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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 아시아나, ‘장거리 전쟁’ 포문을 열다

  • 2018.02.06(화) 16:30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간담회
"2022년까지 장거리 노선 19개로 확대"
"경영정상화 올해 완료..유동성 문제없어"

"지난 30년 동안 생존했다는 것 자체가 항공업계에서는 놀라운 일입니다. 미국과 일본 유수의 대형 항공사가 2000년대 초 부도로 내몰렸고, 최근 들어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가 시장을 잠식하면서 우리도 3~4년 적자를 봤습니다. 하지만 소란스럽지 않은 경영정상화 작업을 통해 재작년부터 되살아날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이젠 장거리 노선에서 '복수민항 경쟁구도'를 만들어 수익성을 확보할 겁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 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창립 3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 에서 아시아나항공 김수천 사장이 발언 하고 있다.(사진: 아시아나항공)

 

국내외를 불문하고 항공산업 내 격화된 경쟁은 '레드 오션'이란 표현이 부족할 정도다. 그런 와중에 오는 17일 창립 30주년을 맞는 아시아나항공이 '새로운 경쟁'을 화두로 꺼내들고 나섰다. 대한항공에 눌리고 난립한 LCC에 치이면서 지난 수 년간 경영상태가 악화된 게 국내 2위 아시아나항공의 현주소다. 이런 아시아나가 예고한 장거리 항공 네트워크 시장 경쟁의 상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명확하다.

 

◇ "장거리 맞장..2022년 비중 60%로"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 김수천 사장은 '항공시장 경쟁체제 유지'를 위해 국내 2대 대형 항공사(FSC, Full Service Carrier)인 아시아나의 독자생존이 필수적이라는 걸 설명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간담회 서두부터 "아시아나항공의 30년은 곧 복수민항시대 30년"이라며 "아시아나가 27년간 이어지던 국내 항공시장의 독점을 깨 소비자 주권을 확대하고 항공산업 경쟁의 효과를 불러왔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에어버스 A350 기종을 주축으로 한 장거리 노선용 항공기 도입이 수익성을 갖춘 장거리 네트워크 항공사로 전환하는 단초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장거리 경쟁 구도가 "항공 이용객들에도 더 많은 선택 기회, 편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나는 올해 4월과 7월 A350을 1대씩 추가 도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장거리용 항공기 32대를 확보해 장거리 노선을 19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올해 53%인 장거리 노선 매출 비중을 59.4%까지 끌어올린다는 것. 우선 올해 5월 베네치아(이탈리아), 8월 바르셀로나(스페인)에 각각 신규 취항 계획이 잡혀있다.

 

이 같은 계획은 LCC의 폭풍 성장세에 맞대응하면서 중단거리 노선에서 수익을 더 내려 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국내선이나 아시아권 등의 경우 최근처럼 경쟁력 있는 300석 안팎 규모 중대형기를 띄워 손실을 줄여가는 수준의 대응이 적당하고 본 것.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LCC 계열사에 중단거리 저수익 노선을 이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장거리 노선은 여전히 수익을 확보할 여지가 아직 있다는 게 아시아나가 본 판세다. 김 사장은 "현재 아시아나는 장거리 노선 12개를 갖고 있지만 경쟁사인 대한항공은 30개 노선을 확보하고 있다"며 "아직 우리가 운항을 하지 않고 대한항공이 독점하거나 제한적 경쟁을 누리는 장거리 노선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어 장거리 복수민항 구도를 만들겠다"고 했다.

 

 

◇ "연 3600억 추가이익 내 재무구조 개선"

 

아시아나항공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 극심한 실적악화를 겪었다. 제주항공 위시한 국내 LCC의 성장, 유가상승,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일본과의 외교 관계 악화 등 댈 수 있는 안팎의 핑계도 수두룩하다.

 

그 결과 차입금 규모가 4조원을 넘을 정도로 증가하고, 자본 잠식이라는 망신까지 당했다. 회사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최근까지 잇따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자리에서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탈출구가 마련돼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데도 주력했다. 2016년부터 나타난 실적 호전을 계기로 수익이 점점더 늘어나는 추세고, 여기에 더해 비수익자산 매각 등 자구안을 시행하면 유동성 압박을 무난하게 벗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차입금 만기가 짧아지면서 상환해야할 금액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2016년에 2011년 수준의 이익을 회복했고, 작년 역시 재작년보다 영업이익이 소폭 개선될 것이 예상되고 있다"며 "2년 연속 영업현금흐름이 투자현금흐름보다 많은 상황이고 그 차이도 점점더 커지고 있어 차입금을 무리없이 상환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시아나는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3개년 기간의 경영정상화작업을 진행중이다. 현재까지 손익구조 측면에서 한 때 0.2%까지 추락했던 영업이익률이 작년 4분기엔 5%대 중반을 회복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아시아나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손익구조를 추가적으로 개선할 계획도 밝혔다. 우선 퍼스트석을 줄이는 방식으로 여객기 43대를 개조해 공급석을 650석 늘릴 예정이다. 또 A350 및 A321NEO 등 차세대 항공기를 도입해 연료효율성을 개선하고, 임차 만료 항공기 임차 연장과 감가상각 종료된 비행기를 활용해 고정비 감소, 비수익 B747기종 화물기 전환 등이 계획됐다.

 

이 같은 방식으로 작년을 기준으로 삼을 때 올해 이익이 19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시작해 2022년 연 3600억원까지 이익이 더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아시아나 측 기대다.

 

 

◇ "인천공항 T2? 우린 T1이 더 좋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 제 2터미널(T2)도 화제로 떠올랐다. 새 청사를 사용하는 대한항공과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이 있지 않느냐는 얘기다. 그러나 김 사장은 "애초부터 우리가 T2 입주하려고 애쓰지 않았다"며 후일담도 공개했다.

 

김 사장은 "우리가 욕심을 부렸으면 시끄러워졌을 수 있겠지만 누가 가고 남느냐를 두고 전혀 다투지 않았다"며 "우리가 관심을 둔 우선순위와 대한항공의 관심 우선순위가 달라 사이좋게 잘 정리가 된 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1터미널(T1)은 여객 수용능력이 연 4500만명이고 T2는 이 규모의 60% 정도인 2800만명"이라며 "다소 협소한 느낌이 드는 T2보다 우리에게는 스타 얼라이언스 회원사와 모두 함께 공조할 수 있는 T1이 더 낫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항공사 노선 환승이나 철도 및 버스 접근성, 호텔·병원 등 배후단지 이용 등이 이용객이나 공항근무자에게 모두 편리하다는 점이 T1이 가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불거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성희롱 논란에 대해서는 "깊이 들여다 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지금 판단하기엔 성급하니 시간을 갖고 지켜봐달라"는 정도로만 답했다.

 

김 사장은 "3년동안 이어온 경영정상화 작업을 올해 반드시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2016년 이후 구축한 실적 개선 기조를 견고하게 끌고 나가겠다"며 이날 간담회를 마쳤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7일 2017년 잠정 경영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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