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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2017]삼성전자 황금기, 다시 올 수 있을까

  • 2018.01.09(화) 11:33

영업이익 53.6조…역대 최대 기록
반도체 주도 성장…내부선 '위기론'

돌이켜보면 삼성전자에는 황금기였다.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넘었고 전세계 반도체 1위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국내 대표기업이라는 간판이 어색하지 않은 실적에 주가도 수직상승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만 아니었다면 말 그대로 '꽃길'을 걸은 해나 다름없다.

 


삼성전자는 9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은 239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8.7%, 영업이익 53조6000억원으로 83.3% 각각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22.4%를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날마다 6600억원어치를 팔아 1500억원을 이익으로 남겼다.

종전까지는 갤럭시S4가 4500만대 이상 팔리며 돌풍을 일으킨 2013년이 최대였다. 당시 매출액은 228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36조8000억원이었다. 그 뒤 삼성전자는 200조원을 턱걸이하는 매출과 20조원대 영업이익에 갇히는 정체기를 겪었다. 공교롭게도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2014년부터 3년간 회사 실적에 먹구름이 끼었다.

올해는 확 달라졌다. 이재용 부회장의 수감이라는 악재를 만났지만 삼성전자 자체 실적은 고공행진을 그렸다.

주역은 반도체다. 사업부문별 실적이 나오지 않아 구체적인 수치를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증권가는 올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지난해보다 160% 가량 증가한 35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경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65% 가량를 반도체가 책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률도 50%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4차 산업혁명 시기를 맞아 서버와 데이터센터에서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게 실적을 끌어올렸다. 메모리시장 1위라는 시장지위와 탁월한 원가절감 능력이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타면서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극대화된 시기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24년간 세계 시장을 호령하던 인텔을 밀어내며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통틀어 반도체 매출 1위 자리에 올랐다. 삼성이 반도체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한 1983년부터 따지면 무려 34년만에 이뤄낸 성과다.

인터넷·모바일(IM)부문도 지난해 1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성기 때인 2013년 25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에 견주면 한참 못미치는 실적이지만 스마트폰 보급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2016년 하반기 갤럭시노트7 발화사태라는 악재까지 터져나왔다는 점에 비춰볼 때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5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2조2400억원에 견주면 갑절이나 늘어난 실적이다. 삼성전자가 독주하는 플렉서블 OLED는 지난해 경쟁사인 애플에 공급할 정도로 시장지배력을 갖추고 있다. 현재 전세계 시장의 97%를 삼성이 점하고 있다.

이밖에 가전(CE)부문은 1조원대 중후반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가 삼박자를 이룬 덕에 삼성전자의 주가는 연초 170만원대에서 연말에는 250만원대로 올랐다. 삼성전자가 앞으로 3년간 총 29조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한다는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직후인 11월초에는 삼성전자 주가가 역대 최고인 287만6000원을 찍었다.

하지만 이 같은 호실적 속에서도 위기감은 여전했다. 삼성 내부에선 지금의 성과는 과거 몇년간 과감한 투자를 진행한 덕에 맺은 결실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심심찮게 엿볼 수 있다. 경영쇄신을 명분으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권오현 회장도 지난해 11월 삼성전자 창립기념식에서 "어쩌면 1위를 달성한 지금이 위기의 시작점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남겼다.

반도체 경기만 하더라도 올해 정점을 찍은 뒤 꺾일 것이라는 경고음이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심심찮게 나오는 실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리스크를 감내하면서 장기투자를 할 수 있는 건 오너경영의 장점"이라며 "총수 부재가 길어질수록 감당해야할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따로 보면 삼성전자는 매출 66조원, 영업이익 15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반도체는 10조원, IM부문은 3조원, 디스플레이는 2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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