 현행법은 포용해 주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은 정몽구 회장이 기부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4.45%와 이노션 지분 9%를 보유중이다. 정 회장은 2007년 비자금사태 이후 개인재산으로 사회공헌하겠다는 약속에 따라 총 8500억원어치 글로비스·이노션 주식을 매년 순차적으로 기부했다.

 

재단 보유주식 중 글로비스는 현 그룹 지분구조에선 핵심으로 보기 어렵지만 정의선 부회장이 지분 23.3%를 가지고 있는 탓에 향후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그룹이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글로비스가 `정점`으로 부상한다면, 재단 보유지분이 정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에 보탬이 될 수 있다.

LG연암문화재단과 LG연암학원은 지주회사 (주)LG 지분 2.42%를 가지고 있다. LG그룹은 국내 대기업중 첫 지주회사로 전환한 만큼 대주주 지분율이 탄탄한 편이지만 4세 구광모 상무의 지분율(6.12%)은 아직 갈길이 멀다는 점에서 역시 재단 지분율의 존재감이 있다.

대림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대림문화재단(6.2%)·대림수암장학문화재단(0.57%)·대림학원(3.22%)도 지배력 유지와 직결되는 지분이다. 이 지분은 이준용 대림 명예회장이 2015년과 2016년에 걸쳐 기부한 재산이다. 이 명예회장의 장남 이해욱 부회장은 대림코퍼레이션 최대주주(52.26%)인 동시에 재단 중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대림문화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 부회장이 대림코퍼레이션 최대주주에 오른 이후 이 명예회장의 지분이 재단에 증여됐다.

GS그룹은 동행복지재단이 (주)GS 1.61%, 한화그룹은 북일학원이 (주)한화 1.81%를 보유하고 있다. 두산은 연강재단과 동대문미래창조재단이 지주회사 (주)두산을 각각 2.78%와 0.47%, 부영그룹은 우정학원이 (주)부영 0.79%를 보유중이다. 모두 그룹 지분구조 정점에 있는 곳이다. 효성과 영풍의 공익재단이 가진 (주)효성, (주)영풍 지분도 마찬가지다.

롯데, 금호 계열의 문화재단이 보유한 지주회사 주식은 한때 경영권분쟁과 얽힌 사연이 더욱 남다르다.  공익재단이 `사익재단`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사례다.  이들 재단의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의미를 후속편에서 다룬다.

 

기업총수 자녀가 임원급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그룹 가운데 지분승계가 미약한 곳은 또 다른 관심을 받고 있다. 이들 그룹중 공익재단이 지주회사 주식을 상당수 보유한 곳은 이미 재단 보유분 만큼 사실상 사전증여가 이뤄진 것이나 다름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중공업, 한진, CJ, OCI 그룹 등이다.  이 역시 후속편에서 자세히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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