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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사겠다는 타이어뱅크…"누구냐 넌"

  • 2018.03.27(화) 16:03

금호타이어 M&A에 '다크호스'로 등장
김정규 회장 "6000억 인수자금 댈 수 있다"

"해외 매각을 피할 수 있다지만, 하이마트가 LG전자를 사겠다고 나선 격이어서…"

"대우건설 등 갖은 인수합병 때마다 이름을 올리기만 했던 호반건설과 비슷하지 않겠냐?"

"타이어뱅크 뒤에 혹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있는 건 아닐까?"

 

타이어 유통 전문업체 타이어뱅크가 갑자기 떴다. 해외 매각과 법원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라는 갈림길에 선 국내 2위 타이어 생산업체 금호타이어를 갑자기 인수하겠다고 나서면서다. 업계는 뜨거운 관심 속에 다양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27일 타이어뱅크 인터넷 홈페이지는 이미 접속 폭주로 다운된 상태다.

 

기업 규모 면에서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는 셈"이어서 과연 실제 인수 가능성이 있겠냐는 반응이 먼저 나온다. 다만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이 극렬 반대하는 해외 매각은 피할 수 있는 카드라는 점에서 타이어뱅크의 등장이 최근까지 추진된 매각에 변수가 된 것 만큼은 틀림없다.

 

 

타이어뱅크는 전국 400여 대리점을 두고 있는 타이어 판매 유통업체다. 주로 가로변에 있는 매장 외벽에 '타이어 바꿀 때', '타이어 신발보다 싼 곳' 등 대표적 판촉 문구를 내걸고 있어 중견기업임에도 일반 인지도는 있는 편이다. 2015~2017년 KBO 프로야구 메인 타이틀 스폰서를 하기도 했다.

 

타이어뱅크 지분은 오너인 김정규 회장이 대부분인 93%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외 조순희(5%), 김승연·김성연(각 1%) 등이 일부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춘규 사장은 김 회장 동생이다. 대전 서구 유등로에 있는 본사 직원은 70여명이다.

 

사업은 최근 수 년새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2010년 매출은 1272억원이었지만 4년 뒤인 2014년에는 그 배에 가까운 252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2년뒤인 2016년에는 매출을 3729억원까지 끌어올렸다. 6년 사이 외형이 3배가 된 셈이다.

 

영업이익도 2014년부터 매년 329억원, 415억원, 664억원 등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2013년 이후 해마다 두자릿수를 기록했는데 가장 최근인 2016년에는 17.8%까지 이를 끌어올렸다.

 

다만 이 같은 최근의 성장세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충분한 자금력으로 쌓였는지는 검증되지 않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3조원이 넘는 금호타이어의 막대한 부채를 감당할 만큼은 아닐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 더블스타처럼 금호타이어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면 60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그러나 2016년말 기준 타이어뱅크 자산은 통틀어 3640억원, 유동자산만 따지면 1091억원에 불과하다.

 

 

일단 의지는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자금은 타이어뱅크를 증시에 상장하거나 채권단에 담보를 제공해 마련할 수 있다"며 "타이어뱅크를 채권단에 통째 (담보)로 제공하면 차입에 충분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그는 또 "단독인수가 안 될 경우 해외기업과 공동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자금 문제는 해결된다"며 "중국이 아닌 해외 기업 2곳이 타이어뱅크가 국내 공장을 맡아주면 인수에 참여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통째로 매각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심정에 인수 참여를 결심했다"며 "타이어뱅크는 전국에 판매망을 갖추고 있어 금호타이어 판매를 즉시 증가시켜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고용을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타이어뱅크의 인수참여 의향에 신빙성을 갖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금조달 능력이나 타이어뱅크의 상황 등을 볼 때 인수 여력이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지적도 금융권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IB)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수년 사이 결과적으로 각종 M&A 소재를 이름값을 높이는 소재로만 활용한 호반건설이 선례가 될 수 있다"며 "타이어뱅크도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만한 기업이라는 홍보효과를 노린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들고 있다가 인수 기회를 놓친 박삼구 금호아시나그룹 회장이 타이어뱅크 뒷배에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새로운 인수 후보를 등장시켜 매각을 지연시킨 것이 과거 브랜드 수수료 등을 문제 삼았던 상황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타이어뱅크의 인수 참여 여부와 무관하게 금호타이어에 대한 채권단 자율협약은 오는 30일 종료된다. 타이어뱅크는 자율협약 종료 시점은 염두에 두지 않고 국민 여론과 노조, 채권단의 생각을 들은 뒤 최종적으로 인수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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